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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서울 방문 첫 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오늘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김 부장은 이번 방문기간 중 남북 정상선언 이행을 중간평가하고 남북 간 각종 협력사업의 추진방향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문 첫 날인 오늘 김 부장은 남측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비공식 회동을 가졌는데요. 대선을 20여일 앞둔 시점에 이뤄진 전격적인 방문이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오늘 서울에 도착했지요. 먼저 도착 첫 날 분위기를 좀 전해주시죠.

답: 네, 김양건 부장은 오늘 오전 9시 15분쯤, 경의선 육로로 도라산 출입소에 도착해 간단한 입국 수속을 거쳤습니다.

김 부장은 검은 색 코트 차림에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는데요. 영접 나온 남측의 이관세 통일부차관을 보고선 “첫눈이 언제 왔느냐, 날씨가 춥다고 해 걱정했는데 많이 풀린 것 같다”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어 숙소인 서울 워커힐 호텔로 자리를 옮겨,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김만복 국정원장 등과 환담을 나눴습니다.

김 부장 일행은 오후 4시부터, 인천 신도시를 방문한 뒤 호텔로 돌아와 이재정 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조금 전인 오후 9시부터 김양건 부장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남북정상선언과 총리회담 합의문 이행문제를 비롯한 남북관계 전반에 걸쳐, 의견을 교환합니다.

질문2: 김양건 통전부장의 갑작스런 방문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추측들도 나오고 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김양건 부장의 방문에 대해서 여러 가지 해석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우선 김 위원장의 신임을 얻고 있는 김 부장의 이번 방문은,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각종 경협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북측의 의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통일부는 김 부장의 방문 목적에 대해, 정상회담 이후 후속대책이 제대로 실천에 옮겨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거제조선단지 등 남북간의 경협사업에 필요한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김 부장의 2박3일 간의 일정을 살펴보면, 오늘 인천 신도시 방문을 시작으로, 내일은 남북경협 사업체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고, 또 산업 시설을 방문하는 등 산업 현장 시찰에 집중돼 있습니다.

특히 김 부장을 수행하는 5명의 대표 모두가, 남북경협을 주도한 대남 실세라인으로 꾸려졌단 점도 이 주장에 무게를 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 부장과 이재정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과의 회담이 모두 비공개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또 다른 해석들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김 부장이 '종전 선언'에 대한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지 않겠느냐는 것인데요.

이에 대해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김 부장의 서울 방문이 단순히 정상선언 이행을 점검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김 위원장의 특사로,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김영남 상임위원장 답방을 위한 ‘사전 답사차원의 방문’이라는 추측도 해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 김 부장이 남한의 대선 상황을 탐문하기 위해 방문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질문3: 그렇군요. 특히 김양건 부장의 방문은 대선을 불과 20일 앞둔 시점에 이뤄진 것이라 정치권이 상당히 민감히 반응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반응이 어땠습니까?

답: 네. 김 위원장의 오른팔인 김양건 부장의 이번 방한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우선 한나라당은 김 부장의 갑작스런 방문에 극도의 경계감을 나타냈습니다.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이뤄진 김 부장의 방한에 정치적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인데요. 과거 대선 패배의 악몽을 떠올리면서, 대선 막판에 또다시 `북풍'이 불지나 않을까하고 걱정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오늘 브리핑에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서울을 방문한 것에 꿍꿍이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또 북풍 공작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만의 하나 대선에 영향을 주려고 엉뚱한 일을 벌인다면 국민적 저항에 봉착할 것이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이회창 후보는, 현 정권의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는데요.

이 후보는 오늘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현재 노무현 정부가 정상회담과 총리 회담을 하면서, 다음 정부도 어쩔 수 없이 하게 하려고 대못을 박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나는 대못을 빼서 남북 문제를 다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반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남북 관계를 선거에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남북 관계를 대선과 연계하는 것은 철 지난 흉물”이라며 “정상회담의 성과는 정파의 이해관계를 떠나, 대선과 관계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질문4: 그런데 김양건 부장의 이번 일정을 보면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김만복 국정원장과 차례로 회담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측 김양건 부장의 카운터파트가 남측에선 두 명으로 구성된 이유가 뭔가요?

답: 네. 그렇습니다. 지적하신대로 김양건 부장의 협상 파트너로, 이재정 통일부장관과 김만복 국정원장, 이 두 명이 참여했는데요. 이는 남북한 정부의 시스템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통전부는 노동당 소속이지만 남북간 접촉이나 교류 등 대남외교를 총괄하고 있어, 사실상 남측의 통일부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 남측 국정원의 경우,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은 물론, 이번 정상회담을 실현시킨 주역일 뿐 아니라 실제 회담의 전 과정을 조율해왔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0년에도 김용순 통전부장의 상대역은 임동원 당시 국정원장이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지금까지 대북관계는 국정원에서 담당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최근 남북관계의 폭이 넓어지면서, 통일부의 위상이 강화됐고 이에 따라 국정원과 통일부 간에 대북관련 업무가 중복이 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5: 한국 방문 이틀째를 맞는 김 부장의 내일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답: 김 부장은 내일 오전, 거제도 대우조선소를 시찰한 뒤 부산으로 이동해 부산시장 주최 오찬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어 울산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등 남한의 대표적인 산업시설을 참관한 뒤, 김만복 국정원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합니다.

늦은 오후에는 북측 대표단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을 만납니다.

40여 분 가량 진행되는 이번 면담에는 북측에서는 일행 전원이 참석하고, 남측에선 통일부 장관과 국정원장,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배석합니다.

한편 김 부장의 서울 방문과 때를 맞춰, 미국의 힐 차관보가 서울을 방문해 다음달 6자 수석대표 회의를 앞두고 사전협의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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