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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한인단체, 원산 어린이 급식 지원


미국의 한인단체가 북한 원산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급식용 빵을 공급하기로 하고, 최근 첫 번째 물량을 보냈습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부를 둔 ‘서북미 남북나눔공동체 (Sharing Love Foundation)’는 현지 한인들의 정성을 모아서 2천여 명의 어린이들이 먹을 수 있는 빵 재료를 두 달에 한 번씩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서북미 남북나눔공동체(Sharing Love Foundation)’는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에서 지난해 창립된 민간 지원단체입니다.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주민들을 돕기 위해 세워진 이 단체가 최근 첫 지원물량을 북한에 보냈습니다.

지원물량은 2천6백 명의 어린이에게 두 달 간 빵 급식을 줄 수 있는 1만4천 달러어치의 밀가루와 부재료입니다. 신의주에서 북한 해외동포원호위원회에 전달된 지원품은 함경남도 원산 어린이들의 급식용으로 쓰이게 됩니다. 나눔공동체는 원산에 식량난이 심하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원산을 지원 장소로 정했습니다.

지난 9월 중국에서 북한 해외동포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났던 이 단체 박준우 이사는 한인들의 성금을 모으는 것 뿐만 아니라, 후원이 이뤄지도록 북한 관리들을 설득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제일 당황한 것은 혹시 브로커가 아닌가 하는 방향에서 상당히 경계를 하더라구요. 돕자고 했는데 경계를 받으니까 힘들었죠. 그래서 그걸 설명하는 데 우리 웹사이트를 소개해주고 배경 같은 것을 다 보내줬죠.”

박 이사는 북한주민을 돕는다는 순수한 의도로 일을 시작했지만 북한 측에서 정치적이거나 사업적인 목적이 아닌지 경계하는 태도를 보여 당황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단체를 설명하는 자료를 보여주고 여러 차례 설득한 끝에, 결국 지원이 이뤄지게 됐다는 것이 박 이사의 설명입니다.

나눔공동체는 정부나 종교단체의 도움 없이 미국에 있는 일반 한인들의 성금으로 북한주민을 돕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2백50명의 회원을 확보했고 회원들이 매달 10달러 이상씩 내는 회비와, 후원행사를 통해 모아진 기금을 더해 북한주민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2개월에 한 번씩 2만 달러 어치의 빵 재료를 원산 어린이들에게 보냅니다.

박 이사는 하지만 미국 한인들의 후원을 모으는 것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북한을 설명할 때 사람들이 먼저 체제를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일단은 그 북한주민들의 형편이 어렵다는 거죠. 그리고 우리는 남이 아니고 같은 동포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 서로 다른 입장에서 사는 사람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휴머니즘이거든요.”

한인들이 대부분 식량난을 겪는 북한주민에 대해 측은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막상 북한에 물품을 보낸다고 하면 북한 정권을 돕는다는 우려 때문에 후원을 꺼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권과 상관없이 당장 어려움에 처한 ‘동포’를 돕는다는 취지를 설명해서, 많은 후원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박 이사는 말했습니다.

후원자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생업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입니다. 박 이사도 건축업에 종사하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서 나눔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나눔공동체는 내년 봄에는 원산 지역의 보육원을 직접 방문해서 지원상황을 돌아볼 예정입니다. 또 이번에 빵 지원 사업차 협력한 북한 해외동포위원회와 미국 한인의 이산가족 상봉사업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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