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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국제적십자연맹 ‘북한 위생상태 심각’


유엔아동기금, UNICEF 와 국제적십자연맹, IFRC 등 북한에서 활동 중인 국제기구들이 잇따라 북한의 위생상태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열악한 화장실과 노후화된 상수도 설비 등으로 앞으로 위생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국제적십자연맹, IFRC은 최근 발표한 '2007년 활동보고서'에서 북한에서는 지난 8월 큰물 피해로 물이 오염되고 상수도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지역사회 전체가 영향을 받았다며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에바 에릭슨 국제적십자연맹 동아시아 담당 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의 물 상태가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북한 당국은 상수도 등 기반시설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IFRC 평양사무소와 북한 당국은 이달 말까지 북한 내 상수도 시설 전반에 대한 마지막 최종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토대로 앞으로 상수도 등 위생설비를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IFRC는 밝혔습니다.

에릭슨 국장은 국제적십자연맹과 유엔아동기금, UNICEF 는 북한의 큰물 피해 이후 수해 피해지역의 우물물 정화를 위해 긴급히 정화제 등을 배분했으며, 이들 지역을 조사한 결과 다행히 수인성 질병과 설사 등의 질병 상태는 정상적으로 돌아왔지만 물 등 위생상태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릭슨 국장은 현재 새로운 수도관 등으로 장비를 교체해 나가고 있다며, 북한의 상수도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970년대만 해도 북한의 상수도 시설은 잘 작동됐지만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노후화된 데다 자연재해로 파괴된 설비가 많아 전반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유엔아동기금 UNICEF 북한대표부의 위생 담당관인 무랏 사힌 씨는 북한은 위생관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라며, 상수시설은 물론 농촌의 경우 비누나 살균제도 거의 없어 부적절한 위생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사힌 씨는 지난 23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화장실협회 창립 총회 주제발표에서 북한 내 3개군의 화장실 이용 실태 등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유니세프 북한대표부는 오는 2009년까지 북한에 안전한 식수와 화장실을 설치하는 이른바 '워시 프로젝트'를 실시하기 위해 3개 군을 표본조사한 결과, 북한주민의 94.3%가 구덩이를 파서 만든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물을 부어서 내리는 화장실은 3.0%, 하수체계를 통해 물을 흘려보내는 방식의 화장실은 2.7%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힌 씨는 주제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니세프 북한대표부는 북한의 물 공급과 화장실 관련 정책을 개발해 설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사힌 씨는 북한 내 활동과 관련해 기술적 접근이 제한돼 있고, 북한 당국이 농촌지역 위생시설을 활성화하기 위한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한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 역시 지난 8월 큰물 피해를 입은 26개 군의 상수도 시설을 현장조사한 결과, 장비가 손상되고 전력이 부족해 양수시설이 제대로 기능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며, 북한주민들의 위생 상태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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