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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국방장관회담 남측 대표단 민항기로 방북


남북한은 제1차 국방장관 회담을 연 지 7년여만인 오는 27일부터 사흘 간 평양에서 제2차 국방장관 회담을 엽니다. 한국 사회에서 서해상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국방장관 회담에서 북한 측은 북방한계선(NLL) 재설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회담 결과가 주목됩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제2차 국방장관 회담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이번 국방장관 회담은 2000년 1차 회담에 이어 7년여만에 열리는 것이죠?

답: 네, 그렇습니다. 1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은 2000년 9월 제주도에서 열렸습니다. 따라서 7년 2개월만에 2차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게 됩니다.

한국 국방부는 23일 김장수 국방장관을 포함해 모두 30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27일 오전 10시쯤 전세기편으로 김포공항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를 거쳐 방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2차회담의 의제들은 지난달 남북 정상이 지난달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언급된 군사분야 협력방안에 대한 협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입니다.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위한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인 문성묵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은 23일 “공동어로구역 설정과 이를 평화수역화하는 방안과 각종 협력사업에 대한 군사보장,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등 남북 정상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적 대책을 중점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질문 2) 그렇다면 이번 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될 군사 분야 협력방안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의제는 무엇입니까?

답: 네,이번 회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분야는 서해상 공동어로구역 설정과 이를 평화수역화하는 방안입니다.

지난 1999년 연평해전과 2002년 서해교전 등 휴전 이후 두번이나 교전을 치른 서해 ‘화약고’에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할 경우 지상에서의 비무장지대(DMZ)와 같은 완충지대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공동어로구역은 남북 정상이 합의한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를 위한 핵심사항입니다.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공동어로구역 설정과 이 지역에 대한 군함 출입금지 등을 통한 평화수역화 방안 외에도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와 관련돼 있는 북한 민간선박의 해주항 직항로 이용 방안도 부분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 3) 이번 회담에서는 그동안 남북간 경제협력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경의선과 동해선 통행, 그리고 임진강 수해방지 등 남북 경협사업의 촉진을 위한 군사적 보장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들 문제에 대한 남북 양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 네, 한국 정부는 남북간 각종 경협 촉진을 위해서는 항구적이고 포괄적인 군사적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반면 북한측은 사안별 또는 한시적 군사보장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다.

또 한국 측은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해 남북기본합의서 상의 8개 항 신뢰조치의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보입니다.이들 8개 항은 ▲해상불가침 경계선 문제 ▲무력불사용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및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 ▲군사직통전화 설치·운영 ▲대규모 부대이동·군사연습 통보 및 통제 ▲군 인사교류 및 정보교환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 ▲대량살상무기와 공격능력 제거를 비롯한 단계적 군축 실현과 검증입니다.

한국 측은 이들 8개 항 가운데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과 대량살상무기와 공격능력 제거,해상불가침 경계선 문제 등은 당장 시행하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군사직통전화 설치 및 운용,군 인사교류 및 정보교환,대규모 부대이용 및 군사연습 통보와 통제 등 비교적 손쉬운 사안부터 접근할 가능성이 큽니다.

(질문 4) 이번 회담은 아무래도 북방한계선 (NLL) 문제가 최대 쟁점인 것 같은데, 남북 양측 간에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되죠?

답: 네, 그렇습니다. 남북 정상이 회담을 통해 큰 틀에 합의한 만큼 공동어로구역 설정 등에 상당한 추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요구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측은 그동안 장성급 군사회담 등에서 북방한계선(NLL)은 ‘비법적인 선’이라며 서해상 우발충돌 방지의 전제조건으로 NLL 재설정을 요구해왔습니다.이에 대해 국방부는 남북간 상당한 군사적 신뢰가 구축되기 전에 재설정은 있을 수 없다며 그동안 남북기본합의서상에 언급된 8개 항의 신뢰조치와 함께 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은 국방장관을 포함한 한국측의 순수한 군사대표단이 분단 이래 처음으로 방북하는 역사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신경전과 진통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질문 5) 이번 회담 장소가 아직까지 공개가 안된 평양의 송정각초대소로 결정됐다지요. 송정각초대소는 어떤 곳입니까?

답: 네, 국방부는 23일 지난 20일 이후 북한측과 3∼4차례 군사 실무접촉을 통해 국방장관 회담 장소를 송정각초대소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송정각초대소는 우리 군의 휴양소와 비슷한 인민무력부의 휴양시설입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위한 ‘1호시설’로, 인민무력부가 관리하는 시설 중 최고급 시설로 꼽히고 있습니다.

평양시 문수거리의 대사관촌 맞은 편에 있으며 울창한 나무 숲이 드리워져 쉽게 노출되지 않는 곳입니다. 대동강변을 끼고 있는 이 초대소는 1980년대 중반 건설됐습니다. 북한군은 평양을 방문하는 중국과 러시아 고위급 군사대표단 등을 이곳으로 초대해 만찬을 하는 등 군의 중요한 행사 때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묵 북한정책팀장은 “송정각초대소는 남쪽에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곳”이라며 “군사회담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장소가 결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북측이 회담에 성의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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