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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미국 최고의 사진작가의 전시회 – ‘사진작가의 인생’


안녕하세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애니 리보비츠 씨 하면 미국 최고의 사진작가 가운데 한 사람인데요. 요즘 워싱톤의 코코란 미술관에서 리보비츠 씨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죠. 오늘 ‘문화의 향기’ 시간에는 애니 리보비츠 씨의 작품세계를 들여다 보구요. 또 코엔 형제의 새 영화 ‘No Country For Old Men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내용을 살펴보고 출연배우들의 얘기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신간안내 시간에는 올해 전미 도서상 수상작인 데니스 존슨 씨의 소설 ‘연기의 나무’를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지난 한 주 동안의 문화계 소식 간추려 드립니다.

- 작가 데니스 존슨이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 ‘연기의 나무’로 미국 출판협계 최고의 영예인 전미 도서상을 수상했습니다. 비소설 부문에서는 팀 와이너의 ‘애쉬의 신화: 미 중앙정보국의 역사’, 청소년 문학 부문에서는 셔만 알렉시의 자전적 소설 ‘시간제 인디언의 절대 사실 일기’, 그리고 시 부문에서는 로버트 해스의 ‘시간과 물질’ 이 각각 상을 받았습니다.

- 연극 제작자 겸 감독 크레이그 노엘, 작곡가 모튼 러리슨 등이 올해 전미 예술재단이 수여하는 예술훈장 수상자로 선정돼 15일 백악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수여받았습니다. 그밖에 화가 스캇 모마데이, 미술 후원가 로이 뉴버거, 기타 연주자 레스 폴 등 아홉명이 이날 훈장을 받았습니다.

- 소설가이자 극작가, 작곡가인 아이라 레빈이 12일 78세를 일기로 숨졌습니다. 레빈은 ‘로즈메리의 아기’, ‘스텝포드 부인들’ 등 공상과학과 괴기, 추리소설을 혼합한 독특한 내용의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 로라 잉걸스 와일더의 자전적 소설 ‘초원의 집’이 뮤지컬로 제작돼 내년 여름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 극장에서 첫 선을 보입니다. ‘초원의 집’은 19세기말 서부개척 시대 미국 중서부 지방에 살았던 잉걸스 가족의 실화에 기반을 둔 것으로, 1970년대 텔레비젼 연속극으로 만들어져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1976년 영화 ‘록키’ 역시 뮤지컬로 제작된다는 소식입니다. ‘록키’는 가난한 뒷골목 건달이 권투 선수가 돼 세계 챔피언에 도전한다는 내용의 영화인데요. ‘애니’, ‘젊은 프랑켄스타인’ 등 유명 뮤지컬 작품을 쓴 토마스 미한이 현재 대본을 쓰고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화계 단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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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사진작가 애니 리보비츠 씨의 작품전이 현재 워싱톤의 코코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리보비츠 씨는 지난 해 ‘사진 작가의 인생’이란 제목의 작품집을 발표했는데요. 지난 1990년부터 2005년까지 15년 동안 찍은 작품들을 모아 이번에 같은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애니 리보비츠 씨는 올해 58세로 35년 이상 사진 작가로 활동해 왔는데요. 아마 인물사진 분야에서는 리보비츠 씨가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지 부시 현 미국 대통령,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을 비롯해 영화 배우 드미 무어 등 유명 정치인들과 스타들이 리보비츠 씨의 카메라 앞에 섰는데요. 리보비츠 씨의 모델이 되는 걸 영광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리보비츠 씨는 1970년부터 13년동안 음악전문 잡지 ‘롤링스톤’ 의 표지 사진을 찍었구요. 그 뒤 대중잡지 ‘배너티 페어’로 옮겨 그 곳에서 24년동안 일해왔습니다. 리보비츠 씨는 지난 1991년 임신 7개월이었던 영화 배우 드미 무어의 누드 사진을 찍어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리보비츠 씨는 당시 드미 무어가 만삭이었기 때문에 잡지사 측이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요. 사실 표지에 실린 누드 사진은 잡지에 실으려고 찍은 것이 아니라 드미 무어 본인을 위해 일종의 기념 사진으로 찍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진이 생각보다 아름답게 나와서 표지로 결정했다며, 그같이 논란의 대상이 될 줄은 몰랐다고 리보비츠 씨는 말했습니다.

리보비츠 씨는 사진관에서 연출해 찍는 사진 보다는 일상생활 속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더 선호한다고 말합니다.

주변환경이 보여주는 것들을 좋아한다고 리보비츠 씨는 말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가까이서 인물의 얼굴 만을 찍는 클로즈업, 밀착촬영 보다는 몸 전체를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자인 빌 게이츠 씨가 자택 서재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모습이나 백악관 집무실 책상 앞에 기대있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진 등이 그 좋은 예입니다.

리보비츠 씨는 지난 2004년에 숨진 작가 수잔 손탁 씨의 동성애 상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리보비츠 씨는 지난 해에 발간한 작품집이나 이번 작품전은 손탁의 죽음에서 나온 산물이기도 하다고 말합니다.

리보비츠 씨는 수잔 손탁 씨가 숨진 뒤 추모식 때 쓸 기념책자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뒤져보게 됐다고 말하는데요. 그같은 작업중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됐고, 결국 사진집을 내고 작품전을 열기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사진작가의 인생’이란 제목이 붙어있으니 만큼 리보비츠 씨가 사랑했던 수잔 손탁 씨의 사진이나 리보비츠 씨의 부모형제, 또 딸들의 사진이 대거 전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보비츠 씨는 이번처럼 사생활을 담은 사진을 전시하는 일은 아마 다시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리보비츠 씨는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거의 사진을 찍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을 따름이란 것입니다. 하지만 일할 때는 더욱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하는데요. 리보비츠 씨는 최근 배너티 페어 11월호를 위해 미국 포크 가수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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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맥카시 씨의 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영화로 제작돼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조엘 코엔, 이슨 코엔 형제가 공동으로 감독한 이 영화는 텍사스 서부의 황야를 배경으로 살인과 배신,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그리고 있습니다.

중견 배우 타미 리 존스 씨가 텍사스와 멕시코 국경 지대에서 마약밀수 행위를 단속하는 경찰관 벨 역을 맡았는데요. 벨 경관은 리오 그란데 강 인근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이날 벨 경관보다 먼저 사건현장에 도착한 사람이 있었는데요. 사냥 도중 총격전을 목격한 잡역부 모스는 마약거래 대금 2백만 달러를 훔쳐 달아납니다.

마약 밀매업자는 2백만 달러를 되찾기 위해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하는데요. 스페인 영화배우 하비에 바뎀이 성격장애 증세를 보이는 살인 청부업자 안톤 슈거 역을 맡았습니다.

슈거는 그다지 활동적인 인물이 아니라고 바뎀 씨는 말하는데요. 하지만 한 순간 갑자기 광폭해지면서 주체할 수 없는 인물이 된다고 바뎀 씨는 설명했습니다.

뜻밖에 2백만 달러를 손에 쥐게 된 잡역부 모스 역은 조시 브롤린 씨가 연기했는데요. 모스는 아내와 가족을 위해 깨끗한 돈이 아니고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2백만 달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노인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지만 희극적인 요소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또한 상당히 폭력적인데요. 이 영화 극본을 공동으로 쓰고 감독한 조엘 코엔 씨는 폭력적인 부분은 원작 소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엔 감독은 코맥 맥카시의 작품들이 대부분 그런 것처럼 ‘노인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매우 폭력적인 소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폭력은 원작 소설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삭제할 생각은 못했지만, 어떻게 균형있게 표현해야할 지 고민이었다고 코엔 감독은 말했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텍사스 서부인데요. 하지만 예산 관계로 영화 촬영은 대부분 뉴 멕시코주에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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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시간입니다. 오늘은 올해 미국 전미도서상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데니스 존슨 씨의 ‘연기의 나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책은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미 중앙정보국 (CIA) 요원 스킵 샌즈가 1967년 베트남에 파견돼 작전을 수행하면서 겪는 일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샌즈가 수행하는 작전 이름이 바로 ‘연기의 나무’ 인데요. 이 작전은 베트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중간첩을 이용해 미국이 북베트남에 ‘연기의 나무’를 사용하는 대대적인 공격, 그러니까 원자폭탄 공격을 할 것이란 거짓 정보를 흘리는 것입니다.

이 소설에는 CIA 요원 스킵 샌즈 외에도 샌즈와 사랑에 빠지는 구호 요원 캐시, 휴스톤에서 온 미군 빌과 제임스 형제, 북베트남 간첩인 트룽 등이 등장하는데요. 여러가지 사건을 통해 등장인물들이 무너지는 과정, 나아가 베트남 자체가 붕괴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설 마지막에 가면 주요 등장인물들이 모두 일종의 베트남 중독 현상을 보이게 되는데요. 주인공 스킵 샌즈는 “이건 전쟁이 아니라 병이다, 전염병이다”라고 말한 뒤 통제불능의 상태로 치닫게 됩니다. 이같은 주인공 샌즈의 말은 바로 소설 ‘연기의 나무’의 주제라고 비평가들은 말하는데요. 베트남은 미국에게 있어서 들어가 있을 수도, 빠져나올 수도 없는 일종의 병이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전쟁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이 사람을 통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건데요. 비평가들은 이같은 소설의 주제는 오늘날 이라크 전쟁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몇년 전 이라크의 아부 가립 수용소에서 발생한 미군의 수감자 고문사건은 바로 인간이 전쟁에 중독돼 조정을 당하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는 것입니다.

‘문화의 향기’,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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