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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지금] 이름따라 인생도 변한다


미국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에서는 옛부터 이름을 귀하게 여깁니다. 또 이름이 인생을 바꾼다는 생각 때문에 작명소에 가서 돈을 주고 이름을 짓는 사람도 많은데요.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양에서는 그런 개념이 거의 없죠.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이름의 형태에 따라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대한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MC: 김근삼 기자, 이름에 따라 삶이 바뀐다...사실 미국적인 사고로 봤을 때는 새롭기도 하고,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드는 주제인데요. 과학적인 연구결과의 형태로 발표가 됐다니까 더욱 흥미롭습니다. 내용을 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 저명한 예일대와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의 마케팅 심리학자들이 실시했는데요, 학술지인 '심리과학' 12월호에 실렸습니다.

한국 이름에는 글자마다 한자 뜻이 있구요, 이름을 지을 때는 뜻 뿐만아니라, 획 수와 글자간의 궁합도 고려하죠. 하지만 미국이름은 영문 알파벳이 전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수만명을 조사해 봤더니, 이름에 있는 알파벳의 종류와 그 사람의 삶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었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MC: 알파벳과 삶이 어떤 관계가 있을지 궁금하네요.

기자: 사실, 미국인은 물론이고 한국인의 입장에서도 좀 황당하기도 생각도 드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이름을 통계적으로 분류해서 나온 결과라고 하니까 소개해드릴만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선 미국에서는 성적을 알파벳 순으로 표시합니다. 'A'는 제일 잘한 거구요, 'B'에서 'C' 'D' 뒤로 갈 수록 성적이 떨어지죠. 그런데 알파벳 'C'와 'D'로 이름이 시작하는 학생들의 통계를 내보니까 'A' 'B'로 시작하는 학생보다 성적이 낮았다고 합니다. 'C'나 'D'로 이름이 시작하면 'C'와 'D' 학점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죠.

MC: 정말 좀 황당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기자: 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경영대학원생 1만5천명과 미국 170개 법과대학원 출신 변호사 수만명의 이름을 조사했다고 하니까 가볍게 웃어넘길 결과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야구선수 6천4백명도 조사 대상이었는데요, 야구선수의 이름과 성적 사이에도 상관관계가 있었습니다.

MC: 어떤 관계가 있었죠?

기자: 네, 미국에서 야구의 삼진 아웃은 알파벳 'K'로 표시합니다. 투수가 한 경기에서 삼진 10개를 잡으면 줄여서 '10K'라고 쓰죠. 또 삼진을 잘 잡는 투수에게는 '닥터 K'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름이 알파벳 'K'로 시작하는 투수는 그렇지 않은 투수보다 더 많은 삼진을 잡아냈다고 합니다.

MC: 참 신기하네요. 자식이 공부 잘 하기를 원하면 미국 이름은 알파벳 'A'로 시작하게 지어야 겠군요.

기자: 미국에서는 이런 효과를 'Name-Letter Effect'라고 하는데요. 이런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02년 미국 뉴욕주립대 버팔로캠퍼스에서도 비슷한 논문을 발표했었는데요, 그 때는 자기 이름과 비슷한 지역에서 살 확률이 높다는 것이 결과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Georgia'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은 일반적인 이름보다 'Georgia' 주에 살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또 'Tony'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Toyota' 차를 타고 'Toronto'에 살 가능성이 높구요.

MC: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현상들인데, 연구자들은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합니까?

기자: 말씀하신대로 과학적인 이유를 찾기는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학자들은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사람은 자기 이름과 비슷한 것을 선호하는 행동양식이 무의식적으로 나온다는 설명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이름이 알파벳 'S'로 시작된다면 ‘L’로 시작하는 LG제품보다는 'S'로 시작하는 삼성제품에 더 끌린다는 것이죠. 형태의 단어에 자기도 모르게 끌린다는 것이죠. '삼식'이가 '삼순'이를 좋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MC: 무의식적으로 자기의 이름과 비슷한 것에 끌린다는 말이군요?

기자: 네, 학생이나 야구선수의 성적도 비슷한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는데요. 모든 학생은 'A'를 맞는 것이 목표고, 모든 투수는 삼진인 'K'를 잡는 것이 목표죠.

이름이 같은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사람은 무의식적인 가운데 그런 알파벳에 더욱 끌리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동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름이 알파벳 ‘A’로 시작한다고 해서 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고, ‘D’로 시작한다고 다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통계에 불과한 것이고 원인이 될만한 뚜렷한 과학적인 근거도 없죠. 하지만 사람이 이름이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에 행동을 미치고, 또 그래서 삶이 결정되는 데 어떤 영향을 준다는 인식은 동양적인 작명의 개념과 비슷한 점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군요. 사람도 그렇고 상품도 그렇고 처음에 이름을 정성스럽게 짓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김근삼 기자, 재밌는 소식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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