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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총리회담 개최


지난 달 초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10.4 남북 정상 선언의 이행방안을 논의할 제1차 남북 총리회담이 오늘 서울에서 개막돼 사흘 간의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첫 날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 했다는데요. 양측 수석대표들은 모두 회담 결과에 상당한 의욕과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서울 워커힐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나가 있는 VOA 김환용 기자를 연결합니다.

앵커: 회담장 현장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남북 양측 대표단은 이제 막 이곳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남측 대표인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환영만찬을 끝냈습니다. 이것으로 오늘 일정은 모두 마쳤습니다.

앞서 김영일 내각총리가 이끄는 북측 대표단 마흔세명은 오늘 오전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을 출발,서해 직항로를 통해 오전 11시 한국의 김포공항에 도착했었습니다.

이들은 한국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영접을 받은 뒤 회담장이 마련된 이곳 워커힐 호텔로 왔습니다.

앵커: 이번 회담은 1992년 남북 고위급 회담 이후 15년만의 총리급 회담인데요. 그래서인지 두 총리의 만남이 상당히 우호적이고 희망적인 분위기였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회담장인 이곳 워커힐 호텔에서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 내각총리를 맞아 “15년만에 오신 것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환대했습니다. 북한 김 내각총리도 “뜨거운 혈육의 정으로 열렬히 맞아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습니다.

김 내각총리는 서울 도착성명을 통해 “이번 총리회담에서 10.4 정상선언의 이행을 위한 실천적 조치를 협의해 좋은 결실을 이룩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내각총리는 특히 시종 자연스럽고 밝은 표정으로 과거 북한측 대표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는데요, 오후 첫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는 "역사에 기록될 회담인데 아주 회담이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앞선다"며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후엔 첫 전체회의가 있었다지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나요?

기자: 네, 오후 4시부터 진행된 첫 전체회의는 남북 각 7명의 대표단과 공식수행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초 예정보다 40분 짧은 오후 5시 20분에 끝났습니다.

회의 직후 남한측 차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기자 브리핑을 통해 회담 내용을 전했는데요. 남북 양측 수석대표들이 기조연설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 다룰 의제들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원칙적인 입장에서 제시하는 방식으로 회의를 가졌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기조연설 내용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기자: 네 남측 대표인 한총리는 이번 회담이 남북정상선언 실천을 위한 이행계획과 분야별 협의틀을 마련하는 데 목표가 있다고 전제했습니다.

한총리는 주로 경제협력분야를 강조했는데요. 개성공단의 통관 통행 통신 등 3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하자고 제의하는가 하면 문산 봉동간 철도화물 수송의 조속한 이행,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건설 등 남북경협 활성화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공동노력하자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이산가족 면회소 상시 상봉, 역사유적 공동 발굴과 보존 등 문화 교육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자고 말했습니다.

앵커: 남측은 서해평화협력지대에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회담에서도 양측의 기조연설이 다 끝난 뒤 서해협력지대에 대해 남측이 별도 설명을 했다고 합니다.

기자: 남측은 이 자리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관한 해주 특구 개발과 해주항 활용, 공동어로 수역 설정, 해주 직항로,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에 대해 기본적인 추진 구상과 구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 장관은 서해협력지대를 위해 별도의 논의기구를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지만 논의 대상으로서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습니다.

앵커:북한 측의 기조발언 내용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북측 대표인 김 내각총리의 기조발언 내용도 남측 내용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다만 김 내각총리는 조선사업협력방안에 대해 상당히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김 내각총리의 이야기를 이렇게 전했습니다.

앵커: 김영일 내각 총리의 청와대 예방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지요?

기자: 네, 남북 양측은 그간 고위급회담이 있으면 첫 회담때나 또는 수석대표가 바뀔 때마다 상대측 정상을 예방하는 것을 관례로 해왔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한국정부측은 청와대예방 일정을 잡아 놓고 북측 의사를 알아볼 방침입니다. 이 장관은 회담 이틀째인 내일 오후 북측 대표단의 참관지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정해졌다고 했는데요, 박물관 방문을 전후해서 청와대 예방을 하지 않을까 하는 예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남측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서울방문을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어떤 얘긴가요.

기자: 네, 한국의 중앙일보는 14일자 신문에서 한국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제안으로 김 상임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대해 남북이 협의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소식통의 말을 빌어 27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남북국방장관회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면 그 직후에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북한측이 전했다는 겁니다.

앵커: 남북 총리회담이 열리는 시점에 나온 얘기여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중앙일보는 이번 총리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만일 그럴 경우 북한측이 총리회담에서 김 상임위원장 서울 방문이라는 선물의 대가로 보다 많은 경제적 실익을 얻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해석도 따르고 있는데요. 거론되고 있는 방문시점이 바로 한국의 대통령 선거 직전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김 상임위원장이 내달초 서울을 방문하는 문제가 남북 당국간에 논의되고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적 근거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총리회담 의제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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