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일본 정부,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반대 총력전


일본 정부는 오는 16일 이 곳 워싱턴에서 열리는 조지 부시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대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움직임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높이고 있습니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에 대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가능성에 대해 정부와 의회, 민간단체 등이 적극 나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일본은 후쿠다 야스오 총리와 마치무라 노부다카 관방장관, 의회의 여야 의원, 그리고 납북자 가족모임 등 민간단체들까지 나서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우려의 뜻을 강하게 밝히고 나섰습니다.

마치무라 관방장관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테러지원국 문제를 조심스럽게 결정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교도통신'에 따르면 마치무라 관방장관은 “미국은 미국-북한 관계가 개선된다고 해서 기존의 미국-일본 관계가 소홀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확인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치무라 장관은 그러나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데 자체적인 기준이 있으며 일본인 납치 문제는 그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는 결국 미국 내부의 판단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는 데 이해를 나타냈습니다.

후쿠다 총리도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후쿠다 총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신문과의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 문제를 소홀히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후쿠다 총리는 또 북한의 핵개발은 일본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일본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북 직접 대화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후쿠다 총리는 이어 기자가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지 말라고 주문할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일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그리고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직접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후쿠다 총리의 미국 방문에 때맞춰 일본의 여야 국회의원 5명도 워싱턴으로 향했습니다. 일본 국회의원들은 워싱턴에서 미국 의회 의원들과 전문가들을 상대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지 말 것을 설득할 계획입니다.

미국 방문단의 한 명인 다케오 히라누마 의원은 `AFP통신'에 “조지 부시 대통령과 미국은 일본인 납치 문제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계의 중진 정치인인 다케오 의원은 자신이 워싱턴에서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이 문제를 강력히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납북자 가족들도 워싱턴에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워싱턴에 도착한 일본의 피랍자 가족들은 딕 체니 부통령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무부, 국방부 등지를 돌며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지 말도록 요청할 계획입니다.

미국은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충분한 관심과 동정심을 갖고 있지만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테러지원국 해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은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 일본에 공작원을 침투시켜 일본인 민간인 10여 명을 납치했습니다. 그 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2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일-북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를 시인하고 그 중 5명이 일본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일본 측은 피랍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북한 당국에 납치 경위와 생사 확인, 그리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