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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홍단 호 지원 사의 표명은 북미 우호분위기 반영' - 미국 언론


북한은 최근 미국 해군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한때 해적에 나포됐던 북한 화물선을 구조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사의 표명과 함께 미국의 반 테러전쟁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미국과 북한 두 나라 사이의 우호 분위기를 반영하는 징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어제 8일 관영 `조선중앙통신' 을 통해 미국 해군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북한 화물선 대홍단 호를 구조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화물선이 해적에게 납치된 후 주변 수역에 있던 미 해군 구축함 제임스 윌리엄스 호와 헬기 1대가 국제해사국 해적통보센터의 요청에 따라 현장에 출동해 북한 선원들의 전투를 지원했다며, 전투가 시작된 지 20시간 만에 해적들은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고, 대홍단 호는 북한 선원들에 의해 완전히 탈환됐다고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조선중앙통신은 미 구축함의 군의관이 부상한 북한 선원 6명에게 응급 조치를 비롯한 의료 지원을 제공해 주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사건은 테러와의 투쟁에서 북한과 미국 간 협력의 상징이라고 강조하면서, 온갖 형태의 테러에 반대하는 것이 북한 정부의 일관된 원칙적 입장이며 앞으로도 북한은 테러를 반대하는 투쟁에서 국제적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9일, 북한이 미 해군의 북한 화물선 대홍단 호 구출 작전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타임스는 '김정일 위원장이 보낸 일종의 감사카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이 예정대로 불능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북한의 초청으로 평양에서 공연을 고려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북한의 그같은 사의 표명은 오랜 적대국이었던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우호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는 여러 징후들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습니다.

타임스는 또 북한이 이번 사건을 가리켜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두 나라 간 협력의 상징이라고 환영한 것은 테러와의 전쟁의 지도국인 미국과 이른바 `악의 축' 국가 가운데 하나인 북한이 마침내 함께 협력하게 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미국의 `AP통신'도 북한이 지난 9월 미국의 수해 지원에 사의를 표한 데 이어 대홍단 호 사건에 또 다시 감사의 뜻을 밝혔다며, 이는 북한 핵 문제의 진전에 따른 양국 간 우호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8일,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최근 베이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났을 때 미국의 대홍단 호 지원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며, 북한 관영통신이 이에 대해 감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지난 주 서울을 방문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 해군의 북한 선박 지원은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힐 차관보는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원하고 있고 미국도 마찬가지'라면서, 그러나 북한이 어떤 형태의 테러행동에도 관여하지 않고 있고 테러단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과 함께 테러 관련 유엔 규약과 다른 국제 반테러 기준을 충족했음을 확실하게 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었습니다.

북한 측의 이같은 사의 표명과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협력 다짐은 북한 비핵화 2단계 합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워싱턴에서 만난 미국과 한국의 외무장관들은 5일부터 시작된 영변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이 지금까지 올바른 방향과 속도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한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앞으로 1-2주일 안에 핵 프로그램 신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이에 발맞춰 올해 안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그동안 테러와의 전쟁에 비판적이었던 북한이 반 테러 선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북-미 간 협조의 상징까지 거론하며 테러와의 국제적 전쟁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함으로써 테러지원국 해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이 그동안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한 당국의 공식 입장을 밝혀왔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번 사건을 북-미 협력의 상징으로 평가한 것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적극성을 보이는 현 북한 지도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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