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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주민 신체 격차 갈수록 확대


북한주민들에 대한 일부 통계가 나라와 기관 별로 제각각이어서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발표된 한국 보건복지부의 통계 결과 남북한 주민들의 건강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문: 북한에 대한 일부 통계가 나라와 기관 별로 제각각이라지요. 북한 내부를 분석하는 데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답: 그렇습니다. 북한 정부가 국가통계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가끔씩 발표하는 일부 자료마저 앞 뒤가 맞지 않아 혼란을 부추키고 있습니다.

북한 사회과학원은 최근 공개한 2007년 3호 학보에서 북한주민들의 평균 수명이 해방 전 보다 거의 두 배가 길어져 74살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열악한 식량 상황과 낙후된 의료 환경으로 볼 때 선진국과 같은 고령화 추세는 근거가 상당히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그럼 한국이나 다른 국제기구들은 북한 인구의 평균 수명을 어떻게 추산하고 있습니까?

답: 한국 보건복지부가 지난 달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북한 보건실태 통계에 따르면 북한인들의 평균수명은 남성 61.4살, 여성 67.3 살로 북한 측 주장과 무려 10살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엔아동기금 (UNICEF) 역시 지난 2005년 발표한 통계에서 북한 인구의 평균 수명을 64세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역시 북한측 발표와 10살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자로 일부 수정된 미국 중앙정보국 CIA의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 Book)이 그나마 북한 측 주장과 비슷합니다. CIA는 북한의 평균 수명을 71.9 살로 추산했는데요 그래도 북한 사회과학원 발표와 2살 이상 차이를 보였습니다.

문: 전문가들의 말이 맞다면 북한 정부가 통계를 조작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그 이유가 뭡니까?

답: 체제유지용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북한 당국이 `경제가 좋아지고 정부가 통치를 잘해 인민의 수명이 선진국처럼 고령화되고 있는 것'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북한 중앙방송에 따르면 북한의 김창수 중앙통계국장은 지난해 국가통계기관 창립 60돌 기념 중앙보고회에서 중앙통계국이 “노동당의 노선과 정책을 옹호, 고수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명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김정일 동지의 혁명 업적을 더욱 견결히 옹호, 고수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북한 당국자 스스로가 자신들이 체제 옹호를 위해 일하고 있음을 시인한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정치성을 배제한 채 객관적으로 집계돼야 할 통계가 북한에서는 정부의 선전도구로 자주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문: 북한 내 통계가 정확해야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지원도 체계적으로 이뤄질텐데 우려가 되는군요. 자 그런데 평균 수명에 있어 1~2살도 아니고 10살 정도 차이라면 상당히 심각한 것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출산률에 있어서도 역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북한 사회과학원은 1.51% 라고 말해 선진국처럼 출산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밝혔지만 한국 보건복지부는 1.94%, 미국 CIA는 2.05% 라고 말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북한 정부와의 차이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정부나 기관들 사이에서도 북한 통계에 대해 일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영아 사망률에 경우 미국 중앙정보국(CIA) 은 1천 명 당 평균 22명이라고 분석했지만 유엔아동기금 (UNICEF)과 한국 보건복지부는 42명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문: 각 나라와 기구 사이에 좀 더 긴밀한 협의가 이뤄져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평균 수명 등 전반적인 건강 수치에서 남북한 주민들 간에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 어느 정도나 차이가 납니까?

답: 한국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북한 주민의 평균 수명은 남성이 61살, 여성이 67살 이지만 남한은 남성 74살, 여성은 무려 81.8살로 평균 14살 정도의 격차를 보였습니다. 질병이나 장애 없이 건강하게 사는 기간도 2000년 기준으로 북한이 52 살 정도인 반면 남한은 2005년 기준으로67.8살 로 역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남한의 경우 영아 사망률은 1천 명 당 3명에 불과했지만 북한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42명에 달했습니다. 특히 식량 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은 2001년 기준으로 빈혈 증세를 보이는 젊은이들이 20대 35%, 30대 33.8 %로 나타났지만 남한의 빈혈환자는 10살 이상 전체 인구를 합해도 10 %에 불과했습니다.

문: 남북한 간에 계속 벌어지는 신체적인 격차도 큰 문제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남북한 인구의 신체적 격차를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한국 연세대학교 정우진 교수팀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남성의 평균 신장은 165 cm 로 남한 남성의 평균 신장 172.5cm 보다 7 cm 이상 작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 역시 북한은 154.9 cm, 남한은 159cm 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정우진 교수는 과거 1930년대에는 한반도에서 함경도 등 북쪽 사람들의 평균 신장이 가장 컸고 남부로 내려갈수록 작았다며 북한의 심각한 식량 문제가 영양부족으로 이어져 신체구조까지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신체구조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상당히 심각한 얘기로 들리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영양결핍을 지속적으로 겪다보면 신체의 하체가 상체보다 짧아져 신체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 일간지 ‘중앙일보’는 지난해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많은 북한 사람들의 경우 영양가 없는 딱딱한 음식을 오래 씹어 광대뼈와 턱이 강해져 얼굴이 날카로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물론 이런 분석은 북한의 특권층 10~20 %를 제외한 것입니다.

15년 이상 대북 지원을 하고 있는 한국 남북나눔의 회장 홍정길 목사는 북한의 영양 문제 악화로 이제 한민족 간에 인종이 달라졌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불균형들! 이게 앞으로 얼마나 큰 재앙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얘기합니다. 남과 북 사이에 인종이 달라지는 것 같다. 영양결핍으로요. 키도 적구요. 골격이 몹시 외소합니다. 가슴둘레나…균형잡히지 않은 적은 키에 머리가 크다든지. 얼른 눈 앞에 그 형태마저 달라진다면 이는 큰 비극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부가 정확한 통계를 속히 외부에 공개하고 국제사회로 하루 빨리 편입하는 길만이 이런 흐름을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 정부의 통계 문제와 날로 심각해지는 남북한 주민들 간의 신체 격차 등 건강 문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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