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전문가 ‘미국, 북 핵 불능화 절차 공개해야’


북한 영변의 핵 시설에 대한 불능화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짐에 따라 6자회담에서 합의한 연내 불능화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진전에도 불구하고, 불능화와 관련해서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과 합의한 불능화 절차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핵 전문가들 역시 영변의 핵 시설에 대한 불능화 작업 착수를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이고 중대한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도 미국 정부의 태도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불능화 절차에 합의하고 이미 이행에 돌입했음에도, 구체적인 방법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불능화 절차를 전혀 공개하지 않는 미국 정부의 태도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은 여전히 불능화와 관련해서 많은 행동을 취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 북한 측과의 협상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말”이라면서 “미국이 절차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북한과 합의한 내용이 당초 미국이 제시했던 불능화 수준에 미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는 인상을 갖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어 “전례를 볼 때 미국이 북한의 요청으로 불능화 절차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도 어렵다”면서 “불능화 절차에 대한 미국 내 비난을 의식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과는 많은 협상이 남아 있고 또 진전이 있어야겠지만, 불능화 절차를 숨기는 것은 의구심만 낳게 할 것"이라며 비공개는 올바른 정책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연구소의 존 울프스탈 연구원도 불능화와 북한 핵 신고의 정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울프스탈 연구원은 “미국은 여전히 올해 안에 불능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면서 “물론 짧은 기간 동안 이행에 옮길 수 있는 조치도 있지만, 과연 그런 조치를 통해서 북한의 핵 시설을 얼마만큼 불능화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울프스탈 연구원은 이어 “북한의 핵 신고와 관련해서도 미국의 태도는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신고’에서 ‘부분적이고 단계적인 신고’를 요구하는 것으로 변했다”면서 “북한이 올해 안에 핵 목록을 신고하더라도 그것이 전면적인 핵 신고일지는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몬트레이대학교의 신성택 교수는 불능화 절차는 기술적인 차원의 문제임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불능화 절차는 굉장히 기술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절차를 밝히면 오히려 더 나은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수 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감추고 있는 것은 굉장히 정치적인 의도가 강한 것입니다”

신 교수는 이어 “올해 안에 북한 핵 불능화라는 정치적 성과를 거두겠다는 것이 부시 정부의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왜 불능화 절차를 공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핵 불능화 절차는 불능화가 어느 정도 이행이 이뤄진 후 적절한 시기에 공개한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