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 정부 실무팀 '영변 핵 시설 불능화 시작'


북한 영변의 핵 시설에 대한 미국 정부 실무팀의 불능화 작업이 오늘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변의 핵 시설은 그동안 미국과 북한, 또는 6자회담에서의 합의에 따라 가동이 동결되거나 폐쇄된 적은 있지만 재가동이 일정 기간 불가능한 불능화로 이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윤국한 기자가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 핵 6자회담 합의에 따른 영변의 5 메가와트 원자로와 핵재처리 시설, 핵연료봉 제조공장 등 3개 시설에 대한 미국 정부 실무팀의 불능화 작업이 5일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영변의 핵 시설에 대해 단순히 가동이 중단되는 수준을 넘어 복구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불능화 조치가 취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지난 7월 국제원자력기구 IAEA 검증팀 입회 하에 영변의 핵 시설을 폐쇄했었습니다.

앞서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을 팀장으로 국무부와 에너지부 등의 핵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국 정부 실무팀은 지난 1일 평양에 도착해 곧바로 영변으로 향했습니다. 이들 실무팀이 오늘 불능화 작업을 실제로 시작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주말 일본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불능화 작업이 오늘 시작된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실무팀이 5일 작업에 들어간다"면서 "북한의 핵 계획에 대해 처음으로 불능화를 단행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 날은 대단한 날 "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 실무팀의 불능화 작업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방법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다만 한국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3개 대상 시설에 대해 10가지 정도의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8천여개에 달하는 5 메가와트 원자로 내 폐연료봉 인출 작업이 가장 먼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앞서 6자회담 당사국들은 총 중량 50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폐연료봉을 원자로 노심에서 빼낸 뒤 최종 처리 방침이 정해질 때까지 일단 수조에 넣어 보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8천여개의 폐연료봉을 제거해 수조에 보관하기까지는 적어도 6주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부 실무팀은 폐연료봉 인출과 동시에 핵재처리 시설과 핵연료봉 제조공장에 대한 불능화도 진행하게 되며, 이들 두 시설 불능화 작업은 대체로 4주 정도면 완료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폐연료봉 인출 작업은 방사능 피폭 등의 위험성이 있어 무리하게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에 6자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올해 안에 마무리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올해 안에 불능화가 마무리돼야 할 대상에는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영변의 3개 핵 시설 외에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 개발 계획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올해 안에 영변의 핵 시설에 대한 불능화가 완료될 경우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고 대 적성국 교역법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부는 또 북한의 핵 불능화를 전제로 한국과 중국 등 한국전쟁 참전 당사국들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의 핵 불능화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한반도 비핵화는 일단 한 단계 큰 진전을 보게 되며, 아울러 미국과 북한 관계도 정상화 쪽으로 빠르게 움직일 전망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