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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 ‘테러지원국 해제는 미국법 따라 결정’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과 별개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같은 전망은 지난 2일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테러지원국 해제는 미국 법에 따라 정할 문제"라고 밝히면서 더욱 유력해지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의 이날 발언은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미국 정부의 입장 가운데 가장 분명하게 납치자 문제와의 연계를 배제한 것입니다. 김근삼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 일본인 납북자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특히 납치자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는 점을 이유로 6자회담에서 합의한 중유 제공 등 대북 지원에도 동참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테러지원국 해제와 납북자 문제 사이에 선을 긋는 듣한 발언을 하면서, 이미 납북자 문제 해결 없이도 북한을 명단에서 해제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가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해제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테러지원국 명단은 미국에 의해 정해진 미국의 명단으로 어느 나라를 추가하거나 빼는 것은 미국의 법률에 따라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의 이같은 발언은 일본인 납치 문제가 북 핵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지금까지 이 문제와 관련한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 중 가장 분명하게 납치 문제와 테러지원국 해제의 연계를 배제한 것입니다.

실제로 힐 차관보는 한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한 직후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국장과 만난 자리에서 "6자회담의 주 목표는 비핵화라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의 숀 맥코맥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테러지원국 삭제는 일본에 민감한 문제이며, 미국은 일본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 결정은 미국이 내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일본 측은 4일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가토 료조 미국주재 일본대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경영자 연례회의 개막연설에서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에 저질러진 북한의 일본인 납치는 `테러행위'라면서, 북한이 이 문제와 관련한 의혹을 해소하기 전까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가토 대사는 "납치 문제에 대한 답변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답변하기 전에는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되지 않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주미 일본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힐 차관보의 발언이 테러지원국 문제와 납북자 문제를 분리한 것으로 해석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려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 북한이 더 이상 테러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확인하는 통보를 해야 합니다. 통보는 해제일 45일 전까지 이뤄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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