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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북한 의료진


북한 의료진이 지난 주 미국의 병원들을 방문해 미국 의사들과 교류를 나눈 뒤 돌아갔습니다. 북한 의료진의 미국 방문은 미-북 간 민간교류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기를 띄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앞으로 양측의 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북한 의료진의 미국 방문 이모저모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정보기술, 태권도와 복싱 선수들에 이어 이번에는 의료진들이 미국을 방문했군요?

답: 그렇습니다. 주채용 조선적십자종합병원 부원장을 대표로 한 북한 의료진 7명이 지난 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갔습니다. 사실 북한 의료진의 미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3월 암 전문의 2명, 그리고 6월엔 심장 전문의 3명이 각각 3개월 간 미국 병원에서 연수를 받고 돌아갔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주 방미팀은 3차 방문단이 되는 셈입니다.

문: 그런데 이번에 미국을 방문한 북한 의료진은 과거 1, 2 차 때보다 규모가 큰 것 같습니다?

답: 규모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의학 전문가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신경과 전문의와 소화기전문 병원장에서부터 심장전문병원 과장, 조선의약협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후원 이사 등 7명이 방문했습니다.

이들은 텍사스주 휴스턴의 라이스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베일러 대학 의대와 텍사스 심장센터, 암 전문병원, 그리고 미국의 50대 유명 종합병원 가운데 한 곳인 로스엔젤리스의 `선한 사마리아인' 병원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교류를 나눴습니다.

문: 북한의 의료시설은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북한을 방문했던 외국 의사들과 탈북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수술 기계들이 녹슬고 노후돼 있는가 하면 치과에서는 마취도 하지 않고 이를 빼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는데요. 북한 의사들이 이번 기회에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어떤가요?

답: 북한 의료진들은 많은 것을 봤고 방문이 유익했다고 말했을 뿐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 비교하거나 구체적인 인상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측 대표단 단장인 주채용 조선적십자종합병원 부원장은 1일 기자들에게 이번 방미를 계기로 미-북 간 의학과 과학 분야의 활발한 교류가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 의학자들과 그런 교류를 통해서 서로 제기된 문제를 교환하고 이렇게 해서 의학발전에 기여하자는 것이 중요한 목적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북한 의료진과 동행한 진보성향의 미주 온라인 매체 ‘민족통신’ 의 노길남 대표는 북한 의사들이 도와달라는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사회주의 의료체제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 도움 같은 것을 요청한 것은 없구요. 오히려 이 곳의 한인 의사들이 혹시 필요한 것이 뭔가? 하고 질문을 했죠. 그 분들이 구걸한 것은 전혀 없었어요. 특히 사람들을 치료하는 면에서는 미국 것을 부러워 하는 자세도 아니였구요. 이 사람들은 예방의학을 강조하더라구요.”

문: 얘기를 들어보니 미국 의료계의 지원 요청 보다는 정보 교류를 상당히 강조한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북한 의료진을 만났던 일부 한인 관계자들은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한 미국의 의료시설에 대해 북한 의사들이 상당히 놀라워 하는 표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을 방문하는 북한 대표단에 항상 북한 국가보위부 요원이 동행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자칫 개인의 생각을 표현했다가 북한에 돌아가 문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의사들도 발언을 매우 조심스럽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직.간접적으로 외부에 의료지원을 적극 요청하고 있고 이미 평양과 라선시에는 미국과 캐나다의 한인 기독교인들이 상당수 들어가 의료기재와 약품을 지원하는가 하면 일부는 병원을 여러 개 세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독교 계열인SAM 이나 유진벨 재단, 레아, 위트 미션은 이미 의료 분야에서 북한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단체들인데요. 이들 단체들은 지난 몇 년 간 총 수 천만 달러 상당의 의료지원을 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문: 이번 북한 의료진의 미국 방문도 이들 단체들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입니까?

답: 아닙니다. 이번 북한 의료진들은 평양과학기술대학 설립을 적극 돕고 있는 말콤 길리스 전 라이스대 총장의 주선과 서부 지역 한인 의사들, 진보성향의 미주한인단체인 재미동포전국연합의 후원으로 이뤄졌습니다.

재미동포 전국연합의 초대회장을 지낸 함성국 목사는 이런 교류를 확대해 미-북 간의 오해들이 풀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난 참 좋게 생각합니다. 교류를 많이 하면 할수록 좋지 않겠어요. 지금까지 조미 관계니 이런 문제에 있어서 서로 적대감, 오해들이 많이 있는데 서로 이런 교류를 많이 하면 서로 이해가되고, 그래서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 그런데, 미국 국무부가 이번 북한 의료진의 방문 비자 발급 등 수속을 흔쾌히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미국 정부가 계속해서 미-북 간 민간교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인상이 드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태권도 시범단의 미국 방문은 국무부에서 전화를 여러 번 걸어 “왜 빨리 안하냐?” “어떻게 돼 가고 있는거냐?” 하고 물을 정도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북한 의료진 방미 역시 미국 국무부가 승인을 서둘러 해주는 등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관계자들은 말했습니다.

문: 올들어 있었던 미국과 북한 간 민간교류에 대해 정리해 주시죠.

답: 북한 측 관계자들의 잇따른 미국 방문은 모두 올해 초 북 핵 2.13 합의 발표 이후 나타난 변화들입니다. 2.13 합의 직후인 지난 3월 북한 1차 의료진 2명이 미국에 왔구요. 뒤 이어 국무부의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 특사가 4월 헤리티지재단 강연에서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예술과 체육, 학술 등의 민간 교류 프로그램 추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이후 워싱턴에서 국무부와 의회, 민간단체 관계자 50여명이 모여 미-북 간 민간교류 확대 방안에 대해 비공개 회의를 가졌구요. 때를 같이 해 9월 북한 김책 공대 학자들이 미국 시라큐스대학에서 연수를 받고 돌아갔습니다.

10월 초에는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미국 5개 도시를 순회공연했구요. 최근 북한 권투선수 3명이 지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사실! 저희 방송이 이미 여러 번 전해드렸죠. 이렇게 불과 몇 개월 동안 북한의 태권도와 복싱, 정보기술, 의료진이 미국 땅을 밟았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분야의 북한 사람들이 미국땅을 밟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김영권 기자와 함께 지난 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간 북한 의료진들과 관련한 소식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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