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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지금] 죽어서도 돈 버는 억만장자들


미국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입니다. 미국은 대통령 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고, 대선후보들 간에 정치 공방이 뜨겁습니다. 그런데 정치권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어느때보다 높다는 여론조사가 나와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정치권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인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미국의 전반적인 국정 운영방향에 대해 국민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일간지 'USA TODAY'와 갤럽이 지난달 중순 미국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인데요, 질문은 '현재 미국이 나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서 만족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만족한다'고 한 응답자는 26퍼센트에 불과했구요, 72퍼센트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72퍼센트의 불만족은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는데요, 부시 대통령이 집권한 2001년 이후 계속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반대로 지난 30년간 ‘만족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1999년 2월이었는데요 당시 주식시장을 비롯한 경제가 큰 호조를 보이면서 만족도가 71퍼센트에 달했었습니다.

문: 미국이 나가는 방향에 대해서 불만이 많다...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불만입니까?

답: 역시 가장 큰 이슈는 이라크전쟁입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를 고를 때 어떤 이슈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겠느냐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10명 중 4명은 이라크 전이라고 답했습니다. 두 번째 중요한 이슈로 꼽힌 보건정책에 비하면 두 배 정도 많은 비율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이라크전에 대해 미국인의 불만이 높다는 것인데요. 응답자 10명중 6명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자체가 실수였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는 지난 베트남전 당시의 여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특히 최근 단기적으로는 폭력 사태가 줄어드는 조짐도 보이고 있는데요, 이런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전 상황이 나아지는 것으로 느낀다는 응답자는 16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문: 미국에서는 최근 주택시장의 침체로 경기에 대한 불안도 높아지고 있잖아요?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도 이유가 되겠죠?

답: 좋은 지적이십니다. 주택시장 침체와 유가 인상, 또 경기에 대한 불안 역시 부정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아직 주택시장 침체가 다른 경제에까지 여파를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인데요. 하지만 지역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경제에 대한 우려도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공화당인 부시 정권 아래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졌다면, 내년 선거에서는 아무래도 민주당 후보들이 유리한 여론을 엎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까요?

답: 물론 그런 추측도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나가는 방향에 대한 불만은 현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구요, 실제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불만을 갖고 있는 응답자일 수록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민주당 지지자일 수록 현 공화당 정부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내년 대선까지는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여론의 상황은 계속 지켜봐야겠죠.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민주당 후보는 물론이고 공화당 후보들 조차 현 부시 정권의 정책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문: 화제를 바꿔볼까요. 살아서도 돈을 벌기가 힘든데, 죽어서 그것도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군요?

답: 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유명인사들의 지난 1년간 사후 소득 순위를 매겼는데요. 1위는 미국의 전설적인 록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가 차지했습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30년 전에 세상을 떠났죠. 하지만 지난해에도 4천9백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문: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궁금하네요.

답: 우선 저작권 수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떠났지만 그가 부른 노래는 여전히 라디오에서 방송이 되고 또 CD로도 제작되서 판매가 됩니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출연했던 영화들도 여전히 TV에서 방영이 되구요. 이런 경제활동으로 벌어지는 돈의 일부는 엘비스 프레슬리에게 돌아가구요, 지금은 이를 상속한 가족이 관리하고 있겠죠. 특히 올해는 사후 30주기를 맞아서 엘비스 프레슬리에 관한 상품도 많이 제작되고, 행사들도 있었습니다. 이 역시 수입원이 되겠죠.

문: 또 어떤 인물들이 순위에 올라있습니까?

답: 네, 2위는 록 그룹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이 차지했습니다. 1, 2위가 모두 가수 출신인 것을 보면 그만큼 음악에 대한 저작권 수입이 사후에도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존 레논의 경우 지난해 저작권 관련 소송에서 승리를 하면서 수입이 크게 늘어서 4천4백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비틀즈의 또 다른 멤버인 조지 헤리슨도 2천2백만 달러로 4위를 차지했구요.

3위는 만화 '스누피'의 작가인 찰스 슐츠가 차지했는데요. 역시 스누피 관련 상품이 계속 판매되면서 지난해에도 많은 수입을 올렸습니다. 슐츠는 모두 3천5백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문: 모두 어마어마한 액수군요. 가수들은 세상을 떠났지만 이들에 대한 팬의 사랑은 계속 남겨진 후손에게 부를 안겨주고 있군요.

답: 재미있는 점은 미국의 유명한 물리학자 앨버트 아인쉬타인이 5위에 오른 것입니다.

문: 아인쉬타인은 가수들처럼 별다른 저작권 수입도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가능하죠?

답: 저작권 수입이 있습니다. 바로 유아 용품인 ‘베이비 아인쉬타인’의 판매에 따른 수입인데요. ‘베이비 아인쉬타인’은 주로 지능 발달에 초점을 맞춘 유아용품 브랜드인데요, 그래서 천재 과학자인 아인쉬타인을 상표에 내세웠죠. 따라서 아인쉬타인은 이 상품이 팔릴 때마다 일정한 액수의 로열티를 받게 됩니다. 최근 ‘베이비 아인쉬타인’이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고인이 된 천재물리학자를 고액수입자 순위에 올렸습니다.

재미있네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는데, 이렇게 남긴 이름이 큰 부를 낳고 있군요. 김근삼 기자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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