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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필하모닉 북한 공연 계획 반대 의견 잇따라


북 핵 6자회담의 진전으로 미국과 북한 간 관계정상화 움직임이 가시화 되면서 양측의 민간교류도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북 간 민간 문화교류의 대표적 상징으로 여겨지는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평양 방문 계획에 반대하는 의견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어 주목됩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교향악단 뉴욕 필하모닉이 북한의 초청으로 내년 2월 평양 공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린 메타 단장이 이끄는 뉴욕 필하모닉 공연 준비팀은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해 공연 조건 등 실무 문제를 협의한 데 이어 조만간 구체적인 공연 일정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다.

그런데 최근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을 반대하는 주장들이 미국의 유력 일간지에 잇따라 소개되고 있어, 뉴욕 필하모닉의 공연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리처드 앨런 공동의장과 척 다운스 이사는 지난 28일 ‘뉴욕타임스’ 신문에 게재한 공동기고문에서, 평양 공연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전에 이용된다면 이는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뉴욕 필이 평양 공연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앨런 의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뉴욕 필의 북한 공연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북한 측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 공연을 한다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앨런 의장은 북한을 좀 더 건설적인 행동으로 유도하는 어떠한 아이디어와 제안에도 반대하지 않는다며, 뉴욕 필의 평양 공연은 매우 고무적이며 북한을 이성적인 행동으로 이끄는 데 유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앨런 의장은 뉴욕 필의 공연이 북한 정권이 정하는 조건 하에서 이뤄지는 것은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앨런 의장은 “조건없는 연주회 (Concert Without Strings)”라는 제목의 ‘뉴욕타임스’신문 기고문에서 뉴욕 필이 평양 공연을 통해 북한주민들에게 서방의 위대한 자유 송가나 적어도 외부세계에서 만들어진 위대한 음악을 들려주고, 외부세계가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아주 훌륭한 일이 되겠지만, 지금까지 공연 조건 협상을 보면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앨런 의장은 또 뉴욕 필의 평양 공연 결정에서 또 한 가지 고려할 사항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라고 말했습니다.

앨런 의장은 북한은 전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인권 기록을 가진 나라라며, 현재 갈등과 끔직한 인권유린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는 버마에 뉴욕 필이 들러 연주회를 갖는다면 이는 전세계의 분노를 자아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권유린에 있어서 버마보다 나을 것이 없는 북한에서의 공연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유사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입니다.

앨런 의장은 따라서 뉴욕 필은 평양 공연이 김정일의 선전 도구에 이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독자적인 프로그램으로 평양 공연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앨런 의장은 이번 공연에서 김정일과 그의 추종자들이 내거는 어떠한 조건도 수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앨런 의장은 또 단지 소수 지도층만이 아니라 일반 북한주민들에게 공연을 개방하고, 북한 국영라디오를 통해 공연을 중계하며, 서방언론의 취재를 허용할 것을 북한 측에 조건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도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을 강력히 반대하는 저명한 칼럼니스트이자 문화평론가 테리 티치아웃 씨의 칼럼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티치아웃 씨는 지난 27일 ‘폭군을 위한 세레나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어둠 속에 고립된 헐벗은 전제 군주국가에서 왜 뉴욕 필이 공연해야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티치아웃 씨는 북한의 수도 평양은 엘리트 층이 거주하는 지역이며, 그 중에서도 특별한 소수만이 연주회 공연을 볼 수 있다면서, 뉴욕 필하모닉이 평양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면, 이는 그들을 통치하는 폭군을 돕고 비열한 정권에 합법성을 안겨주는 셈이라고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티치아웃 씨는 또 2002년 당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공개한 한반도 야간 위성사진에서 극심한 전력난으로 불빛을 거의 찾을 수 없었던 북한의 모습을 상기시키며, 뉴욕 필하모닉과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모든 불을 꺼버린 한 사람을 위해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교향악단을 보내는 문제를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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