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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10-30-2007


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최원기 기자입니다.

문: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마침내 30일 베이징에서 도착했군요. 힐 차관보가 기자들에게 뭐라고 말했습니까?

답:힐 차관보가 기자들에게 한 얘기는 3가지 입니다. 우선 아직까지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또 다음달 1일 에는 영변 핵 시설을 불능화 하기 위한 미국 전문가들이 북한에 들어간다. 북한의 핵 신고는 11월 둘째 주부터 시작될 것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또 기자들이 북한-시리아 핵 거래 의혹을 제기할 것이냐고 묻자, ‘미국은 북한에 핵 확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해 원칙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거론할 뜻을 비쳤습니다. 아직 김계관 부상을 만나기 전이라서, 이렇다 할만한 뉴스 거리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문: 북한의 김계관 부상도 힐 차관보를 만나기 위해 베이징에 도착했군요. 김 부상은 매번 화요일에 베이징에 오는 것 같은데, 김 부상이 공항에서 뭐라고 했습니까?

답:김계관 부상이 항상 화요일에 베이징에 오는 것은 북한의 유일한 항공사인 고려민항이 화요일과 토요일에 평양과 베이징을 오가기 때문입니다. 이날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김계관 부상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수고하십니다”라고 간단한 인사말만 하고 손을 가볍게 흔들고 공항을 빠져나갔습니다.

문: 공항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이 헛탕을 쳤겠군요. 한편 판문점에서는 6자회담 에너지 실무그룹 회의가 막을 내렸는데, 회의 분위기가 좋았던 모양이죠?

답: 네, 한국 외교부의 임성남 북핵외교기획단장이 이번 회의에서 의장을 맡았는데요, 회의를 마치고 “매우 생산적으로 구체적인 협의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회의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문: 6개국이 어떻게 합의를 했습니까?

답:큰 틀에서 두 가지 합의를 했는데요, 하나는 2.13 합의에 따라 북한에 주게끔 돼 있는 ‘중유 95만t 상당의 경제적 지원’중 45만t은 실제 중유를 주고 나머지 50만t은 중유 대신 북한의 화력 발전소를 보수하는 데 필요한 철강과 자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문: 지금 6개국이 ‘큰 틀’에서 합의를 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작은 틀’, 세부적으로는 아직 합의를 못 본 부분이 있다는 뜻입니까?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동평양 발전소 같은 낡은 화력 발전소 8곳을 수리하겠으니 철강과 자재 1백여 개 품목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 이같은 물품을 제공하려면 2가지 사항을 검토해야 합니다. 하나는 북한에 제공하는 물품이 혹시 군수용으로 전용되지 않을까 우려해서 바세나르 협정 위반 여부를 살펴봐야 합니다. 또 다른 것은 가격 문제인데요, 앞서 6개국이 북한에게 ‘중유 50만t’ 상당의 지원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중유 50만t을 달러로 환산한 다음, 그 금앣에 해당되는 만큼의 자재를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문: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에 대해 ‘인권을 개선하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하원이 어제, 29일 ‘탈북자를 북한에 돌려보내지 마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데 이어, 유엔에서도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군요. 지금까지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유엔결의안이 5번 채택됐는데, 이번 결의안이 과거와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답:결의안 초안이 아직 회람 단계라서 말씀 드리기는 다소 조심스럽습니만, 이번 결의안이 과거와 달라진 것은 일본이 납북자 문제를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유엔의

비팃 문타폰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인이 지난 8월 홍수가 난 것을 계기로 북한 당국이 국제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점, 그리고 비정부 기구들이 북한의 인권유린 행위가 ‘인류에 대한 범죄’에 해당되는지 검토하고 있다는 것 등이 과거와 달라진 점입니다.

문: 만일 북한의 인권 유린이 ‘인류에 대한 범죄’에 해당된다고 판단이 내려지면 어떻게 됩니까?

답: 그렇게 되면 상황이 아주 어려워집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 국제사회에서는 독재자의 횡포나 인종학살 같은 집단적 범죄에 대해서는 ‘인류에 대한 범죄’로 간주해서 엄중히 죄를 묻고 있습니다. 지난해 ‘유고의 학살자’로 악명이 높았던 밀로세비치 전 유고 대통령이 전범재판소에 수감된 것도 바로 이 죄목이었습니다.

문: 뉴욕 필하모니 평양 공연을 둘러싸고 미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 미국의 교향악단이 북한에 가는 것은 좋은 일 같은데 왜 반대를 하는 것입니까?

답: 좀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뉴욕 필하모니가 북한에 가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교향악단 방북이 자칫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은폐하는데 활용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탈북자들 수천-수만명이 저렇게 중국에서 헤메고, 북한주민 10만 이상이 강제 수용소에 갖혀 있는 판에 미국 교향악단이 평양의 당 간부들 앞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이냐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이 얘기의 본질은 음악이 아니라 북한의 인권 문제입니다.

현명한 사람은 듣기만 해도 알지만 미련한 사람은 일을 당하기 전에는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덮어 두기에는 너무나 커진 분위기 입니다. 북한의 당국자들이 부디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지 말기를 바랍니다.뉴스 초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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