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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등 세계 각국에 식량 위기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으면 내년에 대량 아사 사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북한 뿐 아니라 30년 만에 처음으로 전세계적인 식량난의 위기가 도래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북한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불안한 식량 수급 상황과 현실적 대안을, 서지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문: 서지현 기자. 북한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식량 부족 사태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인가보죠?

답: 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주 국제사회의 신속한 추가 지원이 없으면 북한은 지난 1990년대 중반 겪었던 '고난의 행군' 시절과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한국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선임연구원의 우려를 전해드렸었는데요.

이는 북한만의 걱정이 아니라는 징후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은 지난 23일 1970년대 세계 식량 부족 위기 이래 30년 만에 처음으로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부국이든 빈국이든 필요한 식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식량 문제를 연구해온 미국의 타마라 베케리 정치사회 문제 분석가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970년대 촉발된 식량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식량 수요의 폭발적 증대로 1990년 이후 전 세계의 '기아와의 투쟁'으로 변모해, 지속적으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필요한 식량은 많은데 실제 생산되는 식량은 그보다 훨씬 적다는 것인데, 전 세계적으로 부족분이 어느 정도인 것으로 추정됩니까?

답: 세계은행은 2000년부터 2030년까지 30년 간 늘어나는 식량 수요를 충족하려면 곡물은 50%, 육류는 85%까지 생산을 늘려야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식량 수요가 과거보다 엄청나게 늘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같은 식량 부족의 일부 원인은 호주의 가뭄이나 중국의 돼지 파동 등 지역적 문제에서 비롯됐지만, 이보다는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 등의 식량 수요가 경제발전에 따라 급속히 늘어나고, 세계적인 생물 연료의 개발로 옥수수 등의 작물 소비가 크게 늘어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식량 소비의 이같은 새로운 구조적 경향으로 앞으로 10년 간 농산품 가격은 지난 10년 간보다 20~50% 높아질 것이라는 게,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 의 분석입니다.

문: 세계 각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답: 기본적으로 생산량이 부족하다는 게 북한 뿐 아니라 대부분 국가들의 고민입니다.

파키스탄은 평소보다 밀 수입량을 더 늘릴 계획이고, 인도 역시 식량 재고량을 유지하기 위해 수입량을 이미 더 늘렸습니다. 이집트도 국제 밀값 상승 여파를 줄이기 위해 빵 생산자에 대한 보조금을 늘리겠다고 지난달 발표를 했구요.

중국 정부는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보조금 액수를 높였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특히 인도와 중국이 밀과 곡물 등의 수입량을 계속 늘려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또 러시아는 식료품 가격 상승을 우려해 밀과 보리에 대해 수출관세를 부과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4일 주요 식료품 생산자들과 빵과 치즈, 우유 등의 가격을 연말까지 동결한다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역시 옥수수와 밀, 보리 등에 대한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 대부분의 나라들이 필요 식량 확보를 위해 수입량을 늘리거나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군요. 그런데 수입 물량을 늘리는 데 상당한 자금이 추가로 더 들 것 같습니다.

답: 네. 식량농업기구 FAO는 저소득 식량 부족국들이 내년에 곡물 수입에 모두 2백80억 달러를 소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이는 2002년 수입액의 두 배에 달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높은 수입 비용과 치솟는 화물 비용으로 국내 식량가격과 기본 식품가격 인상이 촉진되고, 이는 결국 사회적 불안으로 연결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문: 그렇다면 선진국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 네. 이런 식량 부족 사태는 선진국에도 예외가 아닌데요. '파이낸셜 타임스'는 영국의 경우 식량안보 문제가 '우려 사안'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럽연합, EU는 그동안 과잉생산을 막기 위해 전체 경작지의 10%에는 곡물재배를 못하도록 했었으나, 최근 이같은 의무휴경제 시행을 중단했습니다. 유럽 지역의 곡물량이 충분하지 않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문: 식량가격 상승이 지구촌 공동의 관심사가 되고 있군요.

현실적인 대안으로 어떤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답: 식량 문제 연구자인 타마라 베케리 씨는 정부와 민간이 연계한 체계적인 식량 공급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공공 부문만의 식량정책으로는 이제 한계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베케리 씨는 공공 부문과 민간기업 분야가 함께 식량 공급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지구촌 기아 문제 해결에 있어 유일한 해결책일 뿐만 아니라 가장 중대한 체계적 대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베케리 씨는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영양 개선 지구촌 연대' (Global alliance to improve nutrition) 란 단체가 각국 정부와 비정부기구, 기업체를 연계해 전 세계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같은 새로운 형태의 기구들이 좋은 예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북한 역시 지난 8월 큰물 피해 이후 계속 쌀 가격이 올라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여러 차례 보도해 드렸는데요,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답: 네. 다행히 추수기를 맞아 북한의 쌀 가격은 이전보다 약간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 지원단체 '좋은벗들'에 따르면 kg 당 1천7백원에서 1천8백원 사이에 거래되던 쌀 가격이 1천3백원에서 1천4백원대로 약간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전에 1천원대 보다는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불안한 식량 수급 상황을 서지현 기자와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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