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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미국대사 '대북 협상 미-일 관계 손상 우려'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 의혹이 불거진 이후 부시 행정부의 대북 협상에 대한 미 의회와 행정부 일각의 비판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도쿄주재 미국대사가 이례적으로 부시 대통령에게 현재 진행 중인 대북 협상이 미-일 관계에 해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전문을 보내 주목됩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납치자 문제와 관련해 다소 신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좀더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토머스 쉬퍼 일본주재 미국대사가 부시 대통령에게 직접 전문을 보내 현재 진행 중인 부시 행정부의 대북 핵 협상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쉬퍼 대사는 이 전문에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에 대한 보상으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할 경우 미국과 일본 관계가 손상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쉬퍼 대사는 또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이 전면에 나서 진행 중인 대북 협상에 도쿄주재 미국대사관의 견해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해외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가 대통령에게 직접 외교전문을 보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쉬퍼 대사는 부시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개인적으로 특별한 관계에 있는 인물이라고 전했습니다.

쉬퍼 대사의 이번 서한은 최근 미 의회 내 공화당 소속 일부 의원들과 전현직 행정부 관리들이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잇따라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국무부가 주도하는 대북 협상을 둘러싼 논란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됩니다.

쉬퍼 대사는 전문에서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자신에게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으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쉬퍼 대사는 도쿄주재 미국대사관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 배제돼 있어 상황을 모른다며, 이 문제에 대한 행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쉬퍼 대사가 6자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계속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가 납치자 문제에 대한 그동안의 강경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됩니다.

고무라 마사히코 일본 외상은 25일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연설하면서, "납북자 일부가 일본으로 송환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됐다고 할 수 없지만, 이를 진전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무라 외상의 이같은 발언은 북-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양측의 회담이 납치자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새로 출범한 후쿠다 야스오 총리 정부가 현실적인 타협방안을 찾기 시작한 조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납북자 문제와 관련, 피해자의 귀국 외에 진상규명과 용의자 인도와 처벌 등을 요구하면서 이같은 기본원칙에서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와는 별도로 납치자 문제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할 경우 미-일 관계가 손상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나카야마 교코 후쿠다 총리 특별보좌역은 "일본은 북한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일본인 납북자 8명이 생존해 통역이나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인질을 석방하지 않고 있는 나라는 테러국가라는 것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다음 달에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인 후쿠다 총리에게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을 지원하겠다고 한 자신의 약속을 거듭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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