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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진정 국면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지 오늘로 6일째. 그동안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이제 중대한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 산불이 계속되고 있지만, 많은 지역에서 불길이 잡혔고, 이제는 더 이상 확산되 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5일 화재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이재민들을 위로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대규모 산불이 이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남부 멕시코 접경지역인 샌디에이고에서부터 로스앤젤레스 북부에 이르는 막대한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했던 산불은 이제 많은 지역에서 불길이 잡혔고, 일부 야산에서만 아직도 짙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고온과 강한 바람이 지난 24일 오후부터 한 풀 꺽임에 따라 헬기와 소방용 항공기들을 본격적으로 산불현장에 투입하는 것이 가능해져 진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연방 정부는 소방대원과 헬기, 소방용 항공기를 지원했습니다. 또한 국방부는 화재진압 장비를 갖춘 C-130 수송기 6대를 현장에 급파했고, 주 방위군은 주민들의 대피를 도왔습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에 대한 대책회의를 열고 샌디에이고 카운티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남부의 7개 카운티를 주요 재난지역으로 선포함으로써 연방 정부의 긴급지원이 가능하도록 만든데 이어, 25일에는 화재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이재민들을 만났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재민들에게 지금은 삶이 실망스럽겠지만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위로하면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5년에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가 발생했을 때 늑장대응으로 곤욕을 치뤘던 미국 정부가 이번에는 비교적 신속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23일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과 데이비드 폴슨 연방재난관리청장을 현장에 파견해 산불진화 작업을 지휘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처토프 장관은 이재민들을 위해 간이침대와 담요 등 구호 장비들을 샌디에이고 지역으로 공수했을 뿐 아니라, 화재 진압에 필요한 항공기들도 산불 현장에 급파해 진압 작업에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의 대나 페리노 대변인은 카트리나 참사의 교훈 가운데 하나는 재난 발생시 관련기관들 간의 월활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라면서, 이번에는 과거와 같은 잘못이 되플이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일 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시작된 이번 산불은 막대한 피해를 남겼습니다. 지금까지 9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부상자도 수 십 명을 넘었습니다. 또한 2천 채 이상의 주택과 상가가 전소됐습니다. 화재로 모든 것이 불탄 지역은 서울의 3배가 넘는 16만 1천 헥타르를 넘었고, 재산피해는 1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태가 수습되고 정확한 진상이 파악되면 인명과 재산 피해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산불로 5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운동경기장이나 마을회관, 학교, 교회, 경마장 등으로 대피했습니다. 샌디에이고 시 북부의 델 마 경마장으로 대피한 샬롯 레저 씨는 자신의 집이 모두 불에 탔을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하면서도 삶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같은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산불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샌디에이고 지역에는 한인 2만 여명이 살고 있어 한 때 큰 피해가 우려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한인들의 피해는 교회 1곳과 집 1채가 불에 타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교회나 학교 등으로 대피했던 한인 2천여 명도 대부분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의 원인을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에서 찾고 있습니다. 올해 캘리포니아주는 예년 평균 강수량의 20% 수준 밖에 비가 오지 않는 등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습니다.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의 최근 기온은 예년보다 섭씨 10도 정도 상승하고 습도는 10% 이하로 낮아졌습니다. 또한 가을철 동쪽의 시에라네바다 사막에서 불어오는 고온건조한 '샌타아나 계절풍'의 속도가 예년에 비해 2배인 시속 130킬로미터에서 180킬로미터를 기록한 것도 불길이 순식간에 확산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무분별한 삼림개발로 인해 화재가 더 커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경찰은 이번 산불의 원인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고의적으로 적어도 2건의 산불을 낸 것으로 보이는 방화 용의자 한 명을 사살하고 한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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