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한국 기업들 대북 투자 확대 방침


한국의 기업들이 대 북한 투자를 늘리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한국 정부는 북한에 투자하는 기업들의 위험을 덜어주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속속 개성공단으로 이전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남북한이 이달 초 열렸던 2차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에 합의한 것을 계기로 한국 민간기업들의 대북한 투자 확대 방침이 나오고 있는데요, 먼저 구체적인 사례들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 네, 한국 현대그룹은 다음 주 북한을 방문해 북한 측과 백두산 관광 문제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또 대우 조선해양 사장은 조선업계 실무자들이 다음 달 중 북한 안변 지역을 방문해 사업 여건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한국산업공단은 북한 안변 지역에 20만 평 규모의 조선 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세계적 철강회사인 포스코는 북한으로부터 무연탄 도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고, 한국전력은 북한에 전력을 제공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대북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삼성도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한국에서는 남북 경협의 민간 통로 역할을 하게 될 남북경협민간위원회가 다음 달 5일 출범할 예정입니다.

이 위원회는 이르면 올해 안에 대규모 대북 투자조사단을 파견해 해주 남포 안변 백두산을 중심으로 투자 여건 등을 살필 방침입니다.

이와 관련해, 노무현 한국 대통령은 남북 경협은 결국 기업들이 담당할 몫이 대부분이라며,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 민간기업이 앞서고 기업 필요에 따라서 사회간접자본 시설들이 점차 따라가는 순서가 경제적이고..."

문: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이후 전개된 남북 경제협력 사업들이 주로 정부 주도로 이뤄진 반면 이번에는 민간 부문에서 앞장서고 있는 점이 크게 대비되는 것 같은데요, 이처럼 한국 기업들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답: 네, 얼마 전에 한국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정부가 기업들에게 남북경제협력 사업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에서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북한에 대한 투자는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기업들이 대북 투자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남북경협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던 정몽구 현대 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대북 사업의 전망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고,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도 2000년 당시 방북 때보다 북한이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주목되는 것은 북한의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북한을 자주 방문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1년 전만 해도 평양 거리에는 핵 무장을 강조하는 구호들로 가득 찼었지만, 정상회담 이후에는 경제발전을 독려하는 구호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경제 문제 해결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만, 이제 어느 정도 핵 문제가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데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에 합의한 만큼, 앞으로 경제 문제 해결에 역점을 두고 어떻게든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 하지만, 아직 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상태도 아니고 또한 북한의 경제 제도 자체가 국제적 기준과는 거리가 먼 상황 아닙니까? 따라서 대북 투자에 따르는 위험은 아직도 큰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같은 위험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북한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신규투자에 따른 위험을 덜 수 있도록 해당 기업에 특별 보증이나 대출 등을 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기업들의 효과적인 북한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갖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산업은행과 수출보험공사 등을 통해 민간의 대북 투자와 관련된 위험을 덜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노무현 한국 대통령도 아직까지 북한이 투자 대상으로는 어려운 상대란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를 예로 들며, 북한이 어려운 만큼 지금 투자하는 것이 나중에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국내에 여러가지 불안 요인이 있을 때 이럴 때 투자하면 수지맞출 것이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했는데 실제로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수지를 너무 많이 맞춰버렸죠..."

문: 그런데,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에서 한국 중소기업들의 진출 기지 역할을 하게 될 첨단 아파트형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갔죠?

답: 네, 지난 해 5월에 기공식을 가진 이래 14개월 간의 공사를 거쳐 올 7월 말에 공사를 마무리하고 북한 근로자 기술교육 등 가동 준비를 마친 끝에 23일 준공식을 열게 된 것입니다.

아파트형 공장이란 한 건물 안에 여러 개의 공장이 동시에 입주할 수 있도록 만든 다층형 집합 건물로서, 아파트와 유사하기 때문에 그런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단일 공장에 비해 임대료가 싸기 때문에 개성공단에 진출하려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곳에 입주할 업체는 모두 32개로, 섬유와 봉제 등 노동집약 업종을 중심으로 입주자 모집을 실시한 결과 평균 2.7대1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전체 근로 인력은 북한 측 2천7백여 명과 한국 측 1백 명 등 모두 2천8백 명 정도 입니다. 오는 2010년까지 모두 8개의 아파트형 공장이 완공되면 개성공단에는 2백50여개 업체가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입주 업체 중 몇몇 기업은 중국에 있는 생산설비를 개성공단으로 옮길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죠?

답: 그렇습니다. 그동안 싼 임금을 찾아 중국 등으로 옮겨갔던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개성공단으로 생산거점을 옮기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들은 중국에서 개성으로 옮긴 데는 비용상의 잇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성공단의 경우 임금이 중국에 비해 월등히 싼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의 경우 월 임금이 미화로 최하 2백 달러 정도 하는데다 상승 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반면, 개성공단의 임금은 최근 인상된 수준이 60달러 정도로 중국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북한의 인력 수준이 높아 기술 숙련 속도가 빠르고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다만, 개성공단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인사권에 다소 제약이 남아 있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네 지금까지 이연철 기자와 함께 한국 민간기업들이 북한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 알아 봤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