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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북한 내각 총리 베트남 방문의 의미와 전망


지난 주 베트남의 최고 지도자인 ‘농 득 마잉’ 공산당 서기장이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김영일 북한 내각 총리가 내일, 26일부터 베트남을 방문합니다. 이와 관련해 양국의 관계 개선 움직임이 북한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이 과연 베트남 방식의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한국 내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해드립니다. 서울 VOA 박세경 기자입니다.

북한 핵 문제와 미북 관계가 순조로운 진행을 보이는 사이, 북한이 경제외교에 주력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미얀마와 니카라과와의 단절됐던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몬테네그로와 아랍에미레이트, 스와질랜드, 도미니카공화국과 과테말라 등의 국가와 속속 수교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베트남과의 교륩니다. 농 득 마인 베트남 공산당서기장이 베트남 최고 최고지도자로서는 50년 만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했습니다. 이어서 내일 26일에는 김영일 북한 내각총리가 베트남을 방문합니다. 여기에서 양측은 경제를 비롯해 다방면의 걸친 구체적인 협의를 가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통일연구원의 박형중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처럼 베트남과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데는 대외관계와 대내용이라는 두 가지의 배경이 있다고 말합니다.

먼저 대외용으로 보는 이유는 북한이 베트남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입니다.

“우선 북한은 2001년부터 2007년 초까지 국외적으로 굉장히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핵문제도 풀려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됩니다”

박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노력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베트남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성공한 국가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에서 그리고 경제개혁에서 북한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대외정책연구원의 정형곤 박사도 중국식 개혁과 달리 베트남의 개혁은 북한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며 박형중 박사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베트남은 오래 전부터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주로 해왔고 또 2000년대 들어와서 NTR, PNTR이라는 협정 체결을 통해서 정상화되는 관계를 가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하나의 교훈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통일연구원의 박형중 연구위원은 베트남과의 관계개선이 대내 정치용이라고 보는 근거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외국의 원수를 접대하고 그리고 방문한다거나 북한주민들에게 북한이 고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이고 주변의 여러 국가가 김정일 위원장을 북한의 지도자로 인정한다는 것을 과시하는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박 연구위원은 또 금년 초부터 미국과의 북핵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상당히 완화되었으며 북한이 과감한 개혁개방 정책을 취할 경우 주변 국가가 매우 호의적으로 북한을 도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여러 조건들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할 수 없지만 북한이 베트남식 개혁을 도입할 가능성은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전망했습니다.

“그 기회를 결정 과감하게 포착하면 북한의 입지는 열릴 것 같은데 그거는 포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다만 여러가지 조건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그 기회를 이용할 가능성은 과거보다 높다고 생각합니다”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오일환 교수는 북한이 개혁 개방을 하지 않고서는 국제사회 일원으로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비교적 높은 수준의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도입한 중국의 개혁보다는 베트남의 경제개혁 도입이 북한의 체제유지에 위험이 덜 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지금 당장에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개혁 개방 이것은 오히려 체제를 위협한다 이렇게 판단할 수가 있거든요 그렇게 봤을 때 중국 건너편에 있는 베트남과의 교류를 해서 베트남이 개혁 개방으로 성공으로 이끈 도이모이 정책 이것을 나름대로 모델로 삼으려는 의지가 있지 않느냐”

오 교수는 그러나 베트남은 공산화 되기 전 남부 사이공을 중심으로 한 시장경제 체험이 충분히 있었기에 이 경험을 도입함으로써 손쉽게 개혁개방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고 강조하고 하지만 북한의 경우 시장경제 체험이 없는 상태에서 베트남 방식의 개혁을 성급히 도입하는데는 조심스러운 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장경제의 경험이 없는 이런 상태에서 과연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성급하게 가져갈 것인가? 이것은 아직은 의문입니다.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은 서로 타진하면서 북한측이 베트남 모델을 조심스럽게 구상하는 게 아니겠는가”

중앙대 경제학과 이상만 교수는 중국의 경제개혁의 경우 규모가 크고 급진적인 개혁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베트남을 적절한 수용 모델로 보고 그동안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미북관계 개선 역시도 북한이 추구하고자 하는 경제개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합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는 북미관계 개선을 계기로 개혁의 속도를 내기 시작하거든요 하나의 베트남을 벤치마킹 할 수 있는 그런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아마 북쪽에서도 베트남의 사례를 이런데 대한 많은 연구를 하고 토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교수는 북한은 기본적으로 개혁개방에 상당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인 점을 감안할 때 잇따르고 있는 북한과 베트남의 관계개선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개혁조치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남한경제가 취할 수 있는 시장경제로 간다는 이런 하나의 두려움이 들어 있기 때문에 그래서 비록 베트남의 개혁 사례를 연구한다고 해도 또 거기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하나의 개혁조치로 받아들이기는 아마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외정책연구원 정형곤 박사 역시 북한의 대 베트남 경제외교는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베트남식 개혁을 도입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상당히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건 뭐 베트남식의 어떤 개혁개방으로 간다 이런 의미까지 크게 부여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편 지난 10일 유엔총회 경제 및 금융위원회에 참석한 북한 대표는 “세계의 모든 나라와 다방면에 걸쳐 경제 협조와 교류를 확대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북한언론이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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