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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스 ‘김정일이 부시 이겼다’


미국과 북한 사이의 최근 핵 협상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것을 의미한다고 미국의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한국전쟁에 대한 분석으로 잘 알려진 미국 시카고대학의 역사학자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미-북 간 핵 협상에 대한 분석 내용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시카고대학교의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동북아시아 안보 전문 연구기관인 노틸러스연구소 홈페이지에 ‘김정일 위원장이 부시 대통령에 맞서 승리했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습니다.

커밍스 교수는 이 글에서 당초 대북 강경정책을 고수하던 부시 대통령이 집권 2기에 대북 협상론으로 선회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지난 2001년 출범한 부시 행정부는 처음에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하고 “나쁜 행동에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하자 부시 행정부는 결국 북한과의 협상에 나서 6자회담 2.13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온건 노선으로 선회했다는 것입니다.

커밍스 교수는 북한은 이로써 핵 계획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목표를 이루게 됐다며, 결과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이 부시 대통령에게 이긴 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커밍스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대북 온건론으로 선회한 이유는 ‘이란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백악관은 이란 핵 문제가 북한 핵 문제보다 미국에 더 큰 위협이라고 인식했고, 이런 맥락에서 만일 북한 핵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한다면 이는 이란 핵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커밍스 교수는 만일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는 경우에는 북한 핵 문제는 좀 뒤로 미뤄놔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커밍스 교수는 또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은 미국보다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이색적인 주장을 폈습니다. 커밍스 교수에 따르면 전략적으로 북한에 가장 유리한 것은 핵무기는 확보하되 핵실험을 하지 않는 모호한 상황이 가장 좋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7월 미사일을 시험발사하자 중국은 9월에 대북 석유 제공을 중단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중국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핵실험을 강행했다고 커밍스 교수는 주장했습니다.

커밍스 교수는 또 미국의 정보당국이 이라크처럼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너무 과대평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2년 미국은 북한이 외국에서 알루미늄 관을 수천개 구입했음을 파악했습니다. 당시 미국 정보당국은 이를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용 부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우라늄 관은 원심분리기에 사용하기에는 강도가 너무 약한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 2002년 9월 북한을 포함해 ‘악의 축’ 국가들에 대해서는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공개 천명했습니다. 그러자 한국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보좌관은 미국 측에 만일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면 한-미동맹이 파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커밍스 교수는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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