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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  ‘태국 이민국 수용소는 생지옥'


태국 방콕의 이민국 수용소에 수감됐던 20대 탈북 여성이 의식불명 상태에서 6개월째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태국 수용소 내 환경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수용소를 거쳐간 탈북자들과 인권 운동가들은 이 시설에서 지난 8월에는 탈북자가 사망했었다며, 이민국 수용소 환경은 생지옥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김영권 기자! 탈북 여성이 어떤 경위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겁니까?

답: 20대의 이 여성은 지난 3월 태국으로 밀입국한 뒤 방콕의 이민국 수용소에 수감됐었습니다. 그런데 수감된 지 1~2 달이 채 못돼 뇌수막염에 걸려 쓰러졌고 이후 지금까지 6개월째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태국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여성이 현재 한국 정부 지원으로 방콕 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 북한을 탈출해 나와 수 천 킬로미터를 종단할 때만 해도 괜찮았던 여성이 수용소에 수감된 뒤 병을 앓은 것으로 볼 때 , 수감소의 열악한 환경이 병의 원인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답: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탈북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은 방콕 이민국 수용소를 생지옥이라고 표현하는데요. 탈북자를 지원하는 인권운동가 김상헌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 생지옥이라고 저희는 묘사하는데, 좁은 방에 사람을 원채 가득 집어넣었기 때문에, 그래서 밤에 잘 때 발을 펴고 잘 수도 없고, 변기 옆에 앉아서 밥을 먹어야 하는 사람도 있고, 3백명이 넘는 사람에게 변기가 4개인데 그 중에 절 반은 항상 고장나 있다시피 하고..”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5개월 간 방콕 수용소에 수감됐던 한국의 탈북자 박준금 씨는 자리가 너무 좁았던 것이 악몽으로 남아 있다고 말합니다.

문: 사람을 거의 닭장 속에 강제로 밀어 넣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넉달 간 방콕 수용소 생활을 했던 탈북자 임순아 씨는 수용소 생활이 북한에 있을 때 보다 더 힘들었다고 회상합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어린 탈북아이들의 건강인데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자주 병을 앓는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탈북지원단체인 두리하나선교회 대표 천기원 목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화장실 바닥에 누워자니까 온몸에 습진이 생겨서 어린아이 같은 경우는 울고 불고 한다니까요.”

덥고 습한 현지 기후 때문에 24시간 선풍기가 돌아가는데다 마시는 물과 화장실 물을 함께 사용하는 등 오염된 물을 사용하다 보니…결핵과 피부병, 눈병 등 여러 전염병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문: 이런 이유 때문에 지난 여름에는 사망자까지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지난 8월 8일 40대 탈북자 김상현 씨가 뇌출혈로 수용소에서 사망했습니다. 북한에서 지방 관리까지 지낸 것으로 알려진 김 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 인권운동가들은 방콕 이민국 수용소의 의료지원 부실을 지적합니다. 다시 김상헌 씨의 말입니다.

“ 그 분은 머리가 늘 아파서 병원 치료를 호소했는데, 별로 치료해주지 않아 뇌일혈로 사망했습니다. 물론 제시간에 그가 한국에 왔었더라면 죽었을 사람이 아니죠.”

사망한 김상현 씨는 지난 3월 태국에 밀입국한 뒤 이민국 수용소에 수감됐었습니다. 수감 5개월만에 그토록 원했던 자유의 땅을 밟아보지 못한 채 먼 이국땅의 수용소에서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문:그럼 태국 정부가 의료지원을 안하는 겁니까?

답: 아닙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의사들을 보내 진단을 하고 필요할 경우 약도 처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감자 수가 너무 많다 보니까 신중하게 진단하는 것도 아니고 약도 북한 분들의 체질과 맞지 않아 별 효과가 없다고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탈북자들은 자신들을 도와준 인권단체 관계자들에게 약이나 생필품을 보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태국 당국이 면회는 물론 이런 물품의 반입마저 금지하고 있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의 말입니다.

“우리한테는 일절 면회가 안되니까 아파도 약이나 이렇 것들을 해주고 싶어도 전달하는 과정이 어렵죠.”

탈북 지원 인권운동가 김상헌 씨는 태국 당국이 탈북자들의 대량 입국을 막기 위해 이런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합니다.

“탈북동포들! 태국에 도착하는 이들 탈북자들에게 고통을 줌으로써 더 많은 탈북자들이 태국에 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 그런데, 수용소 내 환경이 이렇게 열악한 때문인지 수감자들 사이에서 돈을 주고 자리를 사는 경우도 많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답: 누워서 편하게 잘 곳도 없고, 운이 나쁘면 화장실 변기 옆에서 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다 보니까 좋은 자리를 돈으로 사고 파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탈북자 박준금 씨의 말입니다.

“자리를 먼저 있던 사람에게서 사는 거죠,…….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는 좋은 자리는 한국돈 40만원, 그러니까 북한돈으로 1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자리가 없으니까 먼저 온 사람이 누워 자는데, 늦게 온 사람은 자리가 없지요. 한 3~4개월 기다리다가 (먼저 주인이) 한국으로 가면 그 자리가 비게 되니까 그 자리를 그냥 주는 것이 아니고 돈을 받고 팔다 보니까 가격이 계속 올라 이번주에는 1만 3천바트로 올라갔죠. 한 40만원돈 되죠. 하지만 돈 없는 사람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죠.”

문: 이런 실태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은 어떤지 궁금하군요.

답:한국 정부는 대북 포용정책 때문에 탈북자들을 잡음 없이 조용하게 수용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상대에게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요구할 경우 자칫 논란이 커질 수 있고, 그럴 경우 대북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상헌 씨는 한국 정부의 태도가 너무 수동적이라고 지적합니다.

“ 한국대사관에서는 이럽시다. 저렇게 해 주십시오. 이런 입장이 아니고 태국 정부에서 결정하면 무조건 결정에 따르는 수동적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권운동가들은 한국 정부가 수용소 내 탈북자 의료 지원 문제 등 최소한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며 상당히 서운해 하고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탈북자들의 대거 입국에 대한 국경 안보 차원의 우려, 탈북자 등 밀입국자들의 수용시설 유지를 위한 재정 부족, 북한과의 외교적 문제 등 여러 사안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며 상황을 개선시킬 움직임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개선 노력이 더욱 시급한 때입니다.

지금까지 태국을 경유하는 탈북자들이 거치고 있는 방콕의 이민국 수용소 실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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