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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당 서기장 방북, 북-베트남 관계 복원에 큰 의미,’ 전문가


농 득 마잉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16일부터 사흘 간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늘 평양 비행장까지 나가 직접 영접할 정도로 환대했는데요, 한국 내 베트남 전문가인 부산 영산대 베트남학과 안경환 교수는 마잉 서기장의 이번 방북은 “그동안 탈북자 문제 등으로 소원해졌던 북한과 베트남 관계가 복원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가 안경환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문) 마잉 베트남 공산당서기장이 오늘 북한을 방북했는데 어떠한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답) 이번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농득 마잉 서기장의 북한 방문 1975년 베트남의 통일 후 베트남 당 서기장으로써는 북한을 처음 방문하는 최고위 정치지도자입니다. 이번 방문으로 북한과 베트남이 고위급 인사의 상호방문과 경제협력 추진을 통해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응우옌 떤 중 베트남 총리는 지난 9일 북한과 ’투자보호 및 지원에 대한 협정’을 승인해 대북 투자 로드맵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바도 있고, 농 득 마잉 서기장의 방북에 이어 북한 김영일 내각 총리도 26~28일 응우옌 떤 중 총리의 초청으로 베트남을 공식 방문하고, 팜 쟈 키엠 베트남 부총리가 연말 답방할 예정이어서 조만간 양국 간 ’경협 로드맵’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고위급 인사의 상호 방문은 전통적인 우호국인 베트남과 북한과의 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문) 그동안 북한과 베트남의 관계, 어떻게 정리를 할 수 있을까요?

답) 이번 농 득 마인 베트남 당서기장의 북한 방문은 그동안 소원했던 양국 관계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사실 양국은 1950년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베트남전쟁 시기인 1967년 북한이 베트남을 무상군사지원 및 경제원조를 체결하고 베트남전 당시에는 김일성 주석과 베트남의 민족 영웅인 호찌민 주석과의 친분을 배경으로 북한이 월맹에 공군 병력을 파견하고 군수물자를 지원하는 등 한동안 사회주의 우방으로써 ’혈맹관계’을 과시했었습니다.

하지만 1979년 북한이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을 비난해 양국 관계는 냉각됐었고, 특히 1992년 12월 22일에는 북한이 원치 않는 한국과 베트남이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면서 더욱 소원해 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 1992년 베트남이 한국과 외교관계 수립 이후 북한과 베트남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는데 구체적인 변화상을 말씀해 주시죠?

답) 북한과 베트남 관계가 냉각기를 계속 유지해오던 양국 관계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쩐 득 르엉 베트남 주석이 2001년 7월과 2002년 5월 상호방문하면서 관계를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북한의 핵문제, 만성적인 식량난, 탈북자 문제 등이 이슈화되면서 관계개선의 기회를 쉽게 포착하지 못했었습니다.

2004년 7월 468명에 달하는 탈북자가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이송되면서 또 다시 베트남과 북한과의 관계는 더욱 소원해 질수 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당시 북한은 베트남이 탈북자 집단 한국행을 결정한 것에 대해 “초보적인 의리와 도덕마저 저버리는 신의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었습니다.

이번에 마잉 공산당 서기장의 북한방문을 통해서 북한으로서는 세계 제 2의 쌀 수출국인 베트남과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베트남과 관계를 개선하고 경제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기에 우호협력관계를 예전처럼 복원할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문) 동남아시아 국가 중 베트남에도 상당수의 탈북자들이 체류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베트남의 탈북자 정책이 변화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답) 베트남의 탈북자 문제는 지금까지 신중하게 대처해왔던 것처럼 베트남으로서는 더욱 신중해야 다루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선 한국과의 경제협력 분위기를 깨지 않는 것이 베트남으로 보아서는 가장 현명한 정책이라고 봅니다. 한국은 베트남에 외국인 투자 규모면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고, 금년 투자금액만 보면 베트남에 직접 투자를 한 전체 47개국 가운데 한국이 21억달러로 1위를 기록하였습니다.

따라서 베트남은 북한과 전통적 우호관계에 있지만 탈북자 문제를 섣불리 처리해서 한국과의 외교적인 관계를 냉각시키지 않으리라고 보고, 더욱 미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인권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인권문제에 관련된 탈북자 문제는 베트남으로써는 더욱 신중을 기해서 지금까지 해 온 전례대로 외교적인 협상을 통해서 해결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은 베트남은 평화를 사랑하는 문화 민족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외교적인 관례를 벗어나거나 국제법을 어기면서까지 탈북자 문제를 처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문) 베트남은 그동안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자주 밝혀왔는데 이번에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답) 농 득 마잉 서기장의 북한방문이 중요한 시점에 있습니다만 당 서기장의 한두번 방문으로 그런 지랫대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예상하기 어렵구요 따라서 베트남이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서 또 세계 평화유지를 위해서 베트남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보고 향후 이러한 외교관계가 더욱 성숙이 되고 경제협력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다면 베트남의 한국과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 베트남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해 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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