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후쿠다 야스오 日 총리, 대북 정책 노선 변화


그동안 납치자 문제로 극도로 경색됐던 북-일 관계가 이처럼 양국 당국자가 비공식 접촉을 벌일 정도로 개선되면서, 일본 후쿠다 야스오 신임 총리의 대북 정책 노선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납치 문제 해결 없이 국교 정상화 없다'는 전임 아베 정권의 대북 강경정책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후쿠다 정권 측에 북한 당국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지현 기자와 후쿠다 정권의 대북 정책과 향후 북-일 관계를 점검해 보겠습니다.

문: 서지현 기자.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취임한 뒤 대북 정책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게 전반적인 분석인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네.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15일, 오늘 의회에서 북한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강조했는데요. 지난 12일에도 중의원 결산위원회에서 대북 관계와 관련해 납치 문제라는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고, 핵과 미사일이라는 안보상 매우 중요한 3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국교정상화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일본인 납치 문제와 핵 관련 문제의 일괄타결을 계획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데요. 전임 아베 총리의 '납치 문제 없이 국교정상화 없다'는 강경 일변도 정책과는 확연히 달라진 입장표명인 것이 분명합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북한 핵 문제를 거론하면서도 북-일 관계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었습니다.

문: 후쿠다 총리는 방북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도 하지 않았습니까. 그 발언에 이어 대북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강조하는 발언은 상당히 암시하는 바가 큰 것 같은데요.

답: 네. 후쿠다 총리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없지만 그것은 교섭 상황에 달려있다'면서 6자회담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의 진전 여하에 따라 방북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아직은 '설'이지만, 야마사키 다쿠 전 자민당 부총재가 후쿠다 총리의 대북 특사 자격으로 조만간 방북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기도 했었습니다.

문: 후쿠다 총리는 취임 이전부터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설 것임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이처럼 달라진 입장표명은 일본의 대내외적인 정치상황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답: 네. 후쿠다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북-일 관계의 최대 걸림돌인 납치 문제에 대해 자신의 손으로 해결하겠다며 상당한 의욕을 표명했었는데요.

일단 일본은 내년 초 총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국면전환용으로 북-일 관계정상화를 후쿠다 정권이 염두에 뒀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 측이 일본 정부의 납북자 문제에 대한 초강경 입장에 불편한 기색을 보여온 게 사실인데요. 후쿠다 정권이 미국 측의 이같은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국제정치적 상황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문: 그런데 일본 정부는 최근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를 6개월 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이같은 일본 정부 측의 제재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반발기류가 감지되고 있다죠?

답: 네. 일본 정부는 지난 9일 북한의 핵실험 직후 내린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를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선박의 일본 입항 금지, 대북 수입 전면중단 등의 제재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은 '핵 문제를 포함한 여러 북한의 상황과 납북자 문제에 구체적인 진전이 없다는 점을 포괄적으로 검토해 제재 연장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정치권과 언론 일각에서도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반발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데요.

일본의 '아사이' 신문과 '마이니치' 신문 등은 '납치 문제의 진전은 없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 약속을 감안해 일본 정부는 대북 제재 조치 일부를 완화함으로서 북한의 노력을 평가한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었다, 북한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했으니 제재를 위한 제재는 지양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후쿠다 총리 역시 지난 번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 조치 연장과 관련해 '상황이 변하지 않아 제재 조치를 계속하기로 결정한 것이며, 교섭이 이렇다 저렇다 하는 얘기는 아니다'며 향후 대북 협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는 등 일각의 여론을 상당히 의식하는 듯 합니다.

문: 북한 역시 후쿠다 정권에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는 듯 한데 어떻습니까.

답: 네. 일단 당국자 간 대화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북한 역시 북-일 관계정상화에 대해 상당히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담당 대사는 지난 11일 후쿠다 정권의 대북 노선에 대해 압력 보다는 대화를 중시하는 자세를 명확히 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송 대사는 평양에서 일본의 '교도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후쿠다 정권의 대북 정책을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면서, 상대가 대화를 하자고 하는데 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송 대사는 또 사견을 전제로 이웃 나라와 관계를 좋게 하는 게 양 국민의 기대이기도 하다면서, 그에 걸맞은 일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상당히 적극적, 구체적인 입장 표명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같은 흐름이 지난 주말 양측 간 회동으로 이어졌구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역시 이달 초 노무현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 때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정권의 정책을 지켜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일 관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섞여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문: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던데, 어떻습니까.

답: 최근 이같은 미묘한 북-일 관계의 변화 기류는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에도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재조사 등에 응할 경우, 지난 여름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해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산케이 신문'이 지난 12일 보도했습니다.

지난 8월 아베 신조 총리 재임 때 북한 수해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검토됐었다가 9월 초 6자회담 북-일 실무그룹 회의에서 납치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이 없었다는 이유로 보류됐었는데요.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후쿠다 정권과의 대화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임에 따라 대화의 초석 마련을 위해 일본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주말 양측 간 첫 대화가 마련된 만큼 이 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