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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과의 국경지역서 핸드폰 단속 강화


북한은 최근 중국과의 국경지역에서 손전화기, 핸드폰 사용에 대한 단속을 크게 강화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최근 최신 추적장치를 동원해 손전화기(핸드폰) 단속을 다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전화기 사용 목적과 횟수에 따라 다양한 처벌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통화한 북한 인민군 간부 등 내부 소식통들은 손전화기 단속에 걸릴 경우 최근에는 벌금 50만원 정도를 추징 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손전화기는 미국에서 셀룰러 폰이나 모바일폰, 한국에서는 흔히 핸드폰이라고 불립니다.

손전화기는 지구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생활 필수품이자 중요한 통신수단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며,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학생들도 상당수 개인 손전화기를 갖고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북한도 지난 2002년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정부의 의도와 관계 없이 외부 정보의 유입이 늘면서 국경도시를 중심으로 중국 이동통신회사 손전화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그러나, 체제 유지를 위해 일반 손전화기 사용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단속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습니다.

한국내 북한 전문 인터넷 신문인 ‘데일리 엔케이’는 지난 12일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검열단 40여명이 최근 신의주에서 손전화기 집중 단속을 펼치고 있다고 복수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평양에서 온 그루빠(검열팀)가 차량에 이동식 추적장치를 싣고 중국 이동통신사 주파수 대역을 추적해 손전화기 사용자들을 단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위원들은 압수한 손전화기의 기억장치에 한국 번호가 찍혀 있거나 한국에 문자를 보낸 흔적이 남아 있으면 한국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해 엄정한 처벌을 내린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현재 북한 국경지역 모 부대의 고위 간부로 있는 리명수 씨는 14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단속 강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씨는 지역에 따라 단속에 차이가 있다고 말하고, 자신이 근무하는 A 시에서는 손전화기를 사용하다 적발될 경우 벌금 50만원을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50만원! 위법을 했으니까 응당하지요. 법적 처벌을 받아야지요.”

북한은 지난 2004년부터 손전화기 단속을 본격화 했으며 특히 지난해 중국에서 추적장치를 도입한 이후 검열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는 단속 초기인 2000년대 초 사용자들을 교화소나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는 등 엄격한 처벌을 가했지만 이후 사용자들이 급격히 늘자 지난해부터 처벌을 완화했다고 북한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손전화기 입수 경위와 목적, 적발 횟수에 따라 처벌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국경지역의 L시에 살고 있는 로정숙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 내 친척과 단순 통화 목적으로 손전화기를 사용했을 경우 징역형은 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일 때문에 하는가 이지. 도둑질인지..아니면.. 어쨌든 위법행위를 하는 사람들이죠. (친척들하고 전화하다 적발되면 괜찮은거구요? 네!”

전화 용도를 조사해 마약이나 인신매매 등 위법적인 데 사용한 사람은 처벌 강도가 높지만 단순히 중국 내 친척들과 통화했을 경우 벌금으로 처벌을 대신한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입니다.

손전화기 사용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처벌 규정은 그러나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북 지원단체 ‘좋은벗들’ 은 올해 초 소식지에서 손전화기 사용시 처음 적발되면 벌금이나 경고로 끝나지만 두번째 적발될 경우 징역형을 받는다고 전했습니다.

이 단체는 올해 초 국가안전보위부가 회령에서 두 달여간 손전화기 4백30여대를 압수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으로 통화했던 주민이 1백70여명에 달했다며 전화기 사용자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5월 손전화기를 사용하다 적발돼 벌금을 낸 경험이 있는 로정숙 씨는 손전화기를 한번 사용하면 없이는 못 살게 된다며, 사용자가 계속 늘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지 소식통들은 주민들의 손전화기 사용 횟수가 늘자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국경도시인 회령과 온성, 혜산, 만포, 강계, 그리고 신의주에서 집중단속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중국 단동과 가까운 신의주에서 단속이 가장 심하다고 말합니다.

북한 전문 인터넷 신문인 ‘데일리 엔케이’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세계적인 계측기 전문업체인 독일 로데휴왈츠의 주파수 대역 감지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손전화기가 잘 터지는 곳을 감지해 아파트나 동네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주민들이 추수에 동원되는 가을철에는 손전화기 사용 횟수가 비교적 적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다시 횟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북한 당국의 단속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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