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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부 북한 ‘개혁 개방’ 용어 삭제 논란


한국 통일부가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의 개성공단 소개 난에서 ‘개혁 개방’이라는 용어를 삭제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대북한 경제 지원의 명분을 스스로 저버렸다”는 비판과 “북한의 우려를 반영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엇갈린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서 VOA 박세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노무현 한국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을 마친 지난 4일 대표적인 남북 경제협력사업장인 북한 개성공단에 들러 “개혁, 개방이라는 용어에 대한 북측의 거부감과 불신감을 느꼈다며 서울에 가면 정부는 그런 말을 쓰지 않아야겠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을 통해서 북측이 개혁되고 개방될 것이다 이런 말을 우리가 좀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것이 조심성 없는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서울로 돌아가면 적어도 우리 정부라도 그런 말을 써서는 안되겠다. 이것은 남북이 하나되는 자리고 함께 성공하는 모범이 되는 자리이지 누구를 개혁시키고 누구를 변화시키는 자리가 아니다”

한국 언론들은 통일부가 홈페이지에서 ‘개혁, 개방’ 용어를 삭제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편 송영대 전 통일부 차관은 이번 북한에 대한 ‘개혁, 개방’이라는 표현 삭제 논란과 관련해 공산권에서도 개혁 개방이라는 표현을 많이 써 왔지만 북한이 굳이 이 표현을 거부한 것은 개혁 개방이 곧 남한 주도의 흡수통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령 소련이 붕괴되기 직전에 페레스토이카 즉 개혁이라고 하는 정책을 내세웠고 또 중국도 등소평 이후에 개방정책을 공식적으로 천명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도 도이모이 정책이라는 개방 개혁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공산권에서도 공통적으로 사용해오고 있는 용어가 개혁, 개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개혁 개방이라는 표현을 거부한 것은 이 용어가 흡수통일을 의미하는 것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송 전차관은 북한 경제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개혁 개방을 하지 않고서는 어렵고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목표 역시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하는데 있기 때문에 노무현 행정부가 이 표현을 회피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은 이 개혁 개방이라는 용어를 너무 거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런 점에서 노무현 정부도 너무 북한의 비위맞추기식의 발상을 더 이상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 동용승 연구위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경협은 사실상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며 굳이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찬 한국 정부의 전략적 행보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개혁 개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대북정책의 명분을 상실하는 측면도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개혁 개방이라는 것이 유도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을 수도 있겠구요 이런 용어를 삭제하고 사용하지 않은 것을 통해서 대북정책의 명분을 상실하는 측면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동 박사는 이번 용어 삭제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의 대북한 정책은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한국 정부가 이번 결정에 앞서 국민적 합의를 구하지 않았고 성급하게 진행한 점은 아쉬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정책 자체가 크게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렇지만 이 정책이라는 것이 국민적인 합의와 동의 지원 이런 것으로 인해서 보다 더 힘을 받을 수가 있는데 아무래도 좀 타격이 있지 않겠는가”

이화여대 북한학과 조동호 교수는 이번 용어 삭제가 적절치 않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남북한간 경협은 제3국과의 경제관계와는 다르게 경제협력을 확대해 감으로서 남북이 경제에 서로 도움을 받겠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한이 화해와 협력을 추진하고 동질성을 찾아 경제공동체에서 장차 순조롭게 통일로 까지 가기 위함이 그 목적이었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해 ‘개혁, 개방’ 용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그동안 한국 정부가 밝혀온 대북 경제 지원의 명분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 되었다고 조 교수는 지적합니다.

“결국 우리가 북한의 변화를 통해서 우리 서로 한반도에서 한민족의 삶을 한 단계 올리자고 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데 만약에 개방 개혁을 안하겠다고 한다면 그럼 도대체 무엇 때문에 북한하고 경제협력을 하는 것인가? 라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죠 따라서 이번에 개혁 개방이라는 단어를 안쓰겠다고 하는 것은 좀 적절해 보이지 않습니다”

조 교수는 또 북한이 듣고 싶지 않겠지만 남한이 지원을 할 때는 북한에 대해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며 북한 스스로도 그런 의식이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한번 잘 해보겠다라는 그런 의지, 스스로 돕겠다는 자구의식이 중요한 것이죠 바로 그것이 바꿔 말하면 개방 개혁입니다. 즉 북한이 ‘우리가 개방 개혁을 하려고 하는데 이렇게이렇게 어렵다 그러니까 남쪽이 도와 달라’라고 말하는 것이 정상이고 또 도와주는 쪽에서도 그것을 요구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개혁, 개방’을 통해 북한을 붕괴시켜야 된다는 한국의 일부 극단적 반공주의자들 때문에 북한이 이 용어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명분에 집착하지 않는 한국 정부의 실용노선을 이번 사례에서 찾아 볼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 정부의 기본입장은 명분을 저쪽(북한)에 주돼 개혁 개방이라는 용어를 삭제함으로써 저쪽이 싫어하는 그런 표현을 이제 사용하지 않은 대신에 대신 북한에 실질적으로 큰 개혁과 개방을 이루어내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입니다.

정 실장은 또 북한이 이달 초에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2단계사업과 해주 지역의 특구 개설에도 합의한 것으로 볼 때 북한 정권의 개혁 개방 의지를 의심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뭐 북한이 개혁 개방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이지 실제로 개혁, 개방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따라서 정부가 이런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개혁 개방을 포기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대북지원의 명분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런 것들은 좀 지나친 논리인 것 같습니다”

한편 한국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이번 논란과 관련 “개혁 개방이라는 표현 자체가 상당히 북한의 체제를 흔들려고 하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단어들은 분명한 것 같다”고 평가하고 “한국 정부로서는 그런 부분을 유의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VOA 박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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