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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10-10-07]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최원기 기자입니다.

엠시)최기자,한국 정부가 베이징의 한국국제학교 탈북자 연행 사건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 항의를 한 것은 이례적이죠?

최)그렇습니다. 통상적으로 한국과 중국은 탈북자 문제가 발생하면 가급적 조용히 처리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탈북자 문제를 떠들썩하게 처리할 경우 북한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이고 탈북자를 한국으로 보내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엠시)그렇다면 그동안 조용한 처리를 주장해온 한국정부가 왜 이번에는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한 것입니까?

최) 한국으로서는 두가지를 묵과하기가 곤란했을 겁니다. 하나는 중국 공안이 한국국제학교 진입에 성공한 탈북자를 들어와 연행해갔다는 점입니다. 그 동안 중국 공안은 탈북자들의 외교시설 진입은 막아도 일단 탈북자가 시설에 들어가면 그냥 놔두는 것이 관례였습니다.그런데 이번에는 중국 공안이 한국학교의 5층 화장실과 옥상까지 들어와서 탈북자를 연행해 갔습니다. 베이징 한국국제학교는 사실 치외법권이 적용되는 외교공관은 아니지만 그동안 외교공관에 준하는 대우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이같은 관례를 무시한 것이지요. 또다른 이유는 중국공안이 한국의 외교관인 영사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것입니다.사건이 발생하자 한국 영사 4명이 달려가서 외교관 신분증을 제시하며 탈북자를 연행하지 말라고 했는데,중국 공안이 영사들의 손을 뒤로 꺽고 끌고갔다는 겁니다. 이러니 한국정부도 더 이상 가만히 있기는 곤란할 겁니다.

엠시)중국공안에 체포된 탈북자 4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최)탈북자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입장이 그때그때 달라서 한마디로 말씀드리기는 곤란합니다만,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한국으로 갈 공산이 커 보입니다. 만일 중국이 이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보낼 경우 한국 정부는 중국측에 한층 더 큰 목소리로 거세게 항의할 것입니다.

엠시)중국이 탈북자 문제를 놓고 한국과 북한 사이에 샌드위치가 된 셈인데요, 어떻게 생각하면 중국 입장도 딱하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중국 얘기가 나온김에 베이징이 3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종전선언을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최) 네, 저희가 몇번 보도해드렸습니다만 이번 남북 정상회담 공동 발표문에 한국전 종전 선언을 위해 3자,4자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대목이 있습니다.그런데 만일 3자 회담이 되면 남북한과 미국이 종전선언의 주체가 되고, 중국은 배제됩니다. 따라서 한국전에 참전했던 중국으로서는 ‘우리가 빠져서는 안된다’고 하고 있는 것이지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중국이 빠지기는 곤란할 것입니다.

엠시)미국과 북한 당국자들이 이번주 뉴욕에서 실무접촉을 갖는다는데 양측이 무슨 얘기를 주로 나눌까요?

최)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양국 실무자들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문제와 북한의 국제금융체제 접근, 문화교류등 3가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과거에는 주로 핵문제와 테러 지원국 문제를 얘기해왔는데..이번에는 북한의 금융기관 가입과 문화교류 문제가 새롭게 등장한 것입니다. 미-북간에 접촉이 활발하고 관계 개선의 폭이 차츰 넓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엠시)한국의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이 10일 북한이 부시 대통령 임기중에 핵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는데 이 발언의 배경을 좀 설명해 주시죠.

최)천영우 본부장의 얘기는 7년전의 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은 평양에서 1차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그로부터 넉달뒤 북한은 2인자인 조명록 차수를 백악관에 보내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미국과 북한은 클린턴-김정일 정상회담에 합의했습니다.그러나 미-북 정상회담은 결국 불발로 돌아갔습니다. 북한이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를 불과 몇 달 남기고 정상회담을 추진했기 때문에 너무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북한은 7년전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15개월이상 남은 이 시점에 미국에 접근하려 한다는 얘기입니다.

엠시)천본부장은 또 북한 핵문제 해결의 열쇠는 ‘정치적 보상’이라고 했는데요, 이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최)제가 보기에는 정치적 보상은 미-북 관계정상화, 대북 안전보장, 그리고 좀더 구체적으로는 미-북 외무장관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엠시)과연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려 할까요?

최)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북한이 핵을 폐기한다면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면 양국 최고 수뇌부인 부시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만나야 합니다. 다만 한가지 전제 조건은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 입니다.

엠시)2007년10월10일 한반도 뉴스를 전해드리면서 떠오르는 것은 ‘국제사회에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말입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언젠가 미-북 정상회담 소식을 전해드릴 날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뉴스 초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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