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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북한에 대규모 식량 원조 계획 


북한의 핵 폐기를 위한 6자회담의 진전으로 미국과 북한 간 관계가 순조로운 흐름을 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대규모 식량 원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부는 아직 이같은 계획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국제 구호단체들은 일찌감치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양자 정부 차원의 식량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그동안 북 핵 문제가 먼저 해결된 뒤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할 수 있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백종천 한국 청와대 안보실장은 지난 8일 서울에서 언론사 편집, 보도국장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미국 정부가 심각한 식량난을 겪는 북한에 대규모 식량 지원을 하기 위해 북한 측과 곧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 실장은 미국이 상당 규모의 식량을 북한에 제공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6자회담과는 관계 없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개선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사무소를 설치해 지원한 식량에 대해 직접 배분 과정을 감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국무부와 국무부 산하의 국제개발처, USAID는 이같은 내용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션 맥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대규모 대북 식량 지원 계획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그런 계획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백악관이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몇 주 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며, 그 이후 새로운 내용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청와대의 고위 당국자와 미국 워싱턴 내 복수의 소식통들이 미국 정부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이 임박했다고 한 목소리로 전함에 따라, 대북 지원을 위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물밑에서 구체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 내부의 이같은 기류에 대해 국제사회는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아마데우 알타판(Amadeu Altafan) 유럽연합, EU 대변인은 미국의 대북 지원과 관련해 인도주의적 지원에 있어 정치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EU는 지난 1995년부터 북한에 3억5천6 백만 유로를 기부했습니다.

알타판 대변인은 9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EU의 북한에 대한 그동안의 지원은 국제기구나 인도주의 관련 단체들이 현지에서 진행한 조사 등에 따른 것이며, 이는 철저히 '필요'에 의한 것이지 정치적 고려는 전혀 개입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알타판 대변인은 인도주의 지원은 정치 정세와는 절대 연관돼서는 안 된다는 게 EU의 원칙이라면서, EU가 '개발 원조'와 '인도주의 원조'를 확실하게 구분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주도하고 있는 국제기구들도 환영의 뜻을 표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 WFP의 폴 리즐리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양자 지원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WFP가 북한 측의 모자란 쌀과 식량을 모두 채워주기 힘든 측면이 있어 여러 국가들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는 8일 북한 수해 종합보고서를 통해 북한 당국은 세계식량계획, WFP 등 국제기구 요원들이 긴급 수해 복구 기간 중 임시로 북한에 입국해 체류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비자를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주 WFP 물류 담당관이 평양에 입국하며, 정보 담당관은 오는 16일 방북할 예정입니다.

WFP는 이 달 중순부터 2차로 긴급 식량배분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구호 식량의 도착이 늦어져 11월에는 식량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WFP는 기온이 낮아지고 추수가 시작되는 11월부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북한주민들을 위해 식량 수송을 가속화 하는 등의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OCHA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보건성이 수해 지역의 질병 실태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수해 이전인 지난 8월 중순에 비해 9월 중순 현재, 강원도 이촌군과 황해북도 평산군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 이질 환자가 각각 45%와 36%씩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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