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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 자유무역에 대한 회의적 시각 늘어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에서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유 무역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따라 차기 미국 정부 아래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들이 큰 걸림돌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먼저, 이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과연 자유무역이 무엇인지 그 개념에 대해 정리해 보죠?

답: 네, 자유무역이란 두 개 이상의 나라가 서로 상품이나 용역을 거래하는데 따르는 관세를 크게 줄이거나 아예 없앰으로써, 마치 하나의 국가 안에서 처럼 자유롭게 무역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세계 각 나라들은 이를 위해 양자간이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활발한 노력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얼마 전에 체결한 자유무역협정, 한미 FTA 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입니다.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될 경우 많은 종류의 상품과 용역을 더욱 싸게 서로 사고 팔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에, 무역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다 보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나라나 분야가 피해를 보는 경우도 생기게 되는 단점도 있습니다.

문: 그렇군요. 그런데,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해 왔던 공화당 쪽에서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다소 뜻밖인데요,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결과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 네, 미국의 경제전문신문인 월스트리트 저널과 NBC 방송이 최근 공화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들에게 두 가지 가운데 주장 가운데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 하나를 고르도록 했습니다.

첫째는 자유무역은 해외에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미국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자유무역으로 인해 수입품이 증가하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국내수요가 감소함으로써 국내의 일자리가 줄어들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제품들이 생산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자유무역은 미국 경제에 해가 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지지자들의 59%가 자유무역이 미국 경제를 해친다는 두번째 주장에 동의한다고 대답했습니다. 반면 첫번째 주장에 대한 찬성은 32%에 그쳤습니다. 지난 1999년에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자유무역에 대한 반대가 31%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8년 만에 그 수치가 28%나 늘어난 것입니다.

문: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당장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이 외국산 물품에 대한 수입을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를 옹호하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자유무역에 대한 공화당 측의 지지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자유무역협정들은 미국의 독립에 대한 위협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 론 폴 하원의원이 지난 3/4분기에 5백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새로운 추세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텍사스 출신은 폴 의원의 그같은 모금액은 한 때 공화당 선두주자였던 존 맥케인 상원의원의 모금액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공화당의 유력대선들은 여전히 자유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자유무역을 제한하기 위한 보호무역조치를 취하기 보다는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들을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문: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자유무역에 대한 반대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민주당 측에는 고무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네, 오래 전부터 자유무역으로 인해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비판해 왔던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그같은 소식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지난 3월에 실시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54%가 자유무역이 미국에 해가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자유무역에 찬성하는 사람은 21%에 불과했습니다. 이같은 민주당 측의 정서는 대선 후보들에게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경우에는 특히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 , 한미FT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다른 주요 대선후보들도 자유무역의 확대를 비판함으로써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노동조합 관계자들을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문: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자유무역에 대한 반대가 50%가 넘는드는 얘긴데요..... 바로 이런 상황 때문에 차기 미국 정부에서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체결한 무역협정들이 큰 걸림돌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이번 여론 조사 결과는 앞으로 자유무역 확대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차기 대통령의 경우, 대통령의 신속무역협상권 기한이 얼마전 만료된 뒤 더 이상 연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중요한 무역협정을 추진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신속무역협상권은 미국이 상대 국가와 체결한 무역협정에 대해 의회가 아무런 수정도 가하지 않고 찬성이나 반대만을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된 제도로, 부시 대통령은 바로 그같은 권한 때문에 의회의 승인을 얻기가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 11월 의회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의 다수당 지위를 차지한 이후, 그리고 민주당 주도의 의회가 대통령의 신속무역협상권 기한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후, 자유무역을 확대하려는 부시 대통령의 노력은 정체상태에 빠졌습니다. 심지어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도 저항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미국과 한국이 얼마전에 체결한 한미자유무역협정도 의회에 비준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 네, 미국과 한국은 1년이 넘는 장기간의 협상 끝에 한미 FTA 조약을 타결하고 현재 두 나라 의회에 비준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 FTA가 현 미국 의회 임기 내에 승인을 받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일부 국회의원들은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와 자동차에 대해 충분히 시장을 개방하지 않을 것이고 비판하면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미국과 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도 한미자유무역협정과 비슷한 위험에 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도 합니다만 미국이 파나마와 페루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은 무난히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이연철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미국의 이모 저모를 소개해드리는 미국 미국 속으로 벌써 시간이 다됐네요. 대단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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