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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 핵 합의, 북한의 이행 정도가 관건’


백악관과 국무부 등 미국 정부 당국이 이번에 타결된 6자회담 합의를 환영하면서 높이 평가하는 것과는 달리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다소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 물질과 핵무기의 처리에 더 많은 초점이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6자 회담에서 새 합의가 도출되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올해말까지 영변 핵 시설을 불능화하고, 핵 프로그램도 신고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은 3일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가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려는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통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앞서 백악관 데이나 페리노 대변인도 “북한이 핵 시설 폐쇄에 이어 불능화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최종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워싱턴 소재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이번 합의가 긍정적인 진전이기는 하지만, 너무 크게 평가해서도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새 합의가 핵 시설 폐쇄와 핵 프로그램 신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북한이 이미 개발한 핵 무기는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설사 북한이 합의 내용을 모두 이행하더라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훨씬 어려운 과제가 남아있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또 “북한이 이미 핵 실험을 한 마당에 6자회담의 초점은 북한이 이미 보유한 핵 물질과 핵 무기의 처리에 더 많이 맞춰져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협상조차 갖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의회연구소 래리 닉시 박사도 “북한의 핵 불능화 방법과 구체적인 신고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따라서 최종 불능화와 신고 내용을 보기 전까지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국제관계센터의 존 페퍼 국제관계담당국장은 “이번 합의가 비핵화를 향한 단계적 진전을 이뤘고, 또 상호 신뢰를 확대했다는 점에서는 중대한 진전을 거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외교적인 성과를 원하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합의를 위해 어느 때보다 많은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6자회담의 진전을 외교적 성과로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존 페퍼 국장은 “이라크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부시 정부의 외교 정책은 총체적인 실패에 직면해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백악관의 태도 변화는 북 핵 문제에서라도 성공을 거둬야 한다는 판단과 결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부시 정부로서는 사실상 2.13 합의 이행이 북 핵 문제를 통해 거둘 수 있는 성과의 전부”라면서, “따라서 부시 정부는 실질적인 영향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했습니다.

래리 닉시 박사도 “부시 정부는 계속해서 북한 핵 제거가 목표라고 말하지만, 임기 안에서의 현실적인 목표는 북한 핵의 억제로 잡았을 것이라는 의견에 더 수긍이 간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합의의 또 다른 과제는 북한을 미국의 테러지원 국가 명단에서 해제하는 일입니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합의 이행에 맞춰 테러명단 해제를 추진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는 최종적으로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미국 의회연구소 래리 닉시 박사는 의회에서 일부 반대 목소리가 있겠지만, 결국 동의를 얻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소수 공화당 의원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조건을 명시해야 한다는 법안을 제안하기는 했지만, 북한이 합의를 이행할 경우 의회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하지만 만약 북한이 중동 과격 세력을 지원한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또 관련 정보가 나온다면, 의회의 큰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맨스필드 재단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의회의 동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일본인 납북자와 인권문제, 북한과 시리아의 연계가 새롭게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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