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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워싱턴 색클러 미술관에서 포르투갈 미술 전시회 열려


안녕하세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워싱톤의 색클러 미술관에서 열린 포르투갈 미술 전시회에 관해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최신작 ‘이스턴 프라미시즈 (동쪽의 약속 - Eastern Promises)’는 어떤 영화인지 살펴보고, 신간안내 시간에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딸 제나 부시 씨가 발표한 ‘애나 이야기 (Ana’s Story)’를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한 주 동안의 문화계 소식 전해드립니다.

-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달 췌장암으로 숨진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생애를 기리기 위해 국제적인 문화행사를 벌입니다. 이탈리아 외무부는 파바로티의 업적을 가능한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전세계 여러 나라 도시에서 음악회와 영화, 사진 전시회 등을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 워싱톤 스미소니안 재단 산하 건물들의 노후정도가 심해 전시품 관리와 보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미국 정부 보고서가 지적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습도조절 장치가 고장난 미 항공우주 박물관 등 스미소니안 박물관 건물들을 수리하는데 총 25억 달러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워싱톤 디씨에 들어설 예정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 박물관이 먼저 인터넷상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스미소니안 재단은 박물관이 완성되기까지 앞으로 5년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먼저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자료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 지난 22일 심장마비로 숨진 팬터마임의 거장 마르셀 마르소의 장례식이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거행됐습니다. 무언극 배우인 마르소는 새하얗게 칠한 얼굴에 붉은 입술, 검은 눈자위를 가진 ‘빕’이란 인물을 창조해 세상을 풍자했습니다.

- 행위 예술가 러리 앤더슨이 2007년 도로시와 릴리안 기시 상의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도로시와 릴리안 기시 상은 무언극 배우 도로시 기시와 릴리안 기시 자매의 이름을 따 세워진 것으로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예술가에게 수여됩니다.

문화계 단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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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워싱톤 스미소니안 재단 산하 색클러 미술관에서 포르투갈 미술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지구를 에워싸며, 16세기와 17세기의 포르투갈과 세계’란 제목으로 열렸는데요. 당시 해상제국의 위용을 떨치며 전세계를 누비던 포르투갈 선박들의 항해로를 따라,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 등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은 지역의 작품들이 소개됐습니다.

포르투갈 상선들의 항해는 실제로 전세계 여러 지역의 사람들이 처음으로 서로 교류를 하는 계기가 됐다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회 작품들은 그 당시 지식과 기술, 상상력의 교류를 통해 탄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전시회장에 들어서면 15세기 세계지도를 볼 수 있습니다. 1490년 이탈리아 플로렌스에서 제작된 세계지도를 보면 유럽은 어느 정도 지금 우리들이 알고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프리카는 네모나게 그려져 있고 아시아와 연결돼 있는 등 실제와 크게 다르다고, 이번 전시회 총 책임자인 제이 레벤슨 씨는 말합니다.

레벤슨 씨는 당시는 아직 신대륙이 발견되기 이전이라며, 미국이나 태평양은 지도에 나와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 옆에 전시된 16세기 지도를 보면 광대한 태평양과 아메리카 대륙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이는 모두 유럽인들, 특히 포르투갈인들의 왕성한 탐험여행 덕분이란 것입니다.

레벤슨 씨는 뉴욕 현대미술관 (MOMA)의 국제계획국장인데요. 이번 행사의 객원 전시 책임자로 전세계 여러 미술관과 접촉해 포르투갈 관련 미술품1백여점을 모았습니다. 레벤슨 씨는 특히 미적으로 뛰어난 작품을 모으기 위해 애썼다고 하는데요. 덕분에 전시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거북이 등껍질로 만든 접시에서부터 코끼리 뼈로 만든 등받이 없는 의자, 금으로 장식된 타조 알로 만든 잔, 앵무조개 껍질과 금은 보석으로 장식한 물병 등 아름다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 가운데 하나는 16세기 나이지리아에서 제작된 상아로 만든 소금용기입니다. 이 작품은 포르투갈 선원들이 배를 떠받치고 있는 모양인데요. 선원들의 얼굴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가면을 떠올리게 하고, 선장의 손에는 아프리카 창이 들려져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배의 작은 창에 노예의 얼굴이 새겨져있어 섬뜩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번 포르투갈 미술 전시회에는 총 2백75점의 작품이 전시됐는데요. 색클러 미술관의 20년 역사상 최대규모로 미술관 공간 전체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인근 아프리카 미술 박물관의 일부 공간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스페인에 가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포르투갈 문화와 예술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였다고 비평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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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최근에 개봉된 새 영화 한편 소개해 드립니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이스턴 프라미시즈 (Eastern Promises)’는 젊은 조산부가 출산도중에 숨진 10대 소녀의 가족을 찾다가 위험한 지하세계에 휘말려든다는 내용인데요. ‘반지의 제왕’의 아라곤 역으로 유명한 비고 모텐슨 (Viggo Mortensen) 씨와 ‘링’, ‘킹콩’ 등에 출연한 나오미 왓츠 (Naomi Watts) 씨가 각각 남녀 주인공 역할을 맡았습니다.

러시아계인 애나 키트로바는 런던의 한 병원에서 조산부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느날 10대 소녀가 분만 도중에 숨지는데요. 숨진 소녀는 아버지 모르는 아기와 함께 러시아어로 쓰인 일기장을 한권 남깁니다. 애나는 아기의 가족을 찾아내기 위해 숨진 소녀의 신원을 캐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러시아 폭력조직이 지배하는 암흑가에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애나 역을 맡은 나오미 왓츠 씨는 두려움을 모르는 애나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애나는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아기를 낳다 숨진 소녀와 아기를 둘러싼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쓴다는 것입니다. 애나 역시 러시아계인데요. 그동안 이민자의 자녀라는 사실을 거부해왔던 애나가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게 되고, 뭔가에 흥미를 갖고 열중하게 된다는 점에서 역할이 맘에 들었다고 왓츠 씨는 말했습니다.

애나는 과묵하고 알 수 없는 니콜라이를 만나게 되는데요. 니콜라이는 폭력조직 두목의 운전기사입니다. 하지만 지하세계 사람들은 모두 비밀을 갖고있죠. 정체도 확실하지 않은데요. 비밀에 싸인 니콜라인 역은 비고 모텐슨 씨가 맡았습니다.

모텐슨 씨는 러시아 억양을 제대로 흉내내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영화 촬영을 위해 니콜라이가 알고 지냈을 사람들, 즉 평소의 자신이라면 만날 일이 없을 사람들도 몇명 만났다고 하는데요.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크로넨버그 감독은 이번 ‘이스턴 프라미시즈 (Eastern Promises)’는 몸에 새겨진 문신과 같이 매우 작은 부분에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며, 현실적으로, 정확하게 그려내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크로넨버그 감독은 문신은 감옥에서 여권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그 사람의 몸에 새겨진 문신으로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어떤 종류의 범죄를 저질렀고, 성적 취향은 어떤 지, 어느 교도소에 있었는 지 등을 문신을 통해 알 수 있다는 건데요. 문신은 바로 그 사람의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크로넨버그 감독은 말했습니다.

주인공 니콜라이는 한증탕에서 목욕을 하던 중 갑자기 칼을 휘두르는 자객의 공격을 받게 되는데요.

이 결투장면에서 관객은 니콜라이의 몸에 새겨진 40여개 문신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니콜라이 역의 모텐슨 씨는 이 장면을 전나로 찍었는데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 연습을 하면서 이 장면을 실감나게 찍으려면 그 방법 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모텐슨 씨는 어떤 일을 제대로 해내고, 또 실감나게 해내면 만족감이 뒤따른다고 말했습니다. 모텐슨 씨는 한증탕 장면을 둘러싼 논란을 들어 알고 있다며, 이 장면은 절대 필요없는 장면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실감나게 하려고 찍은 장면이 왜 현실감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야하는 지 잘 모르겠다는 겁니다.

영화 속에서 니콜라이의 등에는 키릴 문자로 ‘중요한 것은 인간으로 남는 것이다’란 문신이 새겨져 있는데요. 모텐슨 씨는 이같은 문구야말로 영화 ‘동쪽의 약속 - 이스턴 프라미시즈 (Eastern Promises)’의 핵심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잔인하고 차가운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폭력적인 장면도 많지만, 결국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에 관한, 친절과 동정심에 관한 영화라고 모텐슨 씨는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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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시간입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쌍둥이 딸 가운데 한 명인 제나 부시 씨가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을 펴냈습니다. 지난 9월 28일에 발간된 제나 부시 씨의 책 ‘애나 이야기’에는 ‘희망의 여정’이란 부제가 붙어있는데요. 에이즈 감염자인 10대 미혼모 애나가 살아온 얘기를 들려주면서, 중남미 개발도상국들의 에이즈와 가난, 아동학대 실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텍사스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제나 부시 씨는 워싱톤 디씨 공립학교에서 1년동안 교사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는데요. 그 뒤 국제아동구호기금 (UNICEF) 인턴으로 자원해 파나마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던 중 애나를 만났다고 합니다. 애나는 태어날 때 부터 에이즈 감염자로 부모와 동생을 모두 에이즈로 잃은 고아인데요. 애나는 할머니 집에서 자라면서 폭력에 시달리고, 할머니의 남자친구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중에 에이즈 감염자들을 위한 보호소에서 아이를 임신해 미혼모가 됩니다.

제나 부시 씨는 에이즈에 감염된 여성과 어린이들을 위한 모임에서 애나를 만나게 되는데요. 당시 열일곱살이던 애나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고있다, 우리는 생존자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애나의 결연한 태도에 감동을 받는 부시 씨는 그 뒤 6개월 동안에 걸쳐 대화를 나눈 뒤 책을 쓰기에 이르렀는데요. ‘애나 이야기’는 총 3백 페이지에 달하지만 49장의 사진자료가 첨부돼 있고, 1백개 이상의 장으로 나뉘어 있어 청소년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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