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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게임 소재로 한 ‘레지던트 이블’ 인기


한 주간 미국의 영화계 소식과 화제들을 알아보는 '영화 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스튜디오에 김근삼 기자가 나왔습니다. 한가위도 지나고 어느새 9월 마지막 주가 됐네요, 이번주에는 어떤 소식을 가져오셨습니까?

답: 오늘은 영화와 함께 비디오 게임에 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문: TV와 연결해서 하는 비디오 게임을 말씀하시는건가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영화 흥행순위를 매기는 지난주 '박스 오피스'를 보면요, '레지던트 이블 - 익스팅션(Resident Evil – Extinction)'이라는 영화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02년에 처음 나온 '레지던트 이블'의 3탄 격인 영화인데요, 특이하게 비디오 게임을 주제로 만들어졌습니다.

원래 '레지던트 이블'은 소니사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 용으로 만들어진 비디오 게임이었습니다. 처음 게임 시장에 나올 때의 이름은 '바이오해저드'였는데요, 사람을 공격하는 좀비를 물리쳐야 하는 액션 게임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영화로도 제작됐고 또 1편과 2편에서 기대 이상의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래서 3편은 1억 달러 이상이 투입된 대작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예상대로 1위로 박스오피에 데뷔하면서 첫주말에만 2천만달러 이상을 벌여들었습니다.

문: 영화가 게임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흔하지만 게임이 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자주 보지 못한 것 같아요.

답: 물론 영화가 게임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지만, 그동안 영화화된 게임도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었죠. 그런데 '레지던트 이블'은 1편, 2편에 이어 3편도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과거에도 게임의 인기를 등에 엎고 영화로 제작된 작품들이 있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비디오 게임이나 컴퓨터 게임을 해보시면 알겠지만, 게임의 스토리는 영화나 소설에 비해서 굉장히 단순하죠. 특히 액션 게임은 별다른 줄거리 없이 그냥 적을 물리치고 높은 점수를 얻는 것이 목적 아닙니까? 이런 게임을 영화로 만들다보니까 아무래도 스토리가 엉성해지고, 큰 매력을 지니지 못했죠.

하지만 최근에는 컴퓨터와 전자 기술의 발달로 게임의 모습도 함께 변하고 있는데요, 갈수록 탄탄한 스토리를 갖춘 게임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 면에서도 완성도 높은 게임들은 영화로 제작되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레지던트 이블'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제작사가 전편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영화를 만들었지만 의외로 많은 인기를 거두면서, 이번에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1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들인 대작으로 재탄생하게 됐습니다.

문: 이제는 영화와 게임같은 장르의 구분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답: 맞는 말씀입니다. '원 소스 멀티 유저(One Source Multi User)'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가지 소재를 다양한 경로로 활용한다는 것인데. 이미 대중문화의 대표적인 키워드가 된 지 오래입니다. 이제는 영화 한 편을 만들어도 게임과 만화, 또 장난감 등 캐릭터 산업까지 다양한 상품을 염두에 둡니다. 만화나 게임도 마찬가지구요. 이런 흐름은 한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죠.

참고로 이런 '원 소스 멀티 유저'의 개척자이고 또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영화 '스타워즈(Star Wars)'를 들 수 있습니다. '스타워즈'는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상과학 영화죠. 이 영화를 만든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감독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성공으로 이제는 '루카스 아츠(Lucas Arts)'라는 대중문화 전문 기업을 거느리게 됐습니다. 그런데 '스타워즈'는 1990년대부터 다양한 종류의 게임으로 개발되서 큰 인기를 끌었구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성공은 '루카스 아츠'의 성장에도 원동력이 됐구요.

또 ‘배트맨’이나 ‘스파이더맨’은 처음에 만화로 출발했지만 영화와 게임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죠.

문: 말씀을 듣고 보니까, 앞으로는 게임이 영화로 재탄생하는 모습을 더욱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답: 그렇습니다. 영화와 게임이 공존할 수 밖에 없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는데요, 바로 '컴퓨터그래픽'입니다. 요즘 영화의 특수효과는 컴퓨터 그래픽에 상당히 의존합니다. 또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있기 때문에 예전에는 상상으로나 가능하던 일들이 화면에 펼쳐질 수 있게 됐구요. 이런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게임 제작에도 기본이 됩니다. 따라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달은 두 장르를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습니다.

문: 마지막으로 심형래 감독의 한국 영화 ‘드래곤 워(Dragon Wars)’ 소식도 좀 전해주시죠?

답: 개봉 첫 주에는 전미 흥행순위 5위에 오르면서 선전을 했구요. 한국 영화 개봉으로는 신기록을 세웠죠. 하지만 개봉 2주차인 지난 주에는 10위로 떨어지면서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영화관 상영이 전부는 아니구요, 심형래 감독에 따르면 ‘드래곤 워’는 미국의 대표적인 배급사인 ‘소니(SONY)’와 손잡고 미국의 비디오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입니다.

사실 ‘드래곤 워’는 미국의 영화 평론가들을 위한 영화라기 보다는 오락성을 강조한 B급 영화라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였죠.

이런 영화들은 비디오나 DVD 시장에서 개봉 때보다 많은 뒷심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경쟁이 심하고 개봉 기간도 제한적인 극장보다는 아무래도 비디오 가게에서는 관객에게 선택받기가 쉽기 때문이죠. ‘드래곤 워’도 극장에서도 그렇고 나중에 비디오 시장에서도 더 많은 뒷심을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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