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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김 '앞으로도 탈북자 돕는 삶 살 것'


지난 2003년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다가 체포됐던.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 스티브 김 씨가 지난 25일 석방됐습니다. 4년간의 옥고를 치른 스티브 김 씨는 감옥 안에서도 탈북자들은 특히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었다면서, 앞으로도 탈북자들이 안전하게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기자가 뉴욕으로 온 스티브 김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스티브 김 씨와 탈북자들과의 인연은 8년전인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75년에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스티브 김 씨는 1987년에 미국 시민권을 딴 후, 그 해부터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중국 광동성 심천에서 가구사업을 하던 스티브 김 씨는 1999년 기아를 피해서 심천의 한인 교회까지 찾아온 탈북자를 보고 도와야 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심천에 있는 교회에서 광고를 냈어요. 한인 교인을 찾아서 같이 예배를 보려구요. 그때부터 탈북자 분들이 하나 둘 씩 주일날 교회로 찾아오시더라구요. 배고프고 돈이 필요하니까요. 탈북자들이 광동에서 갈 수 있는 곳이 조선족이나 한국사람 식당밖에 더 있겠어요. 그런데 가면 교민지가 있는데 한글로 된 교회 광고가 있으니까, 교회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해서 찾아오는 거에요. 그런데 교회에 오면 한국분들은 이것저것 소식을 들어서, 그 사람들 도와주다가 붙들리면 공장이 문을 닫는다든가, 사업체가 불이익을 당한다던가 해서 한국분들은 이미 겁을 내서 돕지를 못해요. 그래서 제가 교회한테 얘기해서 나는 미국사람이니까 교회에 피해되지 않을테니까, 여기 오는 사람들은 전부 나한테 보내라. 그러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그래서 그 때부터 1999년부터 제가 그분들과 연결되기 시작했죠”

스티브 김 씨는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탈북자를 돕기 시작했습니다. 심천에 아파트를 잡아서 탈북자가 머무르게 했고, 거래하던 공장에 취업도 시켰습니다. 스티브 김씨는 탈북자과 함께 한국으로 가는 길도 찾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심천까지 내려온 탈북자들은 대부분 홍콩을 통해 한국에 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김 씨는 2000년부터 탈북자들을 베트남으로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베트남까지 가면 한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김 씨는 2003년 8월까지 미국 한인들의 후원을 더해서 탈북자 100여명에게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고, 이 중 30여명은 한국으로 갈 수 있도록 주선했습니다. 하지만 2003년 9월 중국 경찰의 함정수사에 걸려서 체포됐습니다.

“많이 보내면 보낼 수록 비용이 적게드니까, 자꾸 욕심이 생겨서 많은 사람들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면 비용이 적게드니까. 그래서 제가 연결돼있는 청도, 심양, 연길에다가 도움 필요한 분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갈 수 있게 언제 내려오라고 연락을 한게 9월23일이에요. 그래서 그 사람들이 한꺼번에 내려오는데, 연길에서 내려오는 4사람 팀에 중국 변방대 수사관이 아마 섞여 있었던 것 같애요. 그래서 9월25일날 사흘째 되던 아침에 그분들 숙소 찾아가는데 덥쳤죠. 그래서 저하고 숙소에 있던 9명이 모두다 붙들렸습니다. 붙들릴 때 저는 미국사람이라 수갑 같은 것은 안하더라구요. 하지만 탈북자 형제자매들은 모두 수갑채우고 쭈그리고 방구석에 앉히고 이것저것 다 뒤지고, 그리고 나서 이틀간 조사받고 그 다음다음날 광주역에서 장충까지 36시간 기차를 타고 수송됐어요.”

스티브 김 씨는 장춘에서 연길로 호송되던 중 “자신은 순교할 각오가 돼있다”던 한 탈북자의 말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기차타면서 수송되는데, 그 중에 한 형제가 참 신앙이 좋아요. 그러면서 저한테 그래요. 저는 순교할 각오가돼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가려고 하다가 붙들렸고, 한국가려고 하다가 붙들렸으니까 들어가면 분명히 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순교하려는 각오로 가니까 기도 좀 해주십쇼. 하고 그런말을 들을 때 마음이 너무나 안타깝고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도 없잖아요. 그래서 그분들과 함께 예배들이고 기도하고 서로 눈물도 흘리면서 44시간만에 연길로 수송돼갔어요”

스티브 김 씨는 이후 연길에서 재판을 받고 2004년 6월에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비슷한 혐의로 함께 체포된 사람들은 대부분 길게는 2년6개월 형, 짧게는 추방령만을 받았지만 김 씨에게만 유독 가혹한 처벌이 내려졌습니다. 스티브 김 씨는 당시 탈북자들의 검거 사건이 중국TV에 방송되고 그 와중에 광동성에서 활동하는 탈북자 월경조직의 우두머리로 낙인찍힌 것이 한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항소가 기각된 후 스티브 김씨는 장춘에 있는 감옥으로 보내졌습니다. 스티브 김 씨는 감옥 안에서도 탈북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많이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거기 가보니까 북한 사람들이 100명 정도 있더라구요. 전체 인원이 3800명인데. 제가 밝히고 싶은 것은 이분들 국적이 북한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북한 사람인데 그분들이 체포됐을 때 북한 정부에서 아예 무시하고, 인정을 안하고, 또 보호를 안하니까 재판 받을 때 무국적자로 나와요. 국적이 없는 사람들이요. 이런 사람들이 탈북자 수감자 중에 90%가 넘어요. 이분들이 거기서 보통 보면은 장충감옥이 장기수들 감옥이에요. 그런데 형기가 끝난 다음에는 북으로 강제송환해요. 그러면 북에가서 형을 또 받아야해요. 수감자 중 한 분은 탈북자를 돕다가 붙잡힌 탈북자인데 형기가 짧으면 북으로 송환되니까, 일부러 없는것까지더 얹어가지고 얘기를 해서 12년 형을 받고 거기 복역중이에요.”

무국적자로 분류된 탈북자들은 도와줄 사람도 없어서, 의약품과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탈북자들이 가장 필요한 것은 긴밀한 세탁 비누라던가 아니면 휴지같은 것이 가장 필요해요. 그런데 감옥에서 그것을 안해줘요. 외부에서는 넣어줄 수가 있지만 탈북자들은 연결된 사람도 없고 받을 사람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어떤 사람들은 중국사람들 빨래 다섯여섯명 해주고 비누 얻어쓰는 사람도 있고. 북한 사람들이 주로 폐 병을 앓고 있는데, 돈이 없으니까 약도 안줘요. 그래서 이 분들이 가장 먼저 부탁하는게 약 좀 사달라는 거에요.”

스티브 김 씨는 감옥 안에서도 은밀하게 기독교 선교활동을 했습니다. 탈북자들을 모아서 세벽 기도와 예배를 드리고 세례도 줬습니다. 그러던 중 2005년 미국 워싱턴에서는 스티브 김 씨의 구명운동이 대대적으로 열렸습니다. 중국 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가 벌어지고, 스티브 김 씨가 석방되지 않으면 베이징 올림픽에 불참하자는 캠페인도 전개됐습니다. 스티브 김 씨는 이후 감옥에서 자신이 '미국 스파이'라는 누명을 쓰고, 더욱 심한 감시를 받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과의 접촉도 철저하게 제한됐습니다.

스티브 김 씨는 이후 북경으로 이감됐습니다. 북경 감옥은 외국인만 수용돼있고, 방문객도 자주 허용하는 '전시용' 감옥이었다고 김 씨는 설명했습니다.

“북경에 오니까 북경 감옥은 완전히 다르더라구요. 거기는 북한 사람은 없고 외국인만 있어요. 다른 데서는 형편이 열악해서 외부인이 들어가지 못하는데, 북경 감옥은 외부에서 오는 사람은 전부 데려다가 구경시키는 전시용 감옥이에요. 장춘 감옥은 한 방에 40명씩 들어있는데 북경에 오니까 한 방에 4명이에요. 제가 장춘에 있을 때 외부 온도가 섭씨 영하 20도씩 떨어져도 더운물 한 번 구경못했는데, 북경에는 여름에도 더운물이 있어요. 여름에도 옷을 못 벋게해요, 사람들이 언제 올지 모르니까. 그런데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그걸 보고 나서는 중국 감옥 좋다고 생각하죠”

스티브 김 씨는 북경 감옥에 온 후 제품을 만드는 일에 참여했고, 근로의 대가로 12개월을 감형받아서 4년만에 출소했습니다. 스티브 김 씨는 자신은 고문이나 압박을 받지 않았지만, 탈북자나 아프리카 출신 수감자들은 가혹행위를 당한 경우를 많이봤다고 말했습니다.

스티브 김 씨는 앞으로도 좀 더 안전하게 탈북자들이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도록 돞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또 중국 감옥에서도 '미국의 소리' 방송을 통해서 외부 소식을 들었다면서, 방송을 듣는 탈북자들이 도움을 청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제가 탈북자들을 위해서 중국에 있을 때 탈북자를 돕던 분들과 상의했던 일들이 있어요. 그래서 아마 그 전보다는 안전하게, 지금처럼 붙들리지 않고 갈 수 있는 길이 있는 것 같애요.”

지금까지 탈북자를 돕다가 체포돼서 중국에서 4년간 옥살이를 하고, 최근 풀려난 스티브 김 씨의 이야기를 김근삼 기자가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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