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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국 노동부 장관 ‘남북경협 위해 핵문제 해결돼야’


지난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단독 회담에 배석했던 이기호 전 한국 노동부 장관은 다음 달 2일에 열리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경제협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장경제원칙에 입각한 교류협력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25일 미국의 소리와의 대담에서 그같이 말하면서, 앞으로 남북경제협력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핵 문제가 확실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담에 이연철 기자입니다.

문) 역사적인 2차 남북정상회담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장관님께서는 1차 정상회담의 주역으로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다음 주에 열릴 2차 정사회담을 생각하니까 남북정상회담에 참여했던 일이 아주 생생하게 떠 오르는군요.... 한편으로는 그러나, 당시 정상회담에서 공동선언한 대로 김정일 위원장이 남한에 답방해서 정상회담이 열렸으면 하는 그런 아쉬움도 있습니다. 아뭏든 이번 2차정상회담도 의미있고 가치있는 회담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 한국의 청와대는 최근 남북정상회담은 남북 경협에 질적 전환을 가져올 계기가 될 것이다 이렇게 강조했는데요, 장관님께서는 남북 경제협력이라는 측면에서 정상회담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답) 사실 남북경제 협력 교류 과제는 1차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진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공동선언에는 포괄적으로만 명시됐습니다만, 회담 때 경제교류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또한 남북경제 교류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도 서로 논의하고 제시했었습니다.

이번 2차정상회담에서도 남북경제협력이 주제가 되고 1차 때와 비슷한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지금 상황은 경제협력 이외에 여러가지 이슈들이 있고 여러가지 상황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이슈들과 상황들을 고려하면서 남북경제교류협력에 대한 방침들을 논의해야 확고하게 또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 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지도 어느새 7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의 남북경협을 평가해 보고 또 문제점과 앞으로의 과제들을 짚어보는 것도 유익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답) 당시 정상회담 이후 초기에는 남북경제교류협력에 대해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한 활발하게 진행이 됐습니다. 가령 남북간 철도연결이라든가 개성공단 개발이라든지 관광사업 등 아주 활발하게 진행이 됐었죠.

또는 전력, 통신 사업도 계획을 많이 세웠죠. 또 북한측에서도 투자유치를 위한 자체 법률도 제정을 하는 등 체제개편도 시작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문제들이 발생을 했지요. 바로 핵 문제가 야기되면서 남북경협문제에 대한 관심과 의욕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경제협력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핵 문제가 확실히 종결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나아가서 가능한 한 남북경제협력은 시장경제에 입각해서 추진돼야 성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 장관님께서는 1차정상회담 때 두 정상간의 단독회담에 배석하지 않으셨습니까?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경협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다고 느끼셨는지요?

답) 그때 당시 단독회담에 배석했는데, 김정일 위원장도 남북경협문제에 대해서 대단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여기에 또 많은 주문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김정일 위원장이 스스로 인식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가 하면, 남북경제협력이 잘 이루어지려면 남북간의 대화만 가지고는 불충분하고 나아가서 미국 일본과의 대화도 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만 남북경협 관계가 실질적으로 잘 이루어질 것이다 하는 점을 김정일 위원장이 잘 인식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문) 남북경협이 북한 주민들에게 미치는 직접적 간접적 영향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답) 제 생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경제협력 방식이 가급적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해서 이루어져야 북한주민들에게 그야말로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효과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민들에 대한 영향도 없고, 나아가 현 북한의 경제난 극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또한 북한 스스로 이런 점을 잘 인식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현재 공산국가인 중국이 시장경제를 도입하니까 경제개발도 되고 발전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점을 북한이 인식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문) 핵 문제와 미사일 문제 등 국제 정치 안보적인 환경들이 남북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답) 그렇습니다. 안보문제와 남북경제협력 과제는 아주 직결돼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북한 핵문제가 이미 글로벌 이슈화가 됐기 때문이죠... 단순한 남북간의 교류협력만으로는 경제 효과 나아가서 남북관계의 밀접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개성공단의 경우만 봐도 그렇지요.. 남쪽에서는 지난 번 한미 FTA 과정에서 개성공단이 이슈가 되지 않았습니까? 또 북쪽에서도 보면 개성공단이 활성화되는데도 아주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요.

따라서 북핵 문제와 남북경제협력 과제는 별도의 사안이 절대 아니고 직결돼 있다고 인식을 해야 합니다. 바로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또한 북한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져야 남북경제협력도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그런가 하면, 한편에서는 남북경협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대북한 퍼주기다 , 또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상호주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남북경제협력은 물론 일방적인 원조 형식으로로 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나아가서 단순한 상호주의 방식에서는 벗어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하게 되면 북한의 현 경제난 극복이나 개발도 일시적일 수 밖에 없구요.. 또한 남북간 관계, 남북간 협력 관계도 아주 확실하게 장기간 이뤄지기도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남북경제협력은 시장경제원칙에 입각해서 추진돼야 됩니다.

북한 경제가 중국처럼 개발될 수 있고 향상이 될 수 있죠... 또 이렇게 해야 북한 체제 개혁과 개방도 유도될 수 있습니다. 지금 현재 아시다시피 북한과 남한은 정말로 180도 완전히 다른 사고 방식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또 남북간의 경제 격차는 정말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격차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 통일에 관심을 두는 것 보다는 이런 심각한 과제를 풀어나가는데 집중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시장경제에 입각한 경제교류협력, 이것이 이러한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기여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문) 끝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경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어떤 점들이 필요한 지 1차 정상회담의 주역으로서 조언을 해 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해 주시겠습니까?

이) 결론적으로 종합적으로 말씀드리면 두 가지라고 봅니다. 첫째는 남과 북 다같이 경제교류협력 문제를 별도의 하나의 과제로 생각하지 마시고, 핵 문제가 이미 6자회담에서 의결이 됐습니다만, 아곳이 확고하게 이행이 되는 것을 대전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첫째 과제고..

둘째는 남북경제협력을 초기에는 상호주의에서 시작하더라도, 그러나 가능한 한 빨리 시장경제원칙에 입각한 교류협력, 이것이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야만 남과 북 다같이 성공적이고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 7년전 1차남북정상회담 당시에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남북정상의 단독회담에 배석했던 이기호 전 한국 노동부 장관으로부터 남북 경제협력 측면에서 정상회담이 갖는 의미와 앞으로 성공적인 남북경협을 위한 조언 등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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