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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금리 인하로 달러화 가치 급락, 인플레이션 우려 상승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대폭 인하했습니다. 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이른바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대출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이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그 여파로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급락하고 , 원유와 금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유로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연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죠?

답: 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금리 인하 조치를 취한 이후 미국 달러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미국 달러화는 지난 20일에 사상 처음으로 유로당 1.4 달러 선을 넘어선 이래 연일 최저치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 유로당 1.32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달러화 가치가 올해 들어 6% 이상 하락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쯤에는 유로당 1.5 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달러화와 캐나다 달러화의 가치가 1대1이 되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달러가치가 하락하면서 한국의 원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달러당 930원대 중반을 기록하던 원화값이 금리 인하조치 이후 920원 선 마저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달러화 가치 하락의 여파는 이미 미국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는 가운데, 더 나쁜 상황이 올 수 도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소재 경제자문 전문 업체인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이젤 골트 씨는 아직도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질 여지가 많다면서, 어디까지 하락할 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금리 인하가 이처럼 달러화 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금리가 인하된다는 것은 투자에 대한 수익율이 그만큼 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금리가 오를 경우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나 채권을 내다 팔고 수익율이 더 높은 곳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이번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자 , 국제 투자자들은 미국 보다 더 높은 수익율을 올릴 수 있는 다른 나라들에 투자를 하기 위해 미국의 투자했던 달러와 채권 등을 팔기 시작했고, 이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게 된 것입니다.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해외에서 투자하는 자금이 늘어나면서 달러화 가치는 올라가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금리를 대폭 인하한 것은 달러화 약세를 용인하겠다는 의미라고 풀이하면서 당분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달러화 가치 하락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의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의 통화 가치가 올라감으로써 상대적으로 미국 제품들이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달러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지난 8개월 동안 미국의 수출이 11%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해외에서 운영중인 미국의 기업들도 현지에서 벌어들인 돈을 달러화로 바꾸면서 환율 차이로 인한 이득을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면에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품의 가격이 그만큼 오르게 돼 물가가 인상되고 , 또한 수입 원자재 가격도 올라 물가 인상의 압력으로 작용하게 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문: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과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금값은 12월 인도분이 온스당 전날보다 10달러 이상 오른 739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한때 746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7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달러가치가 떨어지고 물가 인상의 압력이 커지면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금으로 투자가 몰린 까닭입니다.

유가 역시 사상 최고 기록을 계속 갈아 치우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 활성화로 석유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속에 미국의 원유 재고가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20일 한 때 서부 텍사스 중질유가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84달러까지 올라 유가 1백 달러 시대가 결코 허풍이 아님을 실감케 했습니다.

이처럼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이에 맞물려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금리 인하 결정을 전후해 나온 미국의 8월 생산자 물가나 소비자 물가지수는 하락세를 보여 물가 인상 압력에 대한 우려를 잠시 덜어주기도 했지만, 국제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달러화 약세도 미국의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어 금리 인하가 앞으로 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이런 추세가 가속화할 경우 미국 달러화가 세계 통화거래의 기본이 되는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 네, 그렇습니다. 미국 달러화는 1944년 이후 전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맡아 왔습니다. 미국 달러화 만이 금과 일정 교환 비율을 유지하고 나머지 각국 통화는 달러를 기준으로 환율을 설정한 것입니다. 그 이후 국제통화제도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달러화가 여전히 전 세계 기축통화 역할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약 3년 전부터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경상수지적자와 재정적자를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어 진 미국 정부가 강한 달러 정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2005년 이후 달러화 가치는 주요 통화에 대해 30% 가량 하락하면서 기축통화로서의 힘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각국이 달러화 일변도의 외환 보유고를 유로화 등으로 다양화하기 시작하면서 유로화가 기축통화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의 지위는 아직도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달러화는 아직도 유로화에 비해 국제적으로 훨씬 더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데다, 여전히 세계 각국 외환보유고의 가장 큰 부분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경제고문 출신의 크리스틴 포브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교수는 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잃는 상황이 오기 위해서는 달러화 약세가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계속돼야 할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오늘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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