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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고등학교 폭력 사건…흑·백 인종갈등 비화


미국 내 화제와 관심사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흑인과 백인 학생간의 충돌이 전국적인 인종차별 주요 현안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처음 사건이 발생한 루이지애나 주 지나에는 20일 수만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는데요,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루이지애나 주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관련 시위에 전국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구요?

답: 네. 20일 미국 루이지애나 주의 작은 마을인 지나에는 미전역에서 수만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특히 알 샤프톤 이나 제시 제이슨 목사, 또 마틴 루터 킹 3세 등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인권운동가들도 대거 참여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문: 왜 그런 시위가 벌어졌습니까?

답: 네, 이 사건의 출발은 작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사건이 발생한 고등학교에는 백인 학생들만 따로 모이는 나무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시 흑인 학생이 학생회에서 이 나무 아래에 흑인 학생도 앉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구요. 다음날 나무에는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위협’을 뜻하는 교수형 줄이 내걸렸습니다.

당연히 흑인 학생과 학부형 사이에 큰 반발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교장이 교수형 줄을 건 백인 학생 3명에게 퇴학을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징계위원회에서는 정학이라는 가벼운 처벌만 내려다고 하는군요. 이 때문에 불만이 더 커지고, 흑백 학생 간에도 갈등이 계속됐습니다.

그러던 중 급기야 이 학교 미식축구팀 소속 흑인 학생 6명이 백인 학생을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백인 학생이 큰 부상을 입거나 하지는 않았는데요, 검찰이 미성년자인 흑인 학생들에게 살인미수혐의를 적용해서 성인 법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치안과 사법기관들이 백인과 흑인에게 이중잣대를 둔다는 인종차별이슈로까지 불거졌습니다.

문: 오늘날 미국에서도 인종차별에 대한 갈등은 여전히 존재하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물론 정부 조차 공공연하게 인종차별 정책을 폈던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죠.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인종차별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법이나 행정적인 부분에서는 인종차별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갈등은 존재합니다. 특히 흑인 인권단체들은 이번 인종차별 사건에서 불거진 논란처럼, 법을 적용하는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왔습니다. 이는 미국의 청소년관련 범죄통계를 보면 잘 드러납니다.

미국에서 흑인과 백인 청소년의 비율은 각각 17%와 78%입니다. 백인 학생이 4배 이상 월등히 많죠. 하지만 살인과 관련된 혐의로 체포된 비율은 흑인이 50%, 백인이 48%로 오히려 흑인 청소년이 더 많습니다. 또 강도혐의로 체포된 비율은 흑인이 63%, 백인이 35%로 더욱 흑인에 집중돼어 있습니다.

물론 흑인 청소년이 이런 강력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더 높다고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흑인이 법 집행 과정에서 백인에 비해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지나 사건의 경우에도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학생들의 재판에 참가한 배심원 50명이 모두 백인이었다고 합니다. 이들을 기소한 검찰 관계자도 백인이었구요. 이런 배경 때문에 인종차별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또 일부 인권운동가들은 단순히 지나에서 구속된 흑인 학생의 구명뿐만 아니라 21세기의 새로운 흑인 인권운동의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구요.

문: 사실 외부에서는 현대의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이 사라진 것처럼 보입니다. 내년 대선에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첫 흑인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고, 또 정계외에도 대중문화나 스포츠 분야에 흑인 스타들이 즐비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갈등의 소지가 사회에 남아있군요.

답: 물론입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 외교를 대표하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흑인이고 또 여성이라는 점은 과거에 비해 미국 사회가 크게 변했음을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인종에 대한 선입견과 벽이 허물어졌다고 생각할 수는 없겠죠.

사실 이번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제이슨 목사는 오바마 후보의 태도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제시 제이슨 목사도 과거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인물인데요, 제이슨 목사는 자신이 현재 후보라면 지나에서 벌어진 사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을텐데, 오히려 백인 후보들처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무튼 이번 지나 사건과 관련해서 흑인 학생들에 대한 재판이 계속 진행되고 있구요, 일부 학생에 대해서는 가중폭행으로 혐의가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고 또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인종차별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 화제를 바꿔볼까요. 현대 사회에 들어 이혼에 대한 인식이 더 자유로워진다는 생각이 드는데, 미국에서는 실제 이혼으로 이어지는 확률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통계가 나왔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인구조사국이 최근 발표한 결혼관련 통계에 따르면 1970년 이후 미국에서 결혼한 부부 10쌍 중 7쌍은 10년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런 비율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에서는 결혼생활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점들이 눈에 띠는데요, 우선 미국의 부부들은 결혼 5년차에서 10년차 사이에 이혼 위기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첫 결혼인 부부의 경우 결혼 8년차에 이혼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그러니까 결혼 5년차부터 8년차까지는 이혼율이 증가하다가 8년이 지나면 점차 이혼율이 감소하는 것이죠.

문: 결혼을 하고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면 정도 늘고, 결혼 생활에 위기가 있어도 극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건가요.

답: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또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가정을 지켜야겠다는 마음이 더 커질수도 있겠구요. 또 한가지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에서는 첫 결혼에서 이혼을 경험한 사람들이 재혼까지 걸리는 시간은 남녀모두 3년6개월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미국 내 화제와 관심사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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