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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관계 혈맹 탈피 '중유 지원 갈등'으로 표면화'강준영 교수


이번 주 열릴 예정이던 6자회담이 돌연 연기된 이유가 중국의 대북한 중유 5만t 지원이 늦어진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북한과 중국 양국 간에 ‘혈맹관계’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사례들이 속속 나타남에 따라 북-중 관계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한국 내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중 관계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에 관해 한국 외국어대학 중국학과 강준영 교수의 견해를 전해드립니다.

대담에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입니다.

문) 6자회담 연기는 중국의 대북한 중유 지원 갈등에 따른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는데요 강 교수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답) 원래 6자회담이 19일부터 열려야 되는데 일단 연기가 됐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죠 가장 대표적으로 나오는 것이 우리가 중국 외교부대변인의 말을 들어보면 짐작이 가능한데요 결국은 8월 말까지 중국이 북한에 제공하기로 한 5만t의 중유 수송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북한이 이번 회의 참여에 난색을 표명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최근 미국에서 불거지고 있는 북한과 시리아 간에 핵 개발 커넥션도 북한을 자극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무튼 지금으로서는 8월 말까지 들어와야 되는 중유가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개최하기로 한 6자회담이 그게(중유지원) 완전히 완료가 되면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문) 이번에 중국 정부가 대북한 중유 제공을 미룬 데에는 급속히 가까워지는 미북관계를 중국이 의식하고 그런 것이 아니냐는 일부 견해도 있지 않습니까?

답) 네 충분히 그렇게 볼 수 있는 근거들이 있습니다. 왜냐 하면 잘 아시겠습니다만 6자회담 진행 과정 그리고 핵실험 이후의 과정을 살펴보면 북한이 6자회담 틀 속에서 대화하려는 것이 아니고 북한이 늘 주장했듯이 “이것은 북한과 미국과의 핵문제다”라는 표현을 쓰거든요 그러면 결국은 미국과 직접 대화를 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사실은 지금 핵문제의 해결이 북미 간 직접대화 쪽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옮겨간다는 것은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는 자신들의 영향력이 일부 손상된 채 북한과 미국 간의 직접 대화에 의해서 풀려가고 있는 겁니다. 만약에 그런 생각을 중국이 해 8월 말까지 해야 되는 중유 제공이 제때 안됐다고 한다면 일부 북한 길들이기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좀 해볼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와도(중국과) 긴밀한 협의를 하면서 가야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북한에)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 그동안 6자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증대됐다는 평가가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북핵문제가 해결됨과 동시에 그 영향력이 줄어 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답) 네 그렇습니다. 6자회담을 잘 살펴보시면 알겠지만 6자회담도 남한과 북한을 둘러싸고 사실은 한국과 미국 일본, 그리고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렇게 3대3 구도로 이것이 짜여져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 중에서 중국이 남북한 동시수교국으로서 그리고 인접국으로서 의장국의 역할을 하면서 6자회담의 조정자 역할을 한 거죠. 이 여섯 나라가 이제 위임을 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제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나름대로 상당한 역할을 했죠 결렬될 때마다 셔틀외교를 하면서 다시 성사시키고 3자회담을 열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국제사회의 핵문제 해결의 아주 중심세력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방금 지적했듯이 이 북핵문제가 2.13합의에 의해서 되고 핵 폐기까지의 과정을 북한과 미국이 합의했단 말입니다.

결국은 미국과 합의로 했다는 것은 이제 북한 핵문제의 발언채널은 미국이 된다는 것으로 이렇게 본다면 중국이 지금까지 북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가지고 있었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좀 감소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볼 수 있고 결국은 그러면 이 감소되는 부분을 어떻게 만회할 것이냐가 중국 외교의 목표가 되고 있지 않겠습니까?

결국은 그 부분에 대해서 효과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북한이라는 개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씀 드려서 핵문제는 그렇다 하더라도 경제적인 지원 부분들에 대한 것을 최대한 확대하고 적절하게 유지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지속적으로 해나가려는 노력, 이런 부분들이 이제 어우러져서 가는 것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외교입장이 아니겠는가 볼 수 있습니다.

문) 북한의 최고 지도층들은 중국에 대해 실제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답) 사실 굉장히 어려운 얘기입니다만 국제사회에서 중국은 북한의 최대 후원자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북한편을 들 수 있는 국가이기도 하구요 이건 당연히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의 전략적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제 이런 점에서 본다면 양측이 모두 서로 중요한데 다만 북한이 6자회담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중국에 대한 인식이 조금 변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방 지적한 3대3 구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실은 북한을 놓고 나머지 다섯 나라가 북한을 압박하는 구도로 갔다라는 것이 북한의 생각입니다. 결국은 그렇다면 중미관계의 틀 속에서 중국은 대미관계를 1번으로 놓고 사실 북한관계를 좀 하위개념으로 놓고 보는 게 아니냐는 불만을 갖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언제든지 김정일 정권에 대해서 미국과 의견이 일치된다면 북한을 곤란하게 할 수 있는 나라라는 생각도 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결국 이렇게 되었기 때문에 중국과 미국과의 가운데에서 양다리를 걸치는 소위 중간자 외교를 해나갈 수 밖에 없는 게 지금 북한의 관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문) 향후 북중관계와 북한의 대외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답) 많은 사람들이 북중관계가 예전같지 않을 거라고 말하고 실제로 그런 면이 있습니다. 다만 두 나라는 전략적으로 중국의 입장에서는 사회주의적 완충작용으로서 북한이 필요하고 북한은 생존의 차원에서 경제지원이라든가 국제사회에서의 후원자로서 중국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는 그런 관계가 아니더라도 전략적으로 쌍방관계는 표면적으로는 어떻게 나타나든 간에 상당히 긴밀하게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것을 갑자기 양국관계를 일반관계로 변한다고 보는 것은 좀 문제가 있구요 대외관계 같은 데에서는 북한이 핵문제를 생존과 직결된 국가안전 전략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최대한 발휘하는 외교를 하게 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핵문제가 그렇게 쉽게 해결될 가능성은 없구요 이게 장기적으로 가면서 북한의 생존전략 차원에서 북한이 외교력을 발휘하는 형태로 6자회담 핵문제가 흘러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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