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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월드] 미식축구 명문 구단, 상대편 구단 작전 훔쳐보다 적발돼


2천년 대 들어 세 차례나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챔피언 결정전인 수퍼보울에서 우승하면서 NFL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떠오른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가 상대팀의 사인을 훔쳐보다가 적발돼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먼저, 사건 경위부터 설명해 주시죠?

답: 네, 뉴 잉글랜드는 지난 10일 뉴욕 제츠와의 원정 경기 중 구단 직원을 동원해 제츠의 수비 담당 코치가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는 장면을 촬영하다가 적발됐습니다. 뉴욕은 뉴 잉글랜드가 상대팀의 작전을 염탐한다는 소문을 듣고 경기 전에 NFL에 보고했고,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뉴욕의 작전 신호를 촬영중이던 뉴 잉글랜드의 카메라맨이 현장에서 조사중이던 NFL 보안 요원들에게 걸려든 것입니다.

사실 뉴 잉글랜드의 이같은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해 11월19일 그린베이 패커스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같은 일로 문제가 발생했었습니다. 당시 적발됐던 카메라맨도 이번에 적발된 사람과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당시 패커스의 밥 할란 회장은 뉴 잉글랜드가 하도 그런 짓을 많이 한다는 얘기를 듣고 눈여겨 보다가 적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린베이는 뉴잉글랜드가 같은 조에 속한 경쟁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문제를 확대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뉴욕은 뉴 잉글랜드와 같은 아메리칸 콘퍼런스 동부조에 속해 해마다 두 차례씩 경기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그냥 넘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NFL 사무국은 즉각 문제의 테이프와 카메라를 압수해 조사한 후 뉴 잉글랜드에 대해 강력한 징계조치를 내렸죠?

답: 그렇습니다. NFL은 뉴 잉글랜드의 빌 벨리칙 감독에게 5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한편, 뱔도로 팀에는 25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밖에도 뉴 잉글랜드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경우에는 내년도 신인 1차 지명권을 잃게 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에는 2차와 3차 신인선수 지명권을 잃게 됐습니다.

NFL은 경기 중에 상대팀의 움직임이나 선수 대기실에 대한 촬영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런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감독과 팀이 제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로저 굿웰 NFL총재는 이번 일은 공정한 경기와 정정당당한 경쟁을 고무하기 위해 고안된 규정을 피하기 위한 계산적이고 고의적인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NFL은 앞으로도 이같은 부정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감시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뉴 잉글랜드는 지난 6년 동안 3차례나 수퍼보울 우승을 차지하면서 21세기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했지만, 이번 일로 3차례 우승도 상대방의 작전 지시를 훔쳐본 덕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는 처하게 됐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해 수퍼보울 우승팀인 인디애니폴리스 콜츠의 토니 던지 감독은 이번 일 같은 것은 99%의 좋은 일들이 1%의 나쁜 일 때문에 빛이 바래는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던지 감독은 배리 본즈가 올해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신기록을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약물인 스테로이드 복용 의혹 때문에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지난 6년간 3차례 수퍼보울 우승을 차지하는 등 눈부신 성공을 거둔 벨리칙 감독의 업적에 대해 팬들의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는 일부 뉴 잉글랜드 팬 들도 이번 일에 대해 상당히 난처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일부에서는 NFL의 제재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1년 수퍼보울 경기에서 뉴 잉글랜드에 패했던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한국계 선수 하인즈 워드는 당시 뉴 잉글랜드가 피츠버그의 작전을 모두 알고 있었던 것이 바로 비디오 촬영 덕분이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또한 2005년 수퍼보울에서 뉴 잉글랜드에 패했던 필라델피아 이글스 선수들도 당시 상황에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답: 당사자인 벨리칙 감독이나 뉴 잉글랜드 선수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답: 네, 벨리칙 뉴 잉글랜드 감독은 이번 일이 밝혀지자 즉시 선수들과 팬들, 그리고 구단 측에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벨리칙 감독은 NFL사무국의 결정이 내려지면 그 때 더 자세한 언급을 하겠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일에 대한 사과인지에 대해서는 대충 얼버 무려 또 다시 언론과 팬들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 잉글랜드 선수들은 지난 16일 열린 경기에서 샌디에고 차저스를 38-14로 크게 이기고 난 후, 과거 자신들이 이룬 3차례 수퍼보울 우승이 결코 그같은 부정 행위로 인한 더러운 승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뉴 잉글랜드 수비의 핵심인 테디 부르스키는 샌디에고와의 경기는 자신은 물론 앞서 뉴 잉글랜드에서 뛰었던 모든 선수들의 명성이 걸린 경기였다면서, 아무런 부정행위도 없는 가운데 거둔 이번 승리는 자신의 선수 생활 가운데 최고의 승리 가운데 하나였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NFL은 이번 조치를 통해 뉴 잉글랜드가 뉴욕과의 경기에서 부정행위를 했음을 확인했지만, 과거 뉴 잉글랜드의 행적에 관해서는 아무런 확인도 하지 않고 넘어갔기 때문에 뉴 잉글랜드가 지난 6년 간 이룩한 3번의 수퍼보울 우승 업적은 결국 퇴색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한 주간의 주요 경기 소식과 각종 스포츠 화제들을 전해드리는 스포츠 월드,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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