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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들, 북 핵 의제 권고 않기로 한 국가인권위 결정 비판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다음 달에 열리는 제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의제로 삼을 것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일관성 부재를 지적하면서, 적어도 북한 인권 개선 방안에 대해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0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음 달 열릴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로 권고하는 안을 논의했으나 부결시켰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명재 홍보협력팀장은 위원장 등 11명의 위원들이 토의 끝에 정족수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안건이 기각됐다며,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데 중론이 모아졌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년 간의 검토 끝에 북한에는 인권위원회의 실효적 관할권이 미치지 않는다며, 남북한의 특수성을 이유로 북한 내 인권침해 행위는 조사대상에서 배제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 의제 부결 소식이 발표되자 한국의 인권단체들과 보수 언론들은 물론 중도성향을 지향하는 언론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이들은 인권을 담당하는 독립기구인 국가인권위가 구속력 없는 권고조차 하지 않기로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최악의 인권탄압국 가운데 하나로 지목 받고 있으며, 유엔과 미국 등 정부와 국제기구의 보고서는 북한에 표현과 집회, 결사, 이동, 종교의 자유가 없고 악명 높은 관리소까지 운용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케이 석 북한 담당 연구원은 국가인권위의 결정은 유감이라며, 한국 정부의 대북 인권관에서 일관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한국 정부가 현재 탈북 주민들을 난민으로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 받아들이는 (기존의) 정책과는 완전히 정반대거든요. 사실 지켜보는 사람으로서는 좀 의아스럽죠. 국가인권위원회가 독립적 기관이라고 하지만 결국 한국 정부의 돈을 받고 일하는 기관이고, 그런 면에서 일관성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 사안에 따라서 하는 말이 이렇게 바뀌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내 북한 인권운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북한 인권 문제의 정상회담 의제 채택 여부를 떠나 한국 정부의 의지와 관심에 회의를 느낀다고 말합니다. 이영환 교육기획팀장의 말입니다.

“ 지금 정부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의제로 넣으려고 할 의지도 없거니와, 그런 의지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특히 인권 문제에 대해 정책을 준비하는 사람들조차 한 마디도 언급을 안하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아무런 고민도 안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건 큰 문제입니다”

인권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특수관계를 너무 강조해 인류보편적 가치로서 당연히 존중받아야 할 인권을 무시하고 있다며, 이는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의 북한 인권 의제 권고 기각 결정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1차 정상회담 당시 북한 인권은 물론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도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6.15 선언 7주년을 맞아 ‘미국의 소리’ 방송과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정치적 인권은 외부의 비난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역사의 교훈은 개혁개방으로 유도해 스스로 인권 개선의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공산주의 사회의 인권 문제에는 왕도는 없습니다. 생존적 인권은 도와줄 수 있지만 정치적 인권은 공산주의 체제가 개방하지 않는 한 한 걸음도 전진하기가 어렵습니다. 말하자면 우리가 북한 인권을 개선하려면 개방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북한에 외국자본도 들어가고, 기업체도 들어가고, 여러 가지 북한 사람들도 자연히 왕래를 하게 되면 북한사회가 달라지고, 특히 중산층이 생겨나면 달라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 가능한 .. 탈북자 문제라든가,.,또 북한 사람들을 기아로부터 해결하는 문제 등 제한된 범위의 인권 문제에 노력하면서, 결국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인권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있는 한국의 박경서 전 인권대사는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는 북한 스스로 해결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며, 이를 전반적인 한반도 평화체제와 다뤄야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은 북한 인권 문제에도 북한 자체 내에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제 3자가 할 수 있는 것이 상당히 한계가 있으니까! 모든 인권이란 게 당사자들에 꾸준한 노력에 의해서 진전이 되는 것이지. 제 3자가 주체가 되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박 전 대사는 특히 인도적 의제 등 인권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처음부터 제기되면 다른 의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는 차후 상설기구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휴먼 라이츠 워치의 케이 석 연구원은 그런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해요. 인권 문제를 꺼내기만 해도 다른 의제를 논의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일본 정부를 보면 북한이 일본 시민을 납치해서 그동안 거의 감금하다 시피 강제로 있게 했다는 것을 인정하게 했고, 심지어 생존해 있는 일본인 납북자들을 일본으로 돌아오게 하지 않았습니까? 왜 한국 정부는 그렇게 못하는지. 오히려 영향력으로 치면 북한에 영향력이 있죠. 일본에 비해서요.”

한국의 보수단체와 언론들은 북한 정부가 과거 자신들을 악의 축으로 부르며 인권탄압을 규탄했던 부시 행정부와 현재 관계정상화 협상을 갖는 것도 인권에 대한 한국 측의 우려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케이 석 연구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북한이 선진국들로부터 원조에 관한 명분을 얻고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인 국가로 대접받기 위해서는 인권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한편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윤 현 이사장은 ‘미국의 소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임기 말에 접어든 노무현 대통령이 다음 정권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한 마디 정도를 김 위원장에게 언급해 차기 정권이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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