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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북한에 2천5백만 달러 중유 제공 준비 


미국은 북한의 핵 계획 폐기 작업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2천 5백만 달러 상당의 중유 제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북한의 핵 폐기를 더욱 가속화 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핵 계획 폐기를 진전시키기 위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부시 행정부가 최근 미국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이 북한의 초기 핵 계획 폐기에 대한 대가로 2천 5백만 달러 상당의 중유를 제공할 준비에 착수했다고 전했습니다.

북 핵 6자회담 참가국들은 올해 초 2.13 합의에서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와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에 대한 대가로 나머지 5개 나라가 95만t의 중유를 제공하기로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북 핵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지만 중유 첫 선적분을 제공하기에 충분할 만큼 북한의 핵 계획 폐기 협상이 진전을 이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미국의 첫 중유 제공은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위한 미국의 협상 유연성 확보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은 법적으로 대북 지원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가 중유를 북한에 제공하려면 반드시 미국 의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해야 합니다.

북한은 앞서 이달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핵 시설을 불능화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앞서 북한에 중유를 제공했던 한국과 중국은 세 번째 선적분을 미국이 담당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북 중유 제공 계획에 대해 미국 내 일부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부시 행정부가 핵 계획 폐기에 대한 북한의 움직임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보수성향의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워싱턴 소재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로이터 통신’ 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다른 나라들은 북 핵 폐기와 관련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고무돼 있다며, 북한의 핵 폐기 과정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고삐를 더 바짝 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 교섭 담당 특사를 지냈던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은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미국의 결의를 북한 측에 확실히 보여줄 목적으로 첫 중유 제공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르면 다음 주에 재개될 예정인 차기 6자회담에서 힐 차관보가 중유 제공 건을 통해, 미국이 북한과의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교도통신’ 은 미국의 대북 중유 제공 움직임은 부시 행정부가 핵 계획 폐기에 대한 북한의 현 자세를 호의적으로 평가하는 신호로 보인다고 논평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을 방문 중인 핵 불능화 3개국 공동 기술 팀이 애초 보길 원했던 모든 영변 핵 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션 맥코맥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힐 차관보가 핵 불능화 기술팀 단장을 맡고 있는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으로부터 대표단이 영변의 핵 시설을 방문했으며, 방문을 요청했던 모든 시설들을 둘러보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핵 불능화 기술 팀이 앞으로 발전소를 포함해 핵원료 제조와 재처리시설 등 다른 장소를 방문한 뒤 14일 평양에서 북한 관리들과 핵 불능화 방안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핵 불능화 기술팀은 성 김 과장 등 미국 대표단 7명과 중국, 러시아 전문가 각각 1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한편 미국은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북한 내 핵 시설 사찰 비용으로 2백만 달러 이상을 지원했다고 그레고르 슐트 IAEA 주재 미국대사가 말했습니다.

IAEA 정기이사회에 참석 중인 슐트 대사는 미국이 앞서 51만여 달러에 이어 영변과 태천 등의 5개 핵 시설 사찰 등을 위해 추가로 1백8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도 사찰 비용으로 50만 달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IAEA 주재 아마노 유키아 일본 대사가 밝혔습니다. IAEA 는 북한 핵 사찰을 위해 지난 7월 미화 2백30만 달러를 올해 예산으로 책정했으며, 내년에는 3백만 달러 이상을 배정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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