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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미대사 '북핵, 아시아에 핵 도미노 초래할 것'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어제 이 곳 워싱턴의 한 민간연구소에서 있은 토머스 쉬퍼 일본주재 미국대사의 강연 내용을 최원기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토머스 쉬퍼 주일 미국대사는 6일 북한의 핵무장은 동북아시아 지역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북한이 끝내 핵무기를 보유하려 한다면 이는 한국 등 주변국들도 연쇄적으로 핵을 갖는 ‘핵 도미노’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쉬퍼 대사는 이날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행한 강연에서, 북한이 핵무장을 할 경우 이는 한국과 일본 정부가 핵 개발을 검토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북한에게도 불리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쉬퍼 대사는 특히 북한이 핵을 가질 경우 핵물질이 알카에다 같은 국제 테러조직에 흘러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은 전력을 다해 이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쉬퍼 대사는 이어 최근 몽골에서 열린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와 관련, 미국은 북한이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기를 희망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것을 강조했습니다.

쉬퍼 대사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복귀하는 것은 북한을 포함해 일본과 한국 등 모든 나라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쉬퍼 대사는 또 지난 1970년대 북한이 일본의 여중생을 납치해간 메구미 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서, 북 핵 6자회담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쉬퍼 대사는 북한의 정보요원이 당시 13살이었던 메구미를 납치해간 것은 실로 가슴 아픈 애기라며, 이는 일본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쉬퍼 대사는 ‘일본 정부가 왜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는 1993년 위안부 문제에 유감을 표시한 고노 총리의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또 일부 일본 정치인들이 위안부 문제 자체를 부인하고 있지만 자신은 그 같은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미 의회 하원은 지난7월 말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일본이 공식 사과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쉬퍼 대사는 일본은 과거 고노 총리의 담화를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다수 일본인들은 이 문제에 대해 대단히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호주 대사를 역임하는 등 아시아 사정에 밝은 쉬퍼 대사는 최근 아시아의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니다.

쉬퍼 대사는 무엇보다 중국이 경제적, 정치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데다 중국과 일본이 서로 갈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과 타이완, 그리고 한국과 일본 간에도 긴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쉬퍼 대사는 바로 이것이 미국이 아시아에서 존재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이 서로 반목하고 갈등하는데다 유럽처럼 다자기구가 없기 때문에 미국이 지도력을 발휘해 아시아의 질서와 안정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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