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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미국 제재 풀려도, 북한 경제 큰 혜택 없어’


미국은 지난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북한이 2.13 합의에 따른 핵 프로그램의 신고와 핵 시설 불능화 이행을 완료할 경우 테러지원국 지정 등 제재를 해제할 방침임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자신들에 대한 미국의 적대정책 폐기의 상징적 조치라며 줄곧 강력히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재가 풀려도 북한 경제와 주민들의 삶에 돌아가는 혜택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을 김근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끝난 미-북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는 북한이 올해 안에 핵 시설을 불능화하고, 미국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하는 문제가 깊이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와 맞물려 미국의 대 북한 제재가 현실화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연내 핵 시설 불능화와, 제재 해제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래리 닉시(Larry Niksch) 박사는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요구만 받아들이면, 제재를 풀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미국은 과거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의 조건으로 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와 인권 등 다양한 문제들을 언급했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대북정책이 변화한 이후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핵 문제만을 여기에 연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외무성이 발표한 대로 테러지원국 해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워싱턴 소재 국제관계센터(IRC)의 존 페퍼 국제 문제 담당 국장은 “미-북 관계 정상화를 위한 회담이 긍정적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 “하지만 양측은 추가적인 의견 조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며, 연내 핵 불능화 달성과 제재 해제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페퍼 국장은 그러면서 과거6자회담이 여러 차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고, 이어 미-북 관계도 경색됐던 점을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1987년 북한이 한국의 대한항공 여객기를 폭파한 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무기나 무기로 활용될 수 있는 물품의 수출과 판매, 그리고 경제 지원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또 이 제재에 따라 세계은행을 비롯한 국제 금융기관이 북한에 차관을 제공하는 것도 반대하도록 돼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에 대해 적용되고 있는 적성국교역법도 북한과의 무역이나 금융 거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같은 제재가 풀린다면 미국과 북한의 경제협력, 더 나아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교류가 활성화되고, 북한이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IMF) 등 국제 금융기구에 가입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설사 미국이 제재를 해제한다 해도 이같은 조치가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 박사는 “지난 1999년 클린턴 정부가 적성국교역법과 관련한 제재를 대부분 해제했지만, 당시 미국과 북한 간의 무역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고 투자도 없었다”며 “이번에 모든 제재가 해제되도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또 북한에 대한 국제 금융기관의 지원과 관련해서도, “미국의 반대가 없어지더라도, 북한이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의 지원 조건을 충족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국제적 금융 지원의 측면에서도 별다른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국제관계센터의 존 페퍼 국장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된다면 미-북 관계 개선 측면에서 상징적인 의미는 있겠지만, 북한이 당장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페퍼 국장은 또 “미국의 대북 제재가 풀리더라도, 관계 정상화까지는 많은 난관이 남아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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