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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수록 비 많이 오는 한반도…북한 정부 대책 필요


대기 오염에 따른 지구 온난화는 전세계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반도에서도 이런 기후 변화 때문에 앞으로 강수량이 늘어나고, 태풍도 더욱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따라서 최근 여러해에 걸쳐 심각한 비 피해를 입은 북한은 앞으로 이에 대비해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김근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유엔 산하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인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는 올 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21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6.4도 상승하고 해수면은 59센티미터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런 기후 변화는 한반도에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 기상청은 IPCC의 이번 보고서를 근거로 추정한 결과, 한반도 기온은 4도 높아지고 강수량은 20%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태풍이 더욱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것도 기상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이렇게 한반도에서도 갈수록 비가 많이 내리고 태풍도 심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앞으로 북한의 비 피해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심각한 비 피해를 입었습니다. 북한 정부가 유엔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평양을 비롯한 중부 9개 지역에서 454명이 숨지고, 156명이 실종됐습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농경지의 10%가 물에 잠겼다는 사실입니다.

현재도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앞으로 강수량이 증가한다면 비 피해도 심해지고, 식량난도 더 심각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식량 부족과 전염병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도 늘어날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 정부가 수해를 막기 위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대책 중 하나로 제기되는 것이 ‘산림복구’ 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의 비 피해를 보면서, 왜 가까운 한국보다 피해가 심각한지에 대해 의문이 생깁니다. 한국도 최근에 여러 차례 태풍과 폭우를 겪었지만 인명이나 농지 유실 피해는 북한보다 훨씬 적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의 산이 황폐한 것을 이유로 꼽습니다.

이번에 북한에 50만 달러 상당의 긴급 구호품을 보낸 미국 머시 코어의 낸시 린드보그 대표도 ‘북한의 민둥산’을 걱정했습니다.

린드보그 대표는 “북한은 경지면적을 넓히기 위해서 산에도 나무를 베고 밭을 만들었고, 그래서 비가 오면 쉽게 산사태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산에 나무가 없고 치산치수가 안되다 보니, 비만 오면 홍수가 쉽게 발생하고 그래서 도로와 주택, 농경지가 유실되고 많은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한국이 ‘나무 심기 운동’을 할 때, 북한은 거꾸로 산의 나무를 베 없애고 다락밭을 개간하는 등 ‘경지면적 넓히기 운동’을 벌였습니다. 또 1990년대에는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뗄감을 구하기 위해 더욱 많은 산이 훼손됐습니다. 맑은 날 한반도의 위성 사진을 보면 한국은 산맥을 따라 녹색으로 뒤덮였지만, 북한은 벌건 민둥산이 여기저기 드러나 있습니다.

한편 ‘겨레의 숲’ 등 일부 대북지원단체들 사이에서도 수해가 난 뒤에 식량을 지원하기 보다는, 북한의 산림복구를 돕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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