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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확산 연구소 ‘IAEA, 핵 전용 감시 제대로 못해’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예산 부족으로 핵 에너지의 무기 전용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다시 한번 제기됐습니다. 미국 비확산정책교육센터(NPEC)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IAEA가 제 역할을 하려면 앞으로 수년 간 독자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IAEA는 북한에서 보다 폭넓은 활동을 펼칠 특별감시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핵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1957년 창설됐습니다. 유엔의 일원으로 국제사회의 핵 활동을 감시, 통제하는 역할을 맡은 이 기구는 북 핵 6자회담 합의에 따라 최근 영변 핵 시설의 폐쇄를 검증하기 위한 인력을 파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IAEA는 오랫동안 예산 부족으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IAEA는 지난 달 이미 자체 보고서를 통해 심각한 예산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근 미국 워싱턴에 소재한 비확산정책교육센터, NPEC는 “IAEA는 핵 에너지의 무기 전용을 감시하기 위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심각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NPEC는 지난 2005년부터 IAEA 직원은 물론이고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의 핵 담당 관리, 또 전세계 핵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IAEA는 이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 국제사회의 요구에 점점 뒤쳐질 위기에 놓여 있다”며 “IAEA는 앞으로 2년에서 5년 간 독자적이면서도 협력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4년부터 2004년까지 20년 간 핵무기를 만들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양은 6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IAEA 예산은 2배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또 이미 설치된 감시장비의 운용에도 문제점들이 드러났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6년 간 감시 카메라에서 30시간 이상 화면이 나오지 않은 경우가 12번이나 있었다”며, “더 심각한 문제는, 석 달에 한 번씩 녹화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야 이를 알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IAEA의 역할이 얼마나 효과적이냐 하는 데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핵 에너지가 무기로 전용되는 것을 감시하고 막을 수 있는 IAEA의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은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이란과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두 나라에서 보다 넓은 영역의 감시활동을 벌이기 위한 특별감찰팀의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를 통해 정해진 자원 내에서도, 북한의 핵 위협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또 IAEA의 감시활동에 필요한 예산이 미국에서 집중적으로 지원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과 이란, 인도, 대만 등 IAEA가 가장 활발한 감시활동을 벌이는 지역은 모두 미국과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지역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감시예산의 35%가 미국에서 지원되는 것은 정치적으로 ‘불편한(Awkward)’ 상황을 낳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IAEA 감시활동에 필요한 예산을 보다 다양한 국가로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감시를 받는 나라가 직접 비용을 대는 것을 한 방법으로 제안했습니다. 대만은 현재 IAEA 회원국이 아니면서도 자국 내의 IAEA 감시활동 비용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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