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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정규직 회사원들, 장기 휴가 한꺼번에 다 못써


미국내 주요 관심사와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 기업체들의 성인 정규직원들 가운데 주어진 연가를 모두 쓰지 않는 직원들이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미국 직장인들의 장기휴가 이용 변화에 관해 알아봅니다.

Q: 문철호 기자 ..미국에서는 9월초 노동절이면 직장인들의 전통적인 여름 휴가기간이 끝나는게 관례인데 미국 기업의 정규직원들 가운데 1년에 주어진 휴가를 모두 쓰지 않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구요 .. 어느 정도인가요?

A: 미국 기업의 직장인들에겐 1년에 2주일 또는 1주일의 휴가를 한꺼번에 사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풍토가 오래 지속되어왔는데 최근에는 1-2주일 동안 한꺼번에 휴가를 가는 직장인들이 점점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얀켈로비치라는 소비자문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성인 종업원들 가운데 연중 휴가를 한꺼번에 다 쓰지 않는 경우가 35 %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여름 휴가기간은 끝났습니다만 이는 올해의 경우이고 작년에 휴가를 모두 쓰지 않은 직장인들이 33 %였던 것에 비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Q: 그러면 반대로 1-2주일 휴가를 한꺼번에 모두 사용하는 직장인들은 얼마나 됩니까?

A: 네, 1-2주일 휴가를 한꺼번에 사용하는 직장인들은 반대로 줄어드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2주일 휴가를 한꺼번에 모두 쓰려고 계획한 직장인들은 14 %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이는 지난 해의 16 %보다 2 %나 줄어든 것입니다.

Q: 미국 기업에서 정해진 장기휴가를 그대로 쓰는 직장인들이 줄어드는데는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요?

A: 그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는데요 무엇보다도 기업내 직장인들이1주일이나 2주일을 한 꺼번에 휴가로 보내는게 곤란할 정도로 업무의 성격과 형태가 변한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날 미국 기업의 직장인들은 한 사람이 다수의 업무를 수행하거나 두 사람 이상의 상사에게 업무보고를 해야하는 여건에서 1주일이나 2주일의 휴가를 보내는 일정을 조절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Q: 오늘 날 미국 직장인들의 업무 성격과 형태가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은 기업체와 기업주들이 그렇게 만들어 종업원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건 아닌가요?

A: 그런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 날 미국 기업들은 될수 있는한 인력을 감축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고용주들은 정규 직원이 장기간 휴가를 보내는 동안 모자라는 인력을 과거처럼 임시종업원을 채용해서 보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장기 휴가중인 직원의 업무가 남아있는 다른 직원에게 옮겨지기도 하기 때문에 휴가를 가는 직원은 그만큼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다른 동료직원에게 자신의 업무가 넘어가는 것에 대한 부담이, 그리고 휴가를 가 있는 동안 자신의 입지가 변하거나 약화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휴가가는 직원의 발목을 잡는 것도 사실입니다.

Q: 그렇다면 기업체와 기업주의 의도가 궁극적으로 직원들의 휴가인식을 바꿔놓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A: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기업의 업무환경이 그렇게 변하면서 직장인들이 스스로 휴가이용에 관한 인식을 달리하게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됩니다. 모두가 빡빡한 업무를 소화하느라 좀처럼 여유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1주일, 2주일씩 장기간 직장을 떠나 있는 동안 조직으로부터 또는 업무로부터 자신이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직장인 스스로 장기휴가 이용을 기피하는 경향도 적지않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장기 휴가를 보내는 동안 회사의 핵심적인 또는 중점적인 구성에서 자신이 제외되는 것을 염려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Q: 직장인이라면 거의 모두가 성인일텐데 성인 종업원의 휴가선택 경향이 그렇게 나타났다는 건 무슨 얘기인가요?

A: 네, 물론 직장인이라면 거의 모두가 성인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성인 종업원이란 이른바 엑스 세대를 제외한 직장인들을 뜻합니다. 1965년에서 1978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을 엑스 세대라고 하는데요 29세에서 42세까지의 연령층 직장인들은 이들 보다 앞선 세대인 베이비 부머 직장인들 보다는 주어진 휴가를 모두 써버리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엑스 세대 직장인들은 그들의 삶이 직장에 얽매이는 것을 원치 않으며 직업과 사생활간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휴가를 주어지는대로 모두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Q: 미국 직장인들의 휴가이용에서도 세대간 차이가 있다는 얘기군요.. 그렇다면 35 %의 미국 직장인들이 휴가를 어떤 식으로 이용하는건가요?

A: 휴가이용의 유형이 여러 가지입니다. 제일 흔한 유형중의 한 가지는 주말과 공휴일을 사이에 둔 이른바 롱 위크엔드, 긴 주말을 휴가로 보내는 경우입니다. 그 다음으론 휴가중에 출장업무 같은 것을 병행하는 경우가 있고 또는 며칠 동안

출장을 가는 기회에 가족들을 함께 데리고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Q: 기업으로선 직원들이 1년에 한 번 장기휴가를 통해 심신을 편하게 쉬도록 하는 것이 개인이나 조직의 재충전을 위해 좋을텐데요..

A: 물론 그렇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업들 가운데 직원들이 규정대로 정기휴가를 보내도록 장려하는 경우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인터넷 업체, 야후가 정기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직원에게 따로 보상하게 되는 것을 피하려고 크리스마스와 연초 사이에 휴가를 가도록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띄웠더니 그걸 강제사항으로 느낀 직원들로부터 휴가가는 것을 원치 않는데 억지로 가란 말이냐고 강경한 항의가 제기된 적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내 주요 관심사와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문철호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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