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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백신연구소, 대북한 백신 협력사업 시작


한국이 유치한 유일한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가 북한 어린이들의 세균성 수막염과 일본뇌염 예방을 위한 대북한 시험 협력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국제백신연구소는 이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말부터 북한 어린이 3천여명을 대상으로 이 두 질병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유미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는 최근 북한 어린이들의 세균성 수막염과 일본뇌염 예방을 위해 북한 보건기관의 질병 진단역량을 강화하고, 예방백신을 보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북한 협력사업에 착수했습니다.

국제백신연구소는 개발도상국의 어린이들과 빈민들을 위해 새로운 백신을 연구 개발하는 국제기구로, 현재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 전세계 22개 개발도상국에서 새로운 백신 개발 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제백신연구소의 존 클레멘스 사무총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 과의 전화통화에서 국제백신연구소와 북한 의과학원(Academy of Medical Science)이 지난 5월부터 북한 어린이들의 아동기 중추신경 감염 예방을 위한 시범 협력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클레멘스 사무총장은 이번 협력사업은 세균성 수막염의 가장 흔한 원인인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와 아시아 어린이들에게 가장 흔한 바이러스성 뇌염인 일본뇌염에 대한 예방백신 개발과 보급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세균성 수막염과 일본뇌염은 치사율이 높고 생존하는 어린이들도 영구적인 신경장애를 나타낼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질환으로, 북한 정부는 지난 수년 간 세계백신면역연맹(GAVI Alliance)과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아동기금(UNICEF) 등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국가 예방접종 사업에 힘써 왔지만, 이 두 질병에 대한 백신은 아직 도입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IVI는 지난 5월 북한의 백신 전문가 10여명을 중국과 베트남으로 초청해 베이징의 국가 약품, 생물의약품 통제연구소(NICDBP)와 생물의약품연구소 등 주요 보건, 백신 관련 기관들을 방문해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했습니다. IVI는 이어 지난 주 2차로 6명의 북한 백신 전문가들을 베트남으로 초청해 하노이의 국립 위생역학연구소(NIHE) 등을 방문해 질병의 첨단 진단기법을 습득하고 최신 백신 생산설비 등을 둘러 보도록 했습니다.

클레멘스 사무총장은 연수에 참가한 북한 전문가들의 열정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클레멘스 사무총장은 연수를 막 마친 북한 전문가들을 27일 베이징에서 만나고 돌아왔는데, 이들은 습득한 방법을 북한으로 돌아가 활용하기를 고대하는 등 아주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국제백신연구소는 북한 전문가들에 대한 해외연수에 이어 오는 12월 초부터는 북한 보건당국과 의과학원(AMS)을 통해 현지 북한 어린이 3천 여명에게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와 일본뇌염 바이러스 백신을 시범접종할 계획입니다.

이후 북한은 시범접종 결과에 따라 이들 백신을 북한 어린이들에 대한 필수 예방접종에 추가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클레멘스 사무총장은 국제백신연구소는 북한과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추가 사업들을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클레멘스 사무총장은 북한과의 이번 협력사업은 앞으로 적어도 5년 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제백신연구소는 현재 북한 어린이들에게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질병인 설사병 예방 백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클레멘스 사무총장은 따라서 북한과 합의가 이뤄진다면 이 분야에 대한 추후 협력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대북한 시험 협력사업에는 한국 통일부의 지원으로 50~60만 달러의 예산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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