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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신간 ‘운명을 붙잡기’ - 미국 서부개척에 대한 새로운 관점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얼마전 워싱톤에서 열린 국제 아코디언 경연대회 소식을 전해드린 뒤, 최근에 개봉한 영화 ‘Becoming Jane (제인이 되기)’의 줄거리를 살펴보고, 주연 배우들의 얘기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또 오늘 신간안내 시간에는 미국의 서부 개척과정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리차드 클러거 (Richard Kluger) 씨의 새 책 ‘Seizing Destiny (운명을 붙잡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지난 한 주 동안의 문화계 소식 간추려 드립니다.

- 미국의 유명 단편소설 작가이자 사회 운동가인 그레이스 페일리 (Grace Paley) 씨가 지난 22일 84세의 나이에 유방암으로 숨졌습니다. 페일리 씨는 ‘마지막 순간의 엄청난 변화’ 등 단편소설집을 냈으며 평화주의 반전운동에 앞장 섰습니다.

- 지난 25일에 폐막된 제13회 사라예보 영화제에서 종교 문제를 다룬 터키 영화 ‘타크바, 한 남자의 신에 대한 두려움’이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오제 키질탄 감독의 ‘타크바’는 신앙의 시험대에 오른 한 남자의 얘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 미국 뉴욕의 유명 공연장인 심포니 스페이스 (Symphony Space)가 오는 1월 개관 30주년을 맞습니다. ‘심포니 스페이스’는 개관 기념행사로 영화제와 고전음악 연주회는 물론, 유명 작가 스티븐 킹 씨의 낭독회도 열 계획입니다.

- 지난 달에 숨진 숨진 미국의 유명 소프라노 베벌리 실즈 (Beverly Silly) 씨를 추모하기 위한 기념 음악회가 오는 9월 16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열립니다. 이번 베벌리 실즈 추모 음악회는 링컨 센터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뉴욕시 오페라단이 공동으로 주최합니다.

- 미국 작가 코맥 맥카시 (Cormac McCarthy) 씨가 소설 ‘길 (The Road)’로 영문학계 최고 권위의 상 가운데 하나인 제임스 테이트 블랙 기념상을 수상했습니다. 맥카시 씨의 열번째 소설 ‘길’은 미국 언론출판계 최고 권위의 상인 퓰리처상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문화계 단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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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워싱톤에는 세계 전역에서 모여든 수백명의 아코디언 연주자들이 서로 연주 실력을 겨뤘습니다. 아코디언 연주의 월드컵이라고 할 수 있는 ‘쿠프 몬디알 (Coupe Mondiale)’은 단순한 경연대회가 아니라 연령과 연주 실력에 상관없이 아코디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연례 축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아코디언 박물관과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헬미 해링턴 (Helmi Harrington) 씨는 아코디언은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쉬운 악기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톤에 모여든 전세계 아코디언 연주자들은 얼마나 아코디언이 흥미로운 악기인 지 보여주기 위해 시내 국회의사당 앞에서 ‘성조기여 영원하라’는 제목의 행진곡을 연주했는데요. 페이스 데프너 ‘국제 아코디언 연합’ 부회장은 아코디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 말했습니다.

데프너 씨는 ‘쿠프 몬디알’ 대회가 미국에서 열린 것은 26년 만의 일이라면서 매우 경사스런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대회 경쟁부문에는 전세계 25개국에서 70명의 아코디언 연주자들이 참가해 6개 분야에서 경쟁을 벌였는데요. 수상자들은 워싱톤의 공연예술 무대인 케네디 센터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페이스 데프너 씨는 이번 공연에서 연주된 곡들은 평상시에 사람들이 듣던 아코디언 곡과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데프너 ‘국제 아코디언 연합’ 부회장은 대부분의 곡들이 아코디언을 위해 특별히 작곡된 곡들이라며,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우 중요한 곡들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작곡가 리오나드 스택 (Leonard Stack) 씨는 쿠프 몬디알 60주년을 기념해 ‘Lest We Forget (우리가 잊어버리지 않도록)’이란 곡을 썼는데요. 스택 씨는 아코디언 연주곡을 작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작품이 잘된 것 같다며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인트 루이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소속 아코디언 연주자인 에이미 조 소여 (Amy Jo Sawyer) 씨는 많은 소년, 소녀들이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걸 보면서, 아코디언의 장래에 희망을 갖게 된다고 말했는데요. 어린 아이들이 아코디언을 배우지 않으면 앞으로 아코디언 연주자가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건데요. 하지만 제60회 ‘쿠프 몬디알’ 대회에서 공연하는 아코디언 오케스트라의 연주 광경을 본다면, 아코디언이 없는 세상이 올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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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등 18세기 영국인들의 인생과 사랑을 묘사한 소설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제인 오스틴 자신은 정작 한번도 결혼을 하지않고, 평생 독신으로 지냈는데요. 제인 오스틴이 사랑을 했다면 과연 어떤 사랑을 했고, 또 그 사랑이 작가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 지 한번 상상해 본 영화가 나왔습니다. 바로 최근 전세계 극장에서 개봉한 ‘Becoming Jane (제인이 되기)’란 제목의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제인 오스틴의 어머니는 집에 재산도 얼마 없지만, 있는 것 마저도 아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제인에게 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는데요. 제인은 그렇다면 돈 없이 살겠다며, 사랑 없이 결혼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영화에서 스물한살의 제인 오스틴은 잘 아는 집안의 사촌인 톰 리프로이를 만나게 되는데요. 톰 리프로이는 아일랜드 출신입니다.

톰 리프로이는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 ‘오만과 편견’의 주인공 다아시 씨의 모델로 알려졌는데요. 리프로이 역은 지난해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왕’에 출연했던 제임스 맥카보이 씨가 맡았습니다.

맥카보이 씨는 톰 리프로이가 실제 인물이라며, 감자 기근 당시 아일랜드의 대법원장을 지낸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리프로이는 젊었을 때 실제로 제인 오스틴에게 청혼할 생각을 갖고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제인 오스틴 보다는 나이가 한, 두살 어렸었습니다. 톰 리프로이가 실제로 있었던 인물이긴 하지만, 영화에서 제인 오스틴과의 사이에 오간 일이나 소설에 미친 영향 등은 모두 지어낸 얘기라고 맥카보이 씨는 설명했습니다.

주인공 제인 오스틴 역은 앤 해서웨이 씨가 맡았는데요. 해서웨이 씨는 ‘프린세스 다이어리 – 공주의 일기’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의 영화로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배우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해서웨이 씨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모두 주인공들이 약혼이나 결혼을 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결혼이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걸 암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해서웨이 씨는 역할을 좀 더 잘해내기 위해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다시 한번 읽었다면서, 작가 오스틴은 자신의 경험 때문에 남녀 간의 연애에 대해 어떤 편견을 갖고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제인 되기’를 감독한 줄리안 재롤드 씨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는 낭만적인 요소도 있지만 그 밖의 여러가지 복합적인 주제들이 녹아 있다며, 그같은 점이 또한 영화를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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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시간입니다. 오늘은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리차드 클러거 (Richard Kluger) 씨의 새 책 ‘Seizing Destiny (운명을 붙잡기)’에 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클러거 씨의 신간 ‘운명을 붙잡기’에는 ‘How America Grew From Sea to Shining Sea (어떻게 미국이 바다에서 빛나는 바다까지 성장했는가)’란 부제가 붙어있는데요. ‘바다에서 빛나는 바다까지’는 ‘America the Beautiful (아름다운 나라 미국)’이란 노래에 나오는 가사의 일부로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라는 뜻이죠. 클러거 씨는 새 책에서 영국인 정착민들에 의해 시작된 미국이란 나라가 어떻게 서부로까지 영토를 확장해 나갔는지 그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나온 책들이 대부분 승자의 입장에서 서부 개척과정을 바라본데 비해, 클러거 씨는 비판적인 시선에서 전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클러거 씨는 어떤 나라도 미국처럼 단 기간에 영토를 확장하고 강성해진 나라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그같은 성공은 아무런 대가 없이 온 것이 아니라, 원주민 인디언들과 아프리카에서 온 흑인 노예들의 희생을 딛고 이뤄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클러거 씨는 미국인들이 3세기에 걸쳐 때로는 교활하고, 때로는 잔인한 방법으로 1천만 평방 킬로미터에 달하는 땅을 차지했다며, 그들의 목적이나 관심은 공공의 복지가 아니라 개인적인 사유재산을 늘리는데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미국이 다른 서구 열강과는 달리 지구촌 다른 곳에서 식민지 개척에 그다지 열을 올리지 않은 것은 서부 개척이 미국인들의 영토확장 욕망을 채워졌기 때문이라고, 작가 클러거 씨는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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