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는 최근 동구의 코소보 독립 방안을 둘러싸고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세르비아와 알바니아계 주민들이 서로를 불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중반 동구의 코소보는 종교와 인종 문제를 둘러싸고 큰 내전을 치렀습니다. 이 때문에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는 코소보 사태에 개입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유혈충돌을 중지시키고 최근 현지에 특사를 파견해 코소보 독립 방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문제는 유엔이 아무리 노력해도 현지 주민들간의 불신과 갈등때문에 모두를 만족시키는 평화 방안을 성안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몇 달간 코소보에 파견된 미국,독일, 러시아와 유엔 특사들이 코소보 독립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현지의 알바니아계와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이 문제를 놓고 워낙 큰 시각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자신들이 코소보에서 떨어져 나와 자치권을 누리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 지역 인구 90% 를 점하는 알바니아계 주민들은 분리가 아닌 완전 독립을 바라고 있습니다.
코소보 문제가 해결되기 힘든 또 다른 이유는 강대국의 입장이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코소보 문제를 담당하는 유엔의 아티사리 특사는 최근 소수 민족에 대한 안전보장 내용이 포함된 조건부 독립 방안을 작성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 방안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 방안이 추진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코소보의 독립에 찬성하고 있지만 유엔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 그리고 러시아 대표들은 오는 12월 10일을 목표로 코소보 독립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세르비아와 알바니아계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러시아의 알렉산드로 보트산 카르첸코 특사는 세르비아와 알바니아계가 공존하는 방안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이 문제가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끝가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코소보의 정치 지도자들은 아직도 독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만일 미국,유럽, 러시아 특사들이 새로운 방안을 도출해낼 경우 이에 협조할 뜻을 시사했습니다.
미국의 프랭크 와이즈너 코소보 특사는 3개국이 이번 협상에서 새로운 독립방안을 내놓지는 않겠지만 인종간의 타협과 절충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외교 소식통들은 러시아가 외교적으로 성공을 거둔 것은 유럽이 내부적으로 분열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27개국은 코소보 문제에 각자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이와 관련 일부 유럽 외교관들은 협상이 실패할 경우 유럽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소보의 민간 정책 연구소의 일이르 두골리 소장은 8년간에 걸친 유엔의 개입이 코소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두골리 소장은 유엔의 개입이 특히 알바니아계 주민들에게 실망감과 좌절감을 안겨줬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두골리 소장은 일부 유럽 외교관들이 코소보를 알바니아계와 세르비아계로 분리해서 독립시키자는 분할안을 거론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두골리 소장은 분할안이 구체화 될 경우 코소보 내부는 물론이고 발칸반도가 또다시 위기에 빠져들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코소보 문제 해결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은 또다시 협상을 개시했습니다.각국 대표들은 앞으로 몇 달간 머리를 맞대고 코소보 평화공존과 독립 방안을 모색할 계획입니다.